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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Jang May 04. 2022

영알못 대학생-2 베트남에서의 천방지축 첫 해외인턴

충격적인 영어실력으로 베트남 해외인턴을 가다.

입국을 위해 비행기를 타다.

입국을 위해 비행기를 타다.


아직도 그 순간이 기억이 난다. 온갖 짐을 챙겨 비행기에 오른 그 순간.

내 인생이 어떻게 될까? 내 영어 실력으로 일을 할 수 있을까?

온갖 잡생각이 났지만, 일단 저지른 이상 그런 불안한 마음은 넣어 둔 채 눈을 감았다.

설레는 마음때문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고, 4시간 후 비행기는 베트남 다낭에 도착했다.

그 당시 다낭은 한국인에게 매우 생소한 도시였다. 도착하니 내가 일할 리조트의 운전 기사가 마중을 나왔다. 그는 특유의 미소로 나에게 웃어주고는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하는 말 중에 Hi, how are you? 밖에 알아듣지 못했고 그는 곧 괜찮다며, You will get better! 이라며 웃어주었다.







리조트에서 처음 먹은 웰컴 드링크..지금 보니까 용과님께서 편하게 누워계시는 형상이라 너무 웃기다.






그렇게 리조트에 도착했다. 웰컴 드링크를 마시면서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움도 잠시, 여기저기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니 나도 곧 고생문이 열리겠구나 싶었다.

한국인 매니저가 있었고, 그녀는 곧 나에게 한국말로 이곳의 룰 및 숙소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그렇게 직원용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었다.


생각보다 넓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직원용 숙소는 리조트 이용객들이 머무는 곳 사이에 있었고, 그들과 같은 뷰를 공유하고 있었다.



첫 근무를 시작하다.












살인적인 스케쥴이 시작되었다.


주 6일, 아침6시반~1시, 오후 7시~10시 근무.. 나에게는 너무 벅찬 근무였으나 곧 적응되기 시작했다. 왜냐면 영어도 잘 못하고 딱히 자랑할만한 능력도 없는 나에게 숙식 지원과 소정의 돈을 주고 영어까지 배울 수 있게 해주는 해외 인턴은 감지덕지였기에, 군소리 않고 적응했다.


또한, 중간 1시~7시까지 비는 시간에는 여기저기 도시를 누비면서 이곳에 정을 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가 없었으므로 같이 일하는 베트남 직원 친구들과 짧은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그렇게 내게도 착한 베트남 친구들이 생겼고 그들은 나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녀주면서 베트남 로컬들이 가는 식당, 간식, 옷가게 등을 구경시켜 주었다.


또한 한국인 인턴생에 대한 리조트측의 대우는 좋은편이었다. 꽤나 넓은 숙소를 제공해 주었고 삼시세끼 밥을 직원 식당에서 먹을 수 있었으나(솔직히 내 입맛에 잘 맞지는 않았다.) 제일 좋은 것은 월 200 USD 상당의 레스토랑 식사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가끔 기분 내고 싶을때는 아주 가끔은 바닷가쪽에 위치한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밥을 먹곤 했다.





스캔들의 주인공이 될 뻔 하다.


한달반 차, 나도 이제 리조트 생활에 적응이 되기 시작했다. 꽤나 높은 직금의 임원들 및 직원들이 외국인인 나에게 많이 관심도 가져주면서 연락처도 교환하고 일에 대한 이야기나 조언도 주었다.


그중에서도 리조트의 레스토랑을 총괄하는 헤드 쉐프는 그 누구가 봐도 나를 편애하는 것 처럼 잘해주었다. 사실 그 당시 나의 해외 나이는 22살이었고, 그 헤드 쉐프는 결혼한 유부남 + 40살이 넘었으므로 나에게 관심이 있을 거라는 것조차 상상할 수 없었기에 그가 단지 나를 신기한 외국인 직원으로서 도와주는 것이라고 순수하게 여겼다.



그렇게 그와 한번 저녁을 같이 먹게 되었는데, 이 사실을 동료에게 말하니 조심하라고, 이런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귀띔해 주었고 그 이후로 나는 그를 멀리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끊임 없이 그에게 메세지 및 문자가 왔고 껄끄러운 관계는 어쩔 수 없었으나, 그래도 나름 선을 잘 지키면서 상사로서 대했고 다행히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이때 나는 해외 생활을 하면서 외롭다는 핑계로 함부로 남이 건내는 호의를 덥썩 받아서는 안되겠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한국음식이 그립고 배고파서 간 한식당에서, 50대 남자 사장님이 자기도 내 나이대 아들이 있다면서 다가오시며 호의를 베풀어주셨는데 알고보니 데이트를 하자느니.. 했던 끔찍한 경험이 있다..


