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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y 14. 2020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밤

오늘 참 시원한 바람이 불어요.

마음 어느 곳에 생겨버린 화를 부드럽게 쓸어 주는 바람이에요. 삶이 힘들면 마음의 여유가 없잖아요. 그럼 친절을 베풀기가 참 어렵고요.


이런 날 오늘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면 참 고마워요. 마음이 참  편해지고, 삶을 다지는 시간을 다시 가지게 해 주니까요.


저는 요즘 화가 많이 났어요.

제게 화내는 사람들의 화를 내치지 못했거든요.

그렇다고 그걸 능숙하게 알아서 잘 버리지도 못했고요. 고스란히 다른 이가 남긴 화가 가득해서 어쩌질 못했어요. 자주 얼굴이 붉어졌고, 내뱉지 못한 말들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혹시 <바오>라는 단편 영화를 보셨나요? (픽사에서 나온 단편 영화예요.)


주인공 엄마는 만두를 먹다가 귀여운 애기 만두를 얻어요. 만두는 자라서 손도 나오고 발도 나오지요.

만두는 쑥쑥 자라서 사춘기가 시작돼요. 엄마랑은 더 이상 행복한 시간을 가지지도 않고 친구들이랑만 놀고요.


엄마는 많이 섭섭했겠죠? 그러다 만두가 결혼할 여자를 데려옵니다. 엄마는 그 여자가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결혼을 반대하는 엄마의 의견을 무시하는 아들 만두가 야속했고요, 화가 많이 났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국 아들 만두를 먹어버립니다. 그리고는 펑펑 울어요.

(결말은 비밀로 할게요!)


저는 이 장면에서 오래도록 머물렀어요.

화라는 감정은 잘못하면 평생 후회할 행동을 만들기도 할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그 감정을 자주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들다고 외면한다고 그냥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결심했어요.

후회할 일을 하느니 화나지 않겠다고요, 그리고 제게 화내시지 말라고 말하려고요.


그 화가 제게 전해져서 내내 마음이 아프니, 조금 이따 다시 이야기하면 좋겠다고요.


존중받고 싶어요, 그리고 친절을 베풀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누군가 마구 던지는 화라는 감정에서 제 마음을 잘 지켜야 될 것 같습니다.


다들 잘 지내요?

저도 화가 많이 났었어요.

그렇지만 마음을 보는 것만으로, 그리고 시원한 바람만으로 마음이 많이 풀리더라고요.


우리 이제 이야기해요.

제게 화내지 말아 주세요. 하고요.

용기를 내는 것은 참 마음이 무겁고 힘들지만 내봐요 우리!


내일도 어디에선가 행복하길 바라요! 비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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