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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Dec 04. 2019

모두가 다 조금씩은 이상해요.

우린 다 조금씩 이상하지 않던가요.

그 언니는 매번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끊고, 엄마는 밥 먹었냐만 묻고. 그래도 미운 이들은 없잖아요. 이상해서 더 좋은 사람들이 많은걸요.


어린 시절 할머니는 제가 욕심이 많다고 하셨어요. 예쁘지도 않으면서 욕심도 많다고요. 그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커보니 알겠더라고요. 다들 할머니만큼은 이상하다는 것과 제가 정말로 욕심이 많다는 것을요.


매년 스물몇 명의 아이들을 만납니다. 그들을 너무 사랑해요. 그들은 너무 이상하고요. 저는 바라는 게 많고요.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내고도 아무렇지 않게 급식을 먹는 아이를 보는 날엔 이렇게나 이상한 일이 늘 있는 것이 삶이라는 게 어쩐지 놀랍고요, 아름답고 좋은 것들 이면에는 거칠고 날카로운 것들도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실감합니다.

그래서 아이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날은 죽도록 어른이 되고 싶어요. 여유 있게, 유연하게, 넓은 마음으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유머도 있으면 좋겠고요! 결국 저도 이상하지요.   


우린 다 조금씩 이상하지 않던가요. 그러니 바라는 것을 내려놓고 바라는 것을 들어주면 좋겠죠. 이상해서 더 좋은 사람이 많은걸요. 그래도 그들 모두를 정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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