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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an 13. 2019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누군가를 잘 안다는 생각은 사실 위험한 생각이다.


감독에 대한 편견이나 생각들을 내려두고 영화 자체에만 집중했어요. 그래서 꽤나 흥미롭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저도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거든요.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만난다면, 이 관계를 다르게 맺어보겠다는 생각이요. 연락이 잘 안되는 사람을 만났었어요. 스스로를 둔한 사람이라 생각해서 만남을 시작했지만 어느날 보니 저는 예민한 사람이었거든요. 이제와서 세심한 관심과 연락을 요구할 수도 없을 때, 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겠다 생각했었어요. “저 아세요?” 하고 말하고요, “저는 연락이 잘 되는 사람이 좋답니다.”하고 말하고요.


사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잖아요.

어느 자기개발서에는 오늘부터 완전히 새사람이 되어 살라는 충고도 하잖아요. 어제까지는 게으른 사람이었지만 새해 첫날에는 누구보다 부지런을 떨기도 하고요. 그게 나일수도 있던 거에요. 어쩌면 어느날 시작된 부지런함이 자신도 몰랐던 면일수도 있는 겁니다.


물론 사랑할 때 이런 태도는 위험합니다. 매일 바뀌는 사람과 어떻게 사랑을 하겠어요. 내 마음을 사로잡은 그 모습이 내일은 온데간데 없다면 얼마나 허무하겠어요. 오늘만큼은 너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나를 정의하고, 다음날은 마음이 바뀌었다며 배신하고.이런 사랑은 믿음을 주기 어렵겠죠. 사랑만큼은 어느 책에도 변화를 권하지 않아요. 꾸준함을 권하고요.


그래도요, 내 옆의 사람을 잘 안다는 생각은 위험한 생각인 것 같아요. 어쩌면 믿음을 주려고 상대방은 매일 노력하는 모습일 수도 있거든요. 어쩌면 평생이요. 또 언제든지 그 사람은 자신의 새로운 면을 찾아 변화할 자유가 있거든요. 그걸 존중할 필요도 있고요.


때로는 그사람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그런 것도 모양을 달리한 속박이에요. 아닐 수도 있거든요. 취향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매일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뭘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관심을 가져야해요. 그 사람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렇다고 같은 것을 매일 물으면 안되고요.

“자기 크림 좋아하잖아, 오늘은 어때?” 하고 가끔 물어보는거에요. “요즘도 운동이 제일 재밌어요?” 하고 관심을 가지는 거에요. “ 그 친구랑은 여전히 잘 지내고?” 하면서요.


감독은 그걸 말하고 싶은게 아니었을까요.

물론 삶에서는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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