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시절, 그때의 열정이 문득 떠오른 날
대학시절 YTN에서 인턴쉽을 했을 때 국회, 금융감독원, 경찰서 등을 다니며 매일이 설렜다.
그 후 여러 일을 하며 하루하루가 힘든 적도 있지만 한 신문사에서 일을 했을 때 하루하루가 꽤나 즐거웠던 적이 있다.
사회생활 초반이어서 였을까 어려서 였을까 내가 좋아하는 일이어서 였을까?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네시간이 넘게 걸리는 그 곳에서의 일은 즐거웠다.
기자란 직업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듯 어떤 회사든 어떤 일이든 장단점이 있다.
돌아보니 그곳에선 같은 팀 사람들이 좋았고 신입에게도 주어지는 기회가 넓은 편이었다.
회사 가는게 즐거웠고 어떤 기획을 할지 생각하는 것부터 기획 회의를 하고 취재 및 인터뷰, 기자간담회를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했고 많은 기사를 썼다.
퇴근시간이고 뭐고 바쁜 와중에도 갑자기 생긴 취재나 인터뷰를 갈수 있냐고 하면 무조건 가겠다고 할 정도로 즐거웠다.
어느 날은 사무실에서 카메라를 들고 "다녀오겠습니다"를 외친 뒤 버스를 타고 서울을 벗어난 곳으로 취재를 가는데 얼마나 설레던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그 이야기를 바라본 나의 시선에서 담아낸 글이 신문에 결과물로 나오는 이 과정들.
마감날 밤늦게까지 기사를 쓰며 함께 고민하기도 깔깔 웃기도 하고, 종이신문이 나오는 날 신문에 나온 내 이름을 보면 가슴이 뛰었다.
워라밸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조차 하지않았다. 그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싶다고 했다.
마감 날 글을 쓰는 데에 온 집중을 다 쏟다가 잠시 아래 편의점에서 음료한잔 마시며 친한 동료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그때의 그 공기.
분명히 힘든 점도 고충도 있었지만 그때의 내 열정, 아날로그적인 감성, 그 설렘이 떠오르는 그런 날이다.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언젠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는 꿈찾기가 유행이었는데 어느순간 좋아하는 일이 업이 되면 힘든건 다 같다며 잘 하는 일을 하라는 말들이 돌았다.
적당히 타협하면 좋겠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하다보니 싫어질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로 돈도 많이 벌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하고, 싫었던 일인데 하다보니 괜찮은 경우도 있고, 그냥 나쁘지 않은 일인데 큰 금전적 보상으로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성취감은 무슨 그냥 워라밸만 되면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경우의 수는 많다.
좋아하는 일이 도대체 뭔지도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아직도 수두룩 한데 말이다.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무슨 일이 '좋은 일'인지, 어떤 일을 해야 좋은 건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성향, 내 삶의 방향과 가치관에 따라 내가 나아갈 길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직업의 대부분이 20년 안에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부터, 인공지능시대에 달라진 촉망받는 기술들, 나만의 기술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 한 직장에서 한우물만 파는 평생직장의 시대는 끝날 것이라는 예측도, 한가지만 잘해서는 안되는 시대, 프리랜서나 1인기업이 많아지는 시대 등 많은 것들이 변화가 있을 테니 말이다. 라떼는 (?) 유튜버라는 직업이 생길지 예측 못했으니.
다만 혹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뭔지 찾고 싶다면 이것저것 다 해보고 많은 경험을 쌓는게 좋다.
직접 경험이 어려워도 요즘은 책 뿐만 아니라 유튜브, 블로그 등 많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는게 '정말 즐거워서' 일 수도 있고 '나를 위한 일'이라서, '보람있어서, ‘편해서', ‘심각한 스트레스는 없어서’ 혹은 '나에게 확실한 성과가 주어지는 일'이라서 혹은 내 기준의 1위는 돈이라 '금전적으로 장점이 크기 때문' 일수도 있다.
‘일’은 ‘일’이다. 마냥 즐거울 수는 없다.
그래도 내가 좋은 일을 할 때, 보람이 있을 때 열정과 동기부여가 더 커질 것이며 그로인해 일에 대한 성취감과 성과는 자연스레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나는 끊임없이 나에대해 깊게 성찰하고 공부하며 발전하려 한다.
일은 당신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겁니다. 삶에서 만족을 느끼기 위해선 당신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하죠. 위대한 일을 할 방법은 당신이 하는 그 일을 사랑하는 겁니다.
-스티브 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