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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y 25. 2016

뉴질랜드에서 만난 호주 커플

뉴질랜드 혼자 여행,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Stray bus 일정에서 와카호로에선 2박3일을 머무는 것이 필수였다. 
와카호로 블루덕st은 아무것도 할 만한게 없었고 와이파이도 돈을 주고 사야하는 데다가 숙소에서 떨어진 카페에서만 가능했다.
이곳에서 2박3일동안 뭘 해야하지 하는 생각부터 막막해졌다.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다들 친구들이나 커플끼리 온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라 난 가져온 책 한권에 의지 해야하나 싶었다. 
그렇다고 혼자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저녁을 먹고 씻고 방 앞에 있는 테이블에서 책을 읽으며 여행 일정을 다시 한번 보고 있었다. 

어제 카야킹을 하러 갈때 잠시 대화를 나눈 호주 커플들이 와서 먼저 말을 걸었다. 


그 곳에는 독일 자매, 스위스 여자애도 있었다. 

독일 자매는 여행 내내 말을 거의 안하고 무표정으로 다녀서 무슨 사연이 있나 싶었다. 
다들 같은 생각이었는지 호주 커플중 아담이 독일 자매보고 자매냐고 먼저 물어봤더니 그렇다고 했다. 

아담이 그들보고 항상 사람들을 관찰만 하고 있어서 무슨 일 있나 했다고 웃었더니 독일 자매가 처음으로 웃었다. 게다가 커플이나 친구끼리 혹은 혼자 여행을 하는건 이해를 하지만 자매끼린 정말 재미없을 거 같다고 했는데도 웃는다. 아담은 하루종일 무표정으로 있던 독일 자매도 웃게 만드는 힘이 있나보다. 
그 독일 자매중 한명은 학생이고 한명은 방송국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자매는 여행을 좋아해서 자주 같이 다닌다며 현재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를 돌고 있다고 했다.


호주 커플은 만난지 10년째로 둘다 여행을 좋아해서 결혼 후에도 자주 다닌다고 한다.
아담은 변호사였는데 부모님이 원하는 일이었지만 잘 안맞아서 일을 과감히 그만뒀다고 한다. 
에어비앤비에서 일한 적도 있는데 아주 작은 곳이었지만 너무 재밌었단다. 
지금은 정책 컨설턴트를 하고 있는데 잘 맞아서 행복하다고 했다.
애슐리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 하고 있는데 잘 맞고 둘이 블로그도 운영한다고 한다. 
호주 커플은 친구들 모임에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하는데 굉장히 행복해보였다. 

무엇보다 함께 있는 모습이 굉장히 편안해 보였다.


둘다 호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이탈리안이라 이탈리아를 여행하는걸 좋아한다고 했다. 
이 커플은 몇년전 부터 유기농 음식만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건강을 많이 생각하고 술은 싫어해서 그냥 특별한 날 와인 한잔씩만 하는 정도라고 했다. 
정말 보기 좋았다. 
둘중 한명이 늦잠을 자면 일찍 일어난 사람이 아침을 차리고 차도 끓여 준다.

그리고 웃으며 아침인사를 나눈다.

건강에 좋은 음식들로 차려진 식단을 자주 보다보니 내 식습관도 되돌아보게 했다.
함께 여행하며 좋은 대화도 많이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이 진짜 행복해 보였다.
건강한 식습관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맑고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내가 기자로 일을 할 때 임금체불을 겪었던 경험을 얘기했더니 호주에 있는 친구도 기잔데 일은 좋지만 경제상황때문에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힘들어 한다고 했다.
그러다가 나보고 영어를 잘 한다며 호주로 와서 일을 구하면 좋은 직업을 구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잠깐 혹했다. 


스위스 여자애 에지도 금융일을 하다가 일이 너무 힘들고 야근이 많아서 관두고 왔는데 여행이 너무 좋다고 했다. 

그리고 스트레이 버스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 얘기했다. 
호주 커플은 다신 스트레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하하. 


우리가 확실히 통하는건 한가지 '여행'이었다. 

다만 이야기하다보니 진로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좋은 얘기도 많이 나눴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정말 좋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밤에 우린 몇 시간동안 대화를 나눴다. 


좋은 여행자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내 삶의 가치관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다.
진짜 인연이란 어떤걸까?
배우자를 찾을 때 배경이나 조건을 생각하게 되고 현실에 얽메이게 될 때도 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이런 딱딱한 현실보다는 진짜 행복한 삶이 뭔지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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