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May 10. 2020

잘 지내?

너무 그리운 사람,

잘 지내?


날이 따뜻해지니까 따뜻한 쪽으로 자꾸만 발길이 향해. 내 마음에 오랫동안 머물러있던 따뜻함이 그리워서 그럴까. 햇살이 너무 좋은 날이면 나는 더 조심하게 되더라. 날씨가 좋으면 이별할 일이 생기곤 하니까.


그날 비가 왔으면 어땠을까.

비가 와도 우리는 헤어졌을까?

비도 오는데, 눈물까지 흐르게 했을까?

이런 부질없는 생각들이 마음에 차오르면

내 마음을 꺼내어 장롱에 넣어두는 상상을 해.


그래, 마음을 저기 두고 살자.


그럼 좀 살만 하더라.

애써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지 않게 되고

가시가 있는 말을 마음에 두지 않게 되고.

마음을 두고 다니니 발걸음은 한결 가볍더라.

 그래도 멋지고 좋은 것들을 봐도 마음이 동하지 않고 , 소란스러운 어린아이스러움도 없으니


좋고도 나쁘지, 어쩌면 나다움도 없겠지.

그래도 좀 살만 하더라.


마음을 두고 살아서

네가 좋은 사람이었던가 아니면

무심한 사람이었던가. 나는 잘 모르겠어.


오늘 지나가다 너를 본 것 같았는데,

부재중 전화에 번호를 보니 네가 맞는 것 같아.

좋아 보이더라, 네가 상대를 기다리는 모습에는

설레이는 기대 같은 것이 있었어.


너는 든든하게 마음을 가지고 다니던데.


나도 이제 장롱에서

두고 다녔던 마음을 꺼내볼까 생각해.  

나도 이제 누군가를 마음에도 두고

사랑도 하고 삶도 믿어보고 싶어서.


너는 나보다 더 행복하길 바라

네가 행복하게 사는 생각만 해도

나는 마음이 따뜻하고 마음을 챙기고 싶으니까.

장롱에는 옷을 두어야지, 마음 말고.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을 선택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