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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May 28. 2016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은 어떤 이미지일까?

뉴질랜드 혼자 여행, 여행하면서 만난 친구들의 '한국' 이야기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장기간 여행중인 여행자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만난 여행객들의 대부분의 루트는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혹은 아시아, 뉴질랜드 였다.

아시아를 여행했다는 사람들 중 한국을 여행한 경우는 본 적이 없고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아시아를 돌고 온 친구들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여행했고 싱가폴, 중국, 베트남, 일본을 갔다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스트레이 버스에서 만난 스위스친구 에지도 아시아여행을 길게 다녀왔지만 한국은 가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 자매, 미국4총사, 영국커플, 호스텔에서 만난 여행객들의 경우도 같았다. 


게다가 내가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매번 똑같이 들은 질문은 

"Where are you from? Korea? South or North?" 였다. 


물론 우리나라에 대해 좀 잘 아는 사람들은 '삼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고 IT 혹은 빠르게 발전된 나라라고 알고 있었다. 


K-pop 공연을 가게된 호주 커플

카야킹을 하기 위해 호수로 내려가는 길은 험난했다. 진흙투성이에 무성한 풀에 내 팔과 다리가 긁히기 바빴다. 혼자 힘들게 내려가고 있는데 높은 울타리를 넘어야 하는 곳이 있어서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때 한 호주커플이 올라오고 있어서 마주치게 됐다.

이때 '아담'이 어디서 왔냐고 여태까지 우리 말 한번 안했다고 소개좀 해보자고 아주 당당하게 말을 걸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남북한 둘다 너무 궁금하다며 가보고 싶다고 했다. 왜 한국은 가본 적이 없냐고 했더니 호주에서 다이렉트로 가는 항공편을 본 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아예 생각을 안해봤다고 한다.

호주에서 K-pop은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한국'을 떠올렸을 때 'K-pop'이 생각난다며 나보고 아이돌 광팬이냐고 놀렸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하다가 아담이 호주에서 하는 K-pop 아이돌 공연 이벤트에 당첨되서 가게 됐다면서 나한테 부러워 하지 말라며 내 이름을 태그하기도 했다.

나 역시 아담에게 케이팝 아이돌 광팬인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부끄러워 하지 말라고 놀렸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졌다는 '미국 친구'

숙소에서 운영하는 카야킹 액티비티를 하러 내려갔더니 진흙투성이에 카약이 몇개 덩그러니 놓여져있는게 전부였다. 액티비티를 이끌어 줄 누군가가 있을 줄 알았지만 수영을 하러 왔다가 열악한 환경에 그냥 사진을 찍고 있는 미국 여자애들이 전부였다. 

한창 자기들끼리 노느라 바쁜 미국애들한테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여기서 카야킹을 하려 했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게 사실이냐며 혼자 카약을 타야하는데 어떻게 타는지도 몰라서 당황스럽다는 얘기를 했다.   

내 사연을 듣더니 케이티라는 친구가 자기가 미국에서 카야킹을 배웠다면서 너만 괜찮다면 자기가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나야 그렇게 해준다면 정말 고맙다고 반겼다.

그렇게 인연이 돼 카야킹을 한 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미국애들은 일본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커플들이 스킨십을 아예안하던데 한국사람들은 스킨십을 안하냐면서 동서양의 문화차이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한국, 북한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길래 설명을 해줬다. 생각보다 서양쪽 친구들은 한국에 대해서 남북한이 분쟁중이란 것 외에는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Where are you from? Korea? South or North? 였을까. 이 질문 덕분에 궁금증도 많아졌다. 

한 친구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친구중 한명이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친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영어강사를 할 수 있다면서 설명 해줬더니 한국에 가서 영어강사를 꼭 해보고 싶어졌다면서 들떠했다.


네셔널파크, 영국, 독일 친구와 함께 한 트래킹

네셔널파크에서 영국, 독일 친구와 트래킹을 함께 했다. 함께 걸으며 사진도 찍어주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연애, 일, 각 나라의 문화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며 트래킹을 하니 굉장히 재밌었다.

난 동양인이라 서양 문화에 더 호기심이 많아서 뉴질랜드에 여행을 왔다고 했더니 유럽친구들은 반대로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아시아 여행을 자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방학에 유럽배낭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더니 반대로 유럽애들은 대학교때 아시아로 여행을 많이 떠난다고 했다. 

영국친구가 친구들이랑 아시아 여행을 자주 했는데 너무 좋았다면서 얘기했지만 역시 한국은 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왜 한국을 여행한 친구는 별로 없는건지 물어봤더니 많은 친구들이 한국을 잘 모른다고 했다.

영국친구는 '한국'을 분쟁국가로만 생각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그냥 한국을 여행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나를 만난 후로 한국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영국친구가 한국에 여행가게 된다면 소개해 줄 만한 걸 추천해달라고 했다.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본능적으로 "경복궁? 음식? 한복?" 갑자기 홍보대사가 된 듯 머리를 쥐어짜서 한국에 대해 어필했다.

나부터 한국에 대해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노마드 호스텔에서 만난 여행객들

NOMADS 호스텔은 6인 여성 전용 도미토리였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여행객들이 들어왔다.

네덜란드에서 왔다는 여자애는 까만 피부가 건강해보였고 쌩얼에 편한 티에 반바지를 입은 모습이 당당하고 예뻐보였다. 이 친구는 11개월째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여행을 한 뒤 뉴질랜드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 여행은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중국은 너무 시끄럽고 불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여태 여행한 곳중 가장 별로였던 나라였다고 했다.

오히려 호주,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만난 좋은 한국인들 덕분에 생각도 안해 본 한국에 가보고 싶어졌다고 했다. 생각보다 이들이 우리나라를 궁금해 하고 아시아 여행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되니 한국 관광산업이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객들에겐 여행 중에 단 한번 만난 사람일지라도 어떤 이미지를 주고 받았느에 따라서 그 나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내가 만나는 여행객들과 긍정적인 교류를 하고 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장기간 여행중인 백패커들을 많이 만났는데 모두가 지치거나 힘든 내색을 보이는 일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활짝 웃으며 다음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서 들려줬다.

긍정적이고 당당한 모습, 나를 다시 되돌아 보게 된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 풀어질 때가 있고 지쳐