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고 잔머리 좋은, 이상한 사람들을 위해서
뉴노멀, 이 말은 새로운 경제 질서를 의미하는 말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말입니다. 지난 2019년 말 발생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의미가 확장됐고 현재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뉴노멀이라 함은, 재택근무, 새로운 삶의 방식,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 수많은 스타트업의 등장, 기존 업무 방식의 변화등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수의 산업군들이 있지만, 유독 빠르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가는 산업이 있고 아닌 사업이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전, 순간, 말기를 거쳐 다양한 기업과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는 저로서는 어떤 산업군이 적응 변화력이 빠르고 어느 산업군은 빠를수가 없고 변화가 느린지 잘 느낄 수 있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20대 동안 다양한 업무 방식과 산업군을 거쳐왔던 제가 느끼기에는, 이전 시대에는 "경제"를 위한 근면성실, 일8일 근무, 주5일 출근이라는 틀에 맞춰진 성실한 직장인의 삶이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일종의 "직업 의식" 이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방법 이외에 경제 활동을 하고 커리어를 쌓아가는 다른 방식에 대해서는 큰 불안감과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혹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경우 기존 기성시대의 '눈치'를 보며, 내가 혹시 흔히 말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정해진 그럴듯한 결혼감 및 자식 역할에서 멀어지지는 않는 걸까? 라는 걱정을 가지기도 하였죠.
하지만 뉴노멀 시대인 지금, 다양하고도 새로운 직업군들과 새로운 업무 방식의 등장으로 인해 이러한 고전적인 직업의식은 점점 잠식해 가는 듯 합니다.
제가 처음 employee(고용인)의 개념으로부터 독립하였을 때 (2018년 말)만해도 이러한 생각이 만연했요, 또한 "디지털 노마드(현재는 그 의미가 많이 쇠퇴 되긴 했지만)"라는 개념 또한 한국에서는 꽤나 새로운 단어였지요. 따라서 제가 얼마를 벌던 간에, 자유롭게 일하고 시간이 많이 남고 여행을 많이 다니는 저를 보고는 "제대로 일 하는 거 맞아?, 그래도 되는거야?" 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단순히 일 8시간, 주5일, 사무실로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요.
하지만 최근 저와 비슷한 부류의 밀레니얼 시대 청년들의 글을 보고 (링크드인에서) 나만 그런 경험을 한게 아니구나, 그들도 그 당시에 저와 비슷한 고민을, 비슷한 시선을 받으면서 성장해 오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 내내 남들과 다른걸 하고 싶어하는 '게으르고 내성적인 관종'이었거든요, 초등학생때는 산만하게 그림을 그리고 남자애들과 뒷산을 누비고 다녀서 선생님들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기도 했어요, 중학교 시절 내내에는 뜬금없이 아르헨티나로 유학을 가고 싶었어요. 다들 공상이라고 했고 뜬금 없다고 했지만 이 때문에 혼자 몰래 스페인어를 배우고(물론 지금은 다 까먹었습니다), 실제로 유학중인 분들에게 상담까지 받곤 했습니다. 결국 물거품이 되었지만요. 고등학생때는 락을 좋아하게 되어, 입학사정관제 제출용 독후감에 락 독후감을 써서 (sex pistols와 영국 정치에 대한....) 국어 선생님께 불려가기도 했습니다
대학교때 원하는 대학에서 입학사정관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제 독후 활동을 보고 진짜 이런 책들을 읽은 것이냐 묻던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아마 고등학생으로서 맘에 들지 않았나보죠 결과는 탈락) 그 당시만 해도 나는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공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대학을 갔지만, 여전히 비슷했어요, 그 당시 대한민국이 원하는 모범적인 인재상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교수님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했었고, 그다지 모범적인 학생도 아니었습니다. 또한 전공이랑은 1도 접점이 없는 인턴만 4번을 했고 해외 여행가려고 휴학도 하고 학자금 대출도 받았습니다.(대책이 없었죠) 그렇게 해외 인턴도 갔습니다. (교수님이 저보고 후회할거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외국으로 나가 인턴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고, 굳이 내 자신을 대한민국의 잣대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2018년 말, 저는 회사 생활을 하다가 업무를 통해 내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닌, 단순 반복하는 기계로서의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업무를 계속해서 혼자라도 배워서 이 분야의 최고가 되어 "나이"라는 장벽이 저를 가둘 수 없게끔 바로 "퇴사"를 했습니다.
조금만 더 채웠으면 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도 받지 않고 말이죠, 그정도로 확고 했고 마음이 급했습니다.
그리고 한 회당 5불짜리 밑바닥 업무 부터 닥치는 대로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이 업무로 무언가는 배운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당시에는 해당 업무에 니즈가 있으니까 요청하는 클라이언트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무식하게 일을 배웠고 템플릿을 만들어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많은 청년들의 발목을 붙잡는 가장 큰 요소가 '나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일이 만족스럽지 않고 막막하면, 네이버 지식인이나 블라인드 등등 커뮤니티에 묻거나 주변 친구들에게 묻죠, '새로운 도전을 해봐도 될까?" 하지만 대부분은 조금 더 일해보고 생각해보아라, 안정적인것을 추구하라 등등 현실에 안주한 답변을 대부분 할 것입니다. 왜냐면 그들중에 도전해서 성공한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도전 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또한, 30살만 넘어도 신입으로의 취업이 어려워지고 이러한 압박 때문에 자신의 꿈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취업 사회는 가혹하고도 가혹합니다. 제 주변 친구들만 봐도 걱정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30살이란 사형선고와도 같다고 합니다만, 저는 다른 길을 갔던것이 다행인지 무지한건지 전혀 그렇게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이러한 걱정이 이질적으로만 느껴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고민과 족쇄로부터 조금은 더 벗어나 있기에 제가 초,중,고등학교때 부터 꿈꿔왔던 조금은 이상하고 터무니 없는 "상상"들을 지금 시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만약 여러분들이 만약 당시에는 괴짜라고 불리우며, 기존 성공 궤도와 모범생과는 멀게 평가 받았다면, 현재는 아닙니다. 현재 20,30대에 창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밀레니얼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현재 고전적인 노동 소득과 고용 문화가 붕괴되고 새로운 직업들과 산업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혼란의 시대에서 저는 현재도 잘 살아남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뉴노멀 이전에는 이 시대가 저를 가두었던 철창같이 느껴졌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예전에는 고전 사회가 정해주던 룰을 따르는 것이 당연시 되었고 그에 따르지 못하는 자들은 낙오자로서 평가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자신만의 룰을 만들어 가는자, 아니 심지어 아에 룰이 없는자, 새로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전략가들, 무엇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자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20년 전만 해도, 중앙 은행 없이 돈을 송금하고 송금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기존 관념의 틀을 깨고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블럭체인과 가상화폐입니다. 겨우 몇년 전만 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은행들의 위치와 필요성이 약간은 줄어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는 기존 관념을 따르는 '말 잘듣고 주 40 시간 일 성실히 하는 시민'이 최고의 성공 모델이라고 보기에는 많이 어려워 보입니다.
저는 2018년 말, 단순히 말 잘듣고 성실히 일했지만 제 자신을 그냥 반복 업무를 잘 처리하는 말 잘듣는 기계 인간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혼자 주체적으로 새로운 능력을 쌓아가려고 노력했고 내 생각에 필요없는 업무면 가감없이 배제하고 다른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매우 게으르기 때문에 귀찮지 않으려고 효율적으로 업무 능력을 쌓았고 회사 다니면서 이해가 안됐던 비효율적인 처리 방식은 모조리 바꾸었습니다. 게으름과 잔머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희 이러한 생각이 절대 100%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만, 지금 수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조금이라도 나와 비슷한 또다른 "나"에게 이 글이 닿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