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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Dec 16. 2018

그사람도 나의 궁전에서 행복했을까요.

명동콜링 - 카더가든

달링 떠나가나요
새벽별빛 고운 흰눈 위에 떨어져
발자국만 남겨두고 떠나가나요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바람 불면 어디론가 떠나가는
나의 조각배야

생각해 보면 영화 같았지
관객도 없고 극장도 없는
언제나 우리들은 영화였지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더팬에서 카더가든이 부른 명동콜링 들어보셨나요.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 누군가의 궁전이 너무 그리웠거든요.


누군가의 궁전만큼 그토록 아늑하고 안심되는 곳이  있을까요, 살면서 모든 대화가 대사가 되고, 많은 순간이 영화 장면이 되는 그런 곳은 많지 않을거에요.


노래는 추억들을 춤추게 했어요. 물론 저는 울었지만요. 우리는 머리 맡에 스피커를 두고 자주 노래를 듣다가 잠들었어요. 아무리 늦게 잠들어도 새벽에 일어나거든요, 매번 간지럼을 태우고 만지며 괴롭히고 깨워도 미운 말 한번 하지 않던 사람이었어요. 함께 일어난 날에는 신기하게도 몸에 같은 향이 나잖아요, 그게 너무 좋아서 한참동안 코를 대고 있으면 그 향기처럼 희미하게 웃던 사람이었어요.


문득 그 사람도 나의 궁전에서 행복했을까 생각했어요. 많이 외롭게 두었던 것 같아요. 가끔 찬 바닥에 잠들어 있어도 모른 척 했던 날도 있는 것 같고요, 어느 날에는 나가라며 상처주는 말도 했어요. 그의 궁전에서는 그토록 아늑했으면서, 돌아보니 저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울었어요. 이제는 예쁜 그대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움보다 가슴 뻐근한 행복함에 웃는 날이 더 많으면 좋겠고요. 매일 영화같은 시간을 선물하는 이를 만났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대, 어디에서든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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