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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an 10. 2019

숙취

가끔 좋은 사람들과 진한 이야기로 한잔 두잔 마시다보면 새벽이 되잖아요, 그럼 곧 있을 숙취는 피할 수 없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숙취같은거, 정말 없었거든요.

드라마 미생에서 아침마다 숙취로 고생하는 직장인을 보면서, ‘저렇게까지 힘들단말이지? 도대체 얼마나 마시길래...?’ 하고 생각했으니까요.


이제는 술을 많이 먹지 않아도 컨디션에 따라 종종숙취로 고생하고요, 과음하는 날이면 예외가 없습니다. 정도는 점점 심해지고요. 몸살을 앓은 적도 있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먹고 토만 한 적도 있어요. 몸도 마음도 엉망이 됩니다. 엄청 다짐해요.

두번다시 술 마시면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과 있으면 한잔 하고 싶다는 말,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말이잖아요. 나를 더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겠고요. 서로 감춰둔 삶의 순간들을 한장씩 보여주면서 웃고 서로의 감정을 껴안아주는 시간은 우리를 자주 행복하게 해요. 그때 우리는 한잔 하고 싶고요.


숙취는 피할 수 없잖아요. 어제 꿈처럼 가까웠던 술자리가 꿈이 아니라 진짜라는 증거가 숙취니까, 당연히 피할 수 없어요. 그래도 되도록 빈속에는 마시지 말고요, 중간에 물도 자주 마셔봅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될 일이겠지만,

좋은 사람을 만난걸 어떻게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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