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어가면서 감정이 무뎌지고 있다고 느낄 때쯤 만난 포르투. 이 도시와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혼자 로맨틱하고, 힙하고, 예쁘고,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고즈넉하고, 사랑스럽고 다 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매 순간이 완벽했다. 골목길, 와인, 에그타르트, 강변, 다리, 노을, 버스킹. 뭐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이 곳에서 나는 2박을 하려다 2박을 연장했다.
그런 사랑스러운 포르투의 노을 명소, 힐가든에서 본 포르투의 첫 석양. 해가 완전히 넘어가는 순간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또 다른 날은 밥을 먹다 정전이 됐는데, 그래서 너무 당황했는데, 식당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웃었다. 그 덕분에 나도 같이 웃었고.
매일 뜨고 지는 해가 박수를 받을 수도 있고, 정전도 이벤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행복은 큰 것이 아니어도 되는데, 이 당연한 사실을 일상에선 자꾸 잊어버리곤 했다.
석양을 보며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좋아서 매일매일 해가 지는 것을 봤고, 그러다 석양을 기다리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
일상에서는 해가 지면 지는구나, 해가 뜨면 뜨는구나, 하던 사람이었던 내가. 아니 해가 뜨고 지는 것도 제대로 살피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삶을 보내던 내가. 석양을 기다리는 취미라니.
멋진 취미가 생긴 기분.
언젠가 취미가 뭐예요? 누가 묻는 다면,
석양을 기다리는 것요.라고 꼭 대답해야지.
이 생각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던, 어느 여름 포르투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