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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an 29. 2019

큰 옷을 입다.

언제부터 우리는 작은 옷만 찾게 되었을까요?

핏이 좋은 셔츠, 몸매 라인이 드러나는 원피스.

우리는 언제부터 작은 옷을 입게 되었을까요?


어느 순간부터 옷 사이즈가 본래보다 작게 나오기 시작했어요. 여성용 XL 를 입으면 엉덩이를 덮곤 했는데, 이제는 그냥 헐렁한 정도 입니다. S 사이즈는 정말 작아도 너무 작아요. 가끔 초등학생 옷일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세상에는 정말 마르고 작은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래도 여행을 하면서 드디어 엉덩이를 덮는 낙낙한 티셔츠를 찾았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서 넘치는 공간에 흠짓 놀랐답니다. 옷이라는게, 되게 기분좋은 것이었어요. 부드러운 면 사이에 찰랑이는 공기가 살결에 닿으면, 걷는 일도 더 즐겁더라고요. 커다란 XXL 티셔츠를 입고 온 동네를 구경했어요.


한 아주머니께서 그러시는거에요. 멀리서 티셔츠가 걸어다니는 줄 알았다고요. 입을 가렸지만 나오는 웃음은 참을 수 없었어요. 꽤나 우스운 모양새구나 싶더라고요. 오늘은 바지도 커다란 것으로 입었거든요. 2000년도에서 튀어나온 사람마냥 훠이적거리며 다녔어요. 아, 옷은 커졌지만 몸은 되려 가벼워진 느낌이었어요.


가끔은 많이 헐렁한 옷들을 입을까 해요.

괜히 몸을 조여서 답답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낙낙한 공간속에서 더 찰랑이고 싶어서요.

내일은 큼지막한 편한 옷을 골라보면 어때요, 놀림당할 수 있겠지만 정말 놀라게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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