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은 필연적, 나와는 다른 사람을 만나도 괜찮아요.
비슷한 사람은 있어도 같은 사람은 없어요.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는 불안감을 느끼고요, 어쩌면 그 불안감은 우리를 영영 떠나지 않을 겁니다.
참 닮은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요. 성격, 가치관, 취미, 종교까지 잘 맞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이 없었고요, 뭔가를 물어보지 않아도 서로를 깊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고요하고 평화로운 연애였습니다.
단 한번도 싸운 날이 없을 정도로요.
조용히 각자의 세계를 즐기며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사람과 함께 한다면 외로울 것 같은 겁니다. 혼자가 좋다고 했지만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는 나도, 그도 똑같이 용기가 없는 사람임을 너무 잘 알아서요. 스스로를 미워하는 날에도 각자의 동굴에서 불을 쬐고 그림자 놀이를 할 것을 알아서요. 거기서 오는 불안함은 다름에서 오는 불안함보다 더 크고 무시무시하더라고요.
나와 비슷해서 안정감을 주는 사람은 없어요. 불안감은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감정입니다.
안정감을 준다는 것은 같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작은 불안함까지 살뜰하게 보살피는 것임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예민하거나 무딘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만큼 더 불안하게 되겠죠. 상대방이 불안할 수도 있겠고요.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더 큰 불안함은 큰 안정감을 만들 수 있다는 거에요. 우리는 분명한 모습으로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는 겁니다. 다르지만 그래서 더 서로가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정말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기회에요.
큰 안정감 속에서 함께 사랑할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