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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an 12. 2019

우리가 사랑했던 토요일 밤

너에게 기대.. 메이트


우리 왜 이렇게 힘들기만 했는지
왜 그렇게 널 놓지 못했는지
참 바보 같아 참 바보 같아
너를 아직도 비워내지 못해
기억이란 게 내겐 그렇더라
힘들어하던 너의 모습보다
깊은 두 눈 옅은 네 웃음도
내겐 더 선명한 걸
가끔은 길고 긴 내 하루에
네가 있어줬으면
곁에 있어준다면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많이 바라는 걸까
너만 있다면 너 어디 있든지
내가 달려갈 텐데

아직도 네가 생각날 때면
난 이렇게 아픈데 너는 어떠니
그때는 왜 몰랐을까
날 사랑한다고 믿었던
내 철없던 시절의 기대도
아픈 사랑은 이제 끝내자
우리 기억도 짧은 추억도 이젠
가끔은 길고 긴 내 하루에
네가 있어줬으면
곁에 있어준다면
아직도 네가 생각날 때면
난 이렇게 아픈데
너도 나처럼 힘들까봐
웃어


가끔 토요일 밤은 정말 길게 느껴져요.

내일이 쉬는 날이어서 그럴까요, 아니면 아침부터 가졌던 휴식 때문일까요.


아니면 문득 찾아온 그리움 때문일까요.


일주일 중에서 우리가 가장 좋아하던 날은 토요일 밤이었어요. 이마트 아주머니가 추천해주시는 와인을 준비하고요.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와 치즈도 함께 준비했어요. 조명은 물론이고요.


분위기 좋은 식당보다 마음에 드는 곳인걸요.

우리만의 공간에, 노란 조명. 좋아하는 노래, 촉감이 좋은 티셔츠에 푹신한 쿠션. 가끔은 선물받은 캔들도 있었어요.


문 앞에서는 “예약을 못했네요. 두명이요, 오래 기다려야 하나요?” 하면서요. 이 식당에는 덜 마른 빨래 향기가 난다며 까르르 웃기도 했어요.

뜬금없이 “저..혼자오셨어요?” 하고 농담도 하고요. 이건 여행할 때 갔던 어느 식당에 리조또 느낌을 내본거라면서 망친 볶음밥을 떠서 먹여주기도 했어요. 아, 그런 기억들은 너무 선명해요. 어떤 기억은 지워내려 해도 지울 수 없고 어떤 사람은 비워내려 해도 잘 안되니까요. 점점 더 선명해지는 사랑도 있으니까요.


길고 긴 토요일 밤이에요. 그립고 그리워요. 노란 조명들처럼 환했던 우리가, 철없이 웃던 우리 모습이요. 우리 그때 정말 걱정없이 사랑했어요. 세상이 이렇게 버티고 살아내는건지 몰랐거든요.


그리움 끝에 드는 생각이 있는데요.

그냥 그렇게 철없이 사랑하고 살껄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보다 가진 것들은 많은데 마음은 그만큼 환하지 않거든요. 맞아요. 손에 많은 것들을 쥘지, 마음을 환하게 비출지 선택하는 것은 늘 어려워요.  

그래도요, 언제나 마음을 택하면 좋겠어요. 맘놓고 사랑하고, 빈 손이야 서로 잡으면 그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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