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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r 01. 2019

버티는 삶에 관하여

형부가 산다는 것은 점점 더 버티는 것에 가까워진다고 말했어요. 그땐 잘 몰랐거든요. 싫으면 지체없이 뭐든 새로운 것들로 바꾸는 것이 좋았거든요.


시간이 흘러 힘든 일들은 해마다 찾아왔어요. 그때마다 그의 말대로 버티기를 했습니다. 처음 철봉에 매달리면 얼굴이 시뻘개져서 죽을 것처럼 힘들잖아요. 손이 무거워 놓아버리고 싶다가도 떨어질 바닥이 두려워 울며 버티는 날이 많았어요.


참 다행스러운 일은 두 눈을 질끈 감아야 겨우 몇초 버텼는데 이제는 하늘도 한번 보고, 아래도 한번 볼 수 있다는 거에요. 시간은 분명한 모습으로 흐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나아지고 있나봅니다.


어느날엔 툭 하고 바닥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손바닥을 재정비하고 다시 버티기를 준비하러 가는 거고요. 저만 해도 그런걸요. 손이 아파 내려와 겨울 내내 장갑을 사러 다녔고요, 이제야 다시 버티러 가는걸요.


산다는 것은 점점 버텨내는 일만 남을거에요. 그 일을 조금만 즐겁게 여긴다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그거 알아요?

아이들은 철봉에 매달리지 않고 앉아 있다는 걸요.

그렇게 웃으며 욕심도 기대도 없이 그저 용기를 내는 방법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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