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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Jul 11. 2021

회사 때려치고 싶을 때 볼만한 직장인 공감 드라마

[드라마 미생 명대사 / 웹드라마 좋좋소]

2014년 드라마 '미생'을 보고 펑펑 울고 때론 웃으며 공감을 했었다. 


그 후로 내 인생드라마는 미생이 되었고 어떤 드라마를 봐도 진짜 현실을 보여주거나 공감을 이끌어 주는 드라마를 찾기 쉽지 않았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 


장그래가 아버지가 입던 큰 양복을 입고 면접을 보러 가는 장면. 


장그래 엄마는 좋은 양복을 못해줘 미안해 하고. 



그때 나는 펑펑 울었다. 


미생을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고충을 안고 직장생활을 해 나가는 모습, 직장 내에서 겪는 수많은 일들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 경쟁과 고통스러운 노력을 해 온 사람들,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겪는 또다른 고통스러운 노력들, 영업직으로 겪는 힘든 점, 워킹맘의 현실, 회사란 곳에서 겪는 각자의 상황에서 겪는 희노애락. 


내 인생드라마로 남은 후로 이젠 넷플릭스에서도 방영이 되고 있으니 아직도 안본 사람들에게 꼭 보라고 추천하고 다닌다. 





기억에 남는 미생 명대사 



내가 열심히 했다고? 아니.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에 나온 거다.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 뿐이다. 


밤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마다 내가 마주쳐야 했던 익숙한 풍경. 

표정도 옷차림도 걸어가는 방향조차도 일사불란하리만치 나와는 정 반대였던 사람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철이 든 이후엔 한 번도 속해본 적 없던, 그들 속에 섞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서 보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 

결국 난 여전히 혼자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던 거다. 

이곳에서도 나는 변함없이 혼자였던 거다. 

그리고 모두가 다 아는 그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거다. 


기회에도 자격이 있는거다. 


여기있는 사람들이 이 빌딩 로비 하나 밟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는지 알아? 

여기서 버티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과 좌절을 뿌렸는지 알아?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합격하고 입사하고 나서 보니까 성공이 아니라 그냥 문을 하나 연 것 같은 느낌이더라고. 

어쩌면 우리는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면서 살아가는게 아닐까 싶어. 


그럼 성공은요?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욕심도 허락받아야 되는 겁니까?


정규직, 계약직 신분이 문제가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냥 계속 일을 하고 싶은 겁니다.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모자라고 부족한 자식이 아니다. 


나는 아직도 장그래씨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일 봅시다. 


대체 그 스펙이란 게 뭐길래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다를 수 있단 말입니까. 그 한 사람의 노력은 왜 다른 사람들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 





웹드라마 '좋좋소' 





그런데 어느날, 초창기 회사 다닐때부터 중소기업 까는(?) 영상을 올릴 때부터 깔깔 웃으며 즐겨 봤던 유튜브 '이과장' 채널에서, 웹드라마 '좋좋소'가 시작한 것. 


이과장님은 일반 중소기업에 다니던 유튜번데 드라마속 캐릭터가 진짜같고 현실에 있는 실존 인물처럼 연기를 잘해서 놀랐다. 


초창기 구독자도 지금처럼 높지 않고 매일 회사에서 몰래 중소기업 복지는 '냉장고 있음'이라며, 연봉협상에 화난다며 이런 저런 영상을 올릴 때부터 봐온 이과장님 채널이 이렇게 흥하다니 인생 정말 모를 일이다. 


게다가 좋좋소의 기획, 각본을 한 감독이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었다니, 코로나때문에 여행유튜버지만 여행을 못하는 것에 좌절하지 않고 이런 프로젝트를 했다니 대단하다. 


웹드라마 '좋좋소'는 왓챠와 유튜브에서 방영중인데 신입사원 조충범의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충범씨를 보며 "우리 모두 충범씨였을 때가 있었다" 면서 공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와. 현실이다. 사실주의다.


중소기업을 다녀봤으면, 아니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해봤으면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일들에 안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꼭 한번쯤 봤을 법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매일 공감을 하며 봤다. 


회사가 작으니 아무나 갑자기 초고속 승진을 하고, 어리버리 능력없는 이사는 사장의 조카(본업 연기자 아니라는데 정이사 연기 너무 잘한다), 욕먹는 불쌍한 우리의 충범씨, 사장은 근로계약서는 언제 쓰냐는 신입에게 "뭐? 계약서? 아이 뭐 그런건 믿음으로 가는거지.." 라는 답을 하기도 하고, 면접도 대충 자기자랑과 함께 관련 없는 이야기들로, 체계는 없고 회식은 싼 곳으로, 성공적인 연봉협상은 없으며, 영업을 잘하던 백차장이 사장과 싸우고 퇴사, 회사에서 명절선물을 못받아 이과장이 집에 가기전에 몰래 소고기를 사가는 모습, 새로 들어온 영악한 지훈씨가 사내정치를 하는 모습까지.. 


평소 드라마도 잘 안보고 드라마를 보며 잘 울지도 않는데 '좋좋소'를 보면서 이과장님의 분노연기에 눈물이 흘렀다. 



정승네트워크 사장님, 빽차장부터 최근 나온 김지훈까지.. 다 연기를 너무 진짜같이 해서 실존인물 같아 매번 놀랐다.




아쉽게도 7월 10일 좋좋소 마지막화가 방송됐다.




이과장이 다른 곳 스카웃 제의받아도 안간건 나름 의리지킨 거라고 했을 때,


사장의 대답은 "무슨의리?" 였다. 정말 몰랐던 걸까 머쓱해서 모른척 이었을까?


7년간 충성한 회사 사장에게 돌아온 대답에 이과장이 느끼는 감정은 어땠을까.  


이젠 유튜브가 드라마 시장까지 점령할 것 같다. 


회사생활에 지칠 때, 퇴사하고 싶을때 그냥 회사생활 공감하며 웃고 울고 싶을때 '좋좋소' 를 추천한다. 


기억에 남는 좋좋소 명대사들


사회생활 많이 안해봐서 그러는데 회사 다녀보면 다 똑같아요. 


그냥 어딜 가든지 어느 회사를 가든지 다 정승이에요. 진짜로.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들어줄 생각이 없으니까 제가 안 한 거예요 


백차장의 "회사 그만 둡니다! " 


빵빵터진 지훈씨 통화내용들.. "꼴통 ㅅㄲ들만 모여가지고.. 사장ㅅㄲ가 날 졸라 신뢰하더라고" 


이미나 과장의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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