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MoMA의 정답이 없는
해석의 자유로움이 좋다.
"엄마.. 현대미술은 너무 어려울것같아요.."
“이해가 안 되면 너는 이미 제대로 보고 있는 거야.
왜냐하면 현대미술은
익숙함을 깨려고 태어난 거니까.
가장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망이
현대미술의 힘이야.
작가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작품 앞에서 네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 느껴봐.
불편해지는지,
질문이 생기는지,
편안해지는지..
네가 좋아하는 성시경의 노래를
들으면서 모네의 수련시리즈를
보면 아득한 설레임이
빛으로 색으로 네 마음안으로
들어올거야..
드뷔쉬와 들으면 그의 언어로
라벨과 들으면 또 다른 언어로...
“이게 무슨 뜻이야?”
“왜 이런 걸 작품이라고 해?”
그 질문이 자연스러운 거야.
그만큼 네가 진짜로 보려고 한다는 뜻이니까.
현대미술은
뜻을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느낌을 허락하는 공간이야..
....
어디에 서 있어도
나는 배경이 되지 않는다.
공간의 일부가 된다.
하얀 벽, 짙은 벽, 유리로 이어진 복도,
빛이 스며드는 창과 나무 바닥.
그리고 그 위에 또렷하게 떠 있는
강렬한 레드의 EXIT.
단순한 네 글자.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글자는 늘 나를 건드린다.
나가라는 뜻이 아니라,
머물 수 있다는 뜻처럼 느껴진다.
출구가 있다는 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자유롭게 서 있을 수 있다는 것.
2년 전,
이곳은 나에게 하나의 EXIT였다.
숨이 막히던 시간에서
조용히 빠져나오게 해준 통로.
누군가는 그저 비상구 표지판이라 말하겠지만,
내게는
방향을 바꾸는 허락이었다.
이번에도
이 공간은 또 다른 의미의 EXIT가 되겠지.
도망이 아니라,
확장.
닫힘이 아니라,
열림.
나는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하는 사람으로
이 문을 지나가게 될 것이다.
MoMa의 레드 EXIT는
항상 단정하고, 힘 있고, 군더더기 없다.
마치 말한다.
“자유는 복잡하지 않아.”
나는
그 심플함이 좋다.
그 당당함이 좋다.
어디든 서 있어도
누군가의 시선이 아닌
공간의 일부로 존재할 수 있는 이곳.
그래서 나는 MoMA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나는
자유롭게,
나의 EXIT를 지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