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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의 지금라이프 Jul 30. 2024

준비에서 실현으로

쿠알라룸푸르에서 3개월, 나의 변화

결혼 후 6년 동안 11평짜리 작은 빌라에서 한번도 이사가지 않고 

'나중에 더 좋은데로 가자'며 서로를 달랬다. 


짐은 점점 많아지고 발 디딜 곳이 없어 방문을 다 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도, 

'나중에 더 좋은데로 가자'며 서로를 달랬다. 


미래를 위한 '준비'만 있었고 당장의 우리 자신을 위한 '삶'은 없었다.

얼마나 지지리 궁상을 떨며 행복을 계속 지연시켜 왔는지. 


그 때 당시에는 그게 행복인 줄 알았고, 그게 정답인 줄 알았다. 

아니, 그렇게 사는 것 말고는 달리 방도를 몰랐다. 


그래서 거짓말하는 실력만 계속 늘어났다. 


'여행은 굳이 안 해도 돼. 유튜브로 보면 되지.'

'명품 가방은 된장녀들이나 매는 거야.'

'지금 이대로도 좋아.'


'지금 이대로도 좋아.'


'지금 이대로도 좋아.'


그래, 우리가 궁상맞게 산 건 결국에 돈 때문이었지. 

사실은 궁상이었는데 돈을 잘 관리하고 있는 줄 착각하며 살았었지. 



쿠알라룸푸르에 온지 3개월, 

새로운 집을 계약한 후 인테리어를 하고 입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 헬스장, 스카이라운지, 스파 등에 감탄하면서 나는 사실 이런 것들을 좋아했다는 것을, 여태까지 꾹 참으면서 애써 경험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쳐 왔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가 짠하게 느껴졌다.



퇴사 후의 삶을 꿈꾸거나 해외에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나의 주요 변화와 삶에서 경험한 배움을 기록해본다. 


[전]  

1. 사람 만나는 것에 큰 중요성을 못 느꼈다. 오히려 사람 만나는 걸 꺼려했다.


2. 의지로 나를 바꾸려고 했다.


3. 옷장 하나 바꾸는 것조차 욕심이었다. 억제하고 참는 게 현명한 거라고 생각했다.


4. 뭐든 공짜로, 저렴하게 얻으려 했다.



[후]  

1. 사람을 진짜 잘 만나야 한다.   

   -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거의 전부다. 

    (주변에 돈 없는 사람만 있으면 돈 없는 인생을 사는게 당연해지고, 주변에 직장인만 있으면 직장 다니는 게 당연해지고, 뭐 모든 곳에 통한다.)


2. 개인의 의지보다 환경 세팅이 중요하다. 

    - 예1: 좋은 엄마가 되려고 혼자 노력하는 것보다 좋은 엄마들 사이에 있으면 99% 좋은 엄마가 된다.

    - 예2: 부자가 되려고 혼자 노력하는 것보다 부자들 사이에 있으면 99% 부자가 된다. 

     ('사람'이 가장 큰 환경이고, 이건 불변의 진리다.)


3. 돈 쓰는 게 소소한 행복이다. 

    - '나에게 과한게 어딨어?'라는 마인드가 장착되었다. 그렇다고 흥청망청 쓴다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마인드가 바뀐 것도 있지만 실제로 쿠알라룸푸르는 물가가 한국보다 낮다. 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이런 컨디션의 집을 한국에서 구하려면 대체 얼마를 줘야 할까?


4. 보이지 않는 것에 지불하는 가치를 알게 되었다.

    - 이런 삶을 누릴 수 있는 건 그에 응당한 지불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안다. 하지만 초반에 이 삶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불확실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하지만, 돈을 지불해야 그 가치를 제대로 안다. 앞으로도 내 삶의 질을 높이는 모든 것들에 계속 돈을 쓰고 싶다.



우리 모두 비싸고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한다. 심지어 그게 무용하다 해도. 


퇴사를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자. 나 자신을 위한 투자를 두려워하지 말자.


https://youtu.be/xzRvpDca9cI?si=A3u3t8s4MdPBmh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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