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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ul 01. 2020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슬픈 비밀이 있다

비밀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슬픈 비밀은 있는 법입니다.


어린 시절 겪었던 상처에 내내 아파하며 사는 것도. 마음속으로 누군가에 대한 미움을 품고 있는 것도. 혹은 자주 무기력하고 우울해서 힘든 것도.


어쩌면 비밀처럼 지키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것은 어떤 형태의 죄는 아니지만

가끔은 측은하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날도 있고,

소중한  일들을 미루게도 해요. 슬프지 않으려 애써도 느닷없이 찾아와 나를 아프게 하고요.


처음 제 비밀을 알게 된 날.

저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원하는 삶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고요,

반짝반짝 빛나는 20대는 내 것이 아니라 여겼어요.

그렇게 오래도록 스스로를 외면하고 슬픔을 모른 척했습니다. 늘 행복해 보이고만 싶었거든요.


조금씩 나이가 들어 좋은 점은

이런 비밀들을 껴안고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슬픈 비밀들은 늘 옆자리에 끼고 다니다가

어느 날은 내가 이기고 어느 날은 슬픔이 이기고.

아웅다웅하는 사이가 돼버리는 거예요.


왜 오늘은 슬픔에게 졌을까 생각해요.

요즘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는데

그사이 마음이 약해졌을까 싶고요,

글도 잘 안 썼는데

그사이 마음이 토라졌을까 싶고요.


삶의 여유를 더해야겠습니다.

다음번엔 슬픔을 이길 거예요.


슬픈 비밀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모든 이들이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고

슬픔을 껴안고 살기를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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