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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이 Oct 15. 2019

#2. 정말 아무 계획이 없어?

코타키나발루, 무계획이 계획이다!

 새벽에 공항에 도착했다.

코타키나발루 국제공항은 입국과 출국장이 한 곳이다. 들뜬 마음으로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하는 사람과 휴가를 끝내고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과 한 장소에서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인지 새벽이 아닌 오후 시간 때 도착하는 비행 편은 공항이 매우 붐벼지기에 보통 한국에서 늦은 저녁에 출발해 코타키나발루에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 편이 많다고 한다. 출국 심사를 끝으로 한국에서 행복감에 비행길에 올랐던 우리는 좌석에 앉자마자 잠이 들었고 우리는 씨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다. 비행기 좌석의 앞단에 위치했던 우리는 가장 먼저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고 빠르게 출입국심사를 위한 줄을 슬 수 있었다. 그렇게 그때까지만 해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상했다. 분명 비행기에서 가장 먼저 나와 출입국심사를 위해 빠르게 줄을 섰지만 우리의 줄은 줄어들 생각을 않고 있었다. 그렇다 우리 줄의 출입국 보안 담당자가 부스 안에서 유튜브를 즐겨보느라 속도가 늦는 것이었다.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점점 마음이 급해져 갔다. 혹시라도 유심칩을 파는 곳이 문을 닫으면 어쩌지 싶어서 말이다.


 여기요 USIM 있어요.

우여곡절 끝에 출입국심사를 마치고 로비로 향하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USIM을 현지에서 구매하면 저렴하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한국에서 미리 USIM을 구매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안한 마음에 여행지에 도착한 사람들 치곤 어두운 표정으로 묵묵히 그리고 빠르게 로비로 향했다. 게이트 문이 열리는 순간 번쩍번쩍한 전광판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걱정과는 달리 빛으로 유혹을 하듯 발광을 자랑하는 다양한 USIM매장의 불빛들이 우리를 반겼다. "여기요~ USIM 있어요~ 무지 빨라요~" 분명 한국말이었다. 매우 어색한 발음이면서도 유창한 한국말로 USIM매장들은 성황리에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시각이 새벽 4시쯤이었다. 우리는 두 매장의 상품을 고민했고, 노란색 간판이 강렬했던 디기 매장의 상품을 택했다. 


  Grab을 이용하다.

USIM을 손에 넣은 우린 아주 편한 마음으로 잠시 숨고를 시간을 가졌다. 음식을 판매하는 매장들은 오픈되어있는 곳이 몇 없었고 그나마 편의점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물이 마시고 싶었고 간단한 요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 편의점 대중들 무리로 내 몸을 이끌고 들어가고자 하는 엄두가 나질 않았다. 피곤했다. 앉아서 잠을 잤던 이유도 있을 테고 USIM으로 인한 긴장이 풀려서 조금은 몽롱한 상태가 되어있었다. 이대로 조금 더 지쳐한다면 분명 늘어질게 뻔해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한국에서부터 미리 설치해둔 Grab어플을 켰고, 편의를 위해 카드 등록을 완료하고선 바로 호텔로 향하는 차를 호출했다. 호출 완료 버튼을 누른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띵동' 호출이 잡혔다는 알람이었고 곧이어 5번 게이트에 주차되어 있다는 기사님의 사진 메시지를 받고서 우리는, 5번 게이트를 향해 길을 물어가며 걸어갔다.(공항 로비에서 나와서 좌측으로 계속 걸어가면 5번 게이트가 나온다.) 드디어 길었던 하루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Dreamtel Hotel에서의 3박-

우리의 일정은 총 8박 9일이었고, 세 타임으로 나뉘어 활동하고자 대략적인 동선 루트만 짜두었다. 그중 첫 타임은 대략 3박의 일정이다. 우선 첫 타임은 첫 번째 새백에 도착해서 빠르게 쉴 수 있어야 했고, 두 번째 외부 일정이 많은걸 고려해 이동을 위한 위치가 좋은 곳을 희망했고, 세 번째 깔끔하고 깨끗하면 더욱 좋을 것!이었다. 이 조건을 어느 정도 만족시킨 숙소는 가성비 호텔이라 소문이 자자한 Dreamtel 이였다.

새벽에 도착한 만큼 체크인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룸 안내를 받고서 드디어 잠시 잠깐이지만 내 집이라고 할 수 있는 룸으로 들왔다. 대략 짐을 풀고 정리를 하고 내일 입을 옷가지들을 옷장에 걸어둔 뒤 그대로 씻고 잠들기 바빴다. 

조식은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4시간 동안 이루어진다고 한다. 솔직히 1박에 5만 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2인 조식까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피곤했고 긴장을 했던 탓 인지 겨우 눈을 뜬 시간은 10시였다. 대충 잠의 흔적들을 지운 우리는 끼니나 때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조식을 먹으러 1층으로 향했다. 조식을 위해 마련된 공간 앞에서 간단히 룸넘버 체크 후 입장을 했고, 조식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괜찮았다. 간략하게 나쁘지 않은 말레이시아의 음식과 더불어 아메리카식 음식의 종류가 있었다. 삶은 야채들 볶은 면들 열대과일 외부에서 받아올 수 있는 계란 프라이 말레이시아 특산품인 사바티 등등.. 종류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개 중 은근히 입에 맞는 음식을 찾는 재미가 있었다.


 편안한 일정-,

이전 게재물을 보고 오신 분들이라면 이번 내 여행은 '여행'이 아닌 '휴양'이라는 태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랬다 정말 휴양이라 아무 일정도 계획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무작정 카메라와 핸드폰을 들고 무작정 거리로 나갔고, 나가며 한 가지 계획한 것이 선셋만큼은 제대로 보자 였다. 무한 셔터를 누르며 거리 이곳저곳을 구경했고, 더우면 가까운 커피숍에 들어가 차를 마시고 배가 고프면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추천 메뉴를 시켜먹고 정말 한 것 없이 놀며 즐겼다. 


 탄중루비치에서 첫 선셋

한참 시원함에 넋을 놓고 쇼핑몰을 구경하다. 선셋의 절정 시간을 놓쳐 서둘러 Grab을 이용했고, 탄중루비치에 조금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날씨도 무척이나 좋았던 터라 선셋이 정말 아름다웠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뒤로한 채 우리는 서둘러 해변으로 나갔고, 이미 뉘엿뉘엿해가져 버린 잔 빛들만이 하늘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비록 아름다웠다는 선셋을 제대로 보지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잔 빛들도 우리 눈엔 예쁘게만 보였다. 배도 불렀고 해변 뒤편에 열린 야시장의 분위기도 즐거웠고 우린 그렇게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왔다.



 때론 아무 계획이 없는 여행도 좋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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