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선생님이 매일 아침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게 허락해 준덕분에 분명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을거라고 자주 애교를 떠는 아이. 어느날은 턱을 만졌는데 아이의 앞니가 빠졌다. 그날 이후로 우린 아주 가까워졌다. 아이는 가장 친한 단짝 친구 이름을 일년 째 틀리게 적는다. 매번 말해줘도 고치질 않는다. 그런 것쯤은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아 그래요? 걔 이름이 그거였어요?” 이렇게 말하기를 세 번째. 그래, 불러서 돌아보기만 하면 되지 하고 두손을 들어버렸다.
함께 축구하면서 틀린 이름으로 잘도 함께 어울린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따지거나 재지 않는다. 그건 그 애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문득 부끄러워진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재왔던가, 이름이든 나이든 뭐가 그리 중요한지 왜 묻고 또 물었나 생각한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때가 있었다. 몰라도 함께이면 그만인 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