때문애, 초보 상태로 해외 생활을 하게 되면 외롭지 않느냐는 말로 다가오는 이성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당연히 그분들이 우리를 이성으로 보지 않고, 동족이기에 호의를 베푼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해외는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더라. 되도록 혼자 힘으로 해결하고 이겨내는 것이 좋다. 아니면 차라리 로컬 친구나 그 나라에서도 외국인인 친구들의 도움이 받는 것이 나은것 같다.





리조트 2달차, 슬슬 일 + 공부만 하는 일상이 지겨워 지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영어실력도 향상되었으므로 이제 본격적으로 일, 리조트에서 벗어난 해외 생활을 즐겨보겠다 다짐하였다.


분명히 이 좁은 도시 안 어딘가에서는 나처럼 해외로 취업이나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나는 여기저기 혼자 바, 레스토랑을 쏘다니기 시작했고. (베트남 친구들이랑 다니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짧은 영어였지만, 기죽지 않고 이것 저것 말하면서 활발히 이야기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으로 꽤나 괜찮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사실 이때 영어 실력이 가장 급상승 한 것 같다.








가장 친했던 프랑스 친구들 무리.. 지금 다 잘 살고 있니??






물론 정말 조심해야 할 사람도 많고 수많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마약,알콜 중독, 나쁜 친구들 등등) 특히나 영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빠지게 될 수도 있고, 실제로 빠져있는 한국인들을 몇몇 보았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내가 지금 여기 왜 왔는지 꼭 상기해야만 한다.

그리고 놀땐 놀더라도, 영어 공부만큼은 꼭 놓지 말아야 한다.

남들은 다 놀아도, 나는 적당히 놀고 집에 들어와서 다음날을 위해 정리를 해야 한다.






건강악화, 리조트를 그만두다.


아무래도 리조트 내의 직원 식당 밥은 맞지 않고, 숙소에 키친이 따로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밥을 해먹지 못했다, 또한 나는 꽤나 젊은 나이 만 22세였기 때문에 젊음만을 믿고 제대로 챙겨먹고 다니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건강이 많이 악화 되었다.


오전 8시경 나는 한창 바쁘게 리조트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갑자기 눈앞이 하애지면 쓰러지는 경험을 했다. 웅성웅성 수많은 직원들과 고객들이 나를 에워쌌고 곧바로 응급실로 옮겨졌다.


병명은 영양실조와 급성 방광염( 수분 부족으로 인해 ).. 해외에서 아프면 정말 더 서럽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영양실조라니.. 더운 나라에서 물도 영양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일 + 공부를 하다 보니 생긴 일이었다.

사실 그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쓰러짐을 반복했고, 결국 리조트 3달 차에 그만 두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 건강이 우선이므로.

그 당시 리조트에서는 정직원으로의 전환을 요청했지만 사실



1) 내가 리조트/호텔 - 서비스 산업에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일 하고 싶은가?

2) 동남아에서 계속 살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듭했고, 결론은 영어와 해외 경험을 위해 서비스 직 호텔 인턴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걸로 평생 직업을 쌓는다는 것은 내 뜻과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행사 마케팅 팀으로 이직하다.


그렇게 퇴사 절차를 밟아 갈때 쯤, 고객들 때문에 리조트에 왔다갔다 하시면서 눈인사를 나누었던 한국 모 여행사 소장님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셨다, "혹시 이직할 생각 없어요?"


조건은 영어/한국어 가능, 서비스직 경험이 있는 사람. 여행사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 프로젝트의 마케팅/영업 업무를 맡아 달라는 것이 소장님의 요구였다. 당시 내 나이대로 치면 꽤나 월급도 괜찮았으므로 베트남에 더 살고싶었던 나는 이 기회로 영어가 많이 늘겠다 싶어 바로 Accept!


그렇게 모 여행사의 마케팅 매니저로 약 7개월간 근무하게 되었다.


업무는


1) B2B 고객 관리

2) 컨텐츠 마케팅

3) SNS 마케팅

4) 신규 거래처 발굴


사실 여행사에서 일하면서 영어 실력이 크게 늘었다기 보다는, 넉넉한 월급으로 인해 더욱더 많은 친구들과 우정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사실 나는 한국 회사와 맞지 않다는 결론을 얻은 경험이기도 하다.


그래도 기본적인 마케팅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고. 해외에서 회사 일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회사 생활 하는 동안 돈을 모으지 않고 여행다니고 놀면서 써버렸기 때문에 수중엔 단돈 2000달러. 이 돈을 들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휴학도 너무 많이 해서 이제 졸업을 해야 했기에 4개월의 한국 생활을 시작하러 떠났다.







다음편 : 은인을 만나다 / 본격적인 외국계 회사 + 프리랜서 생활 맨땅에 헤딩 시작

부록 : 외국계 회사 (원격근무 / 현지근무) 취업 알아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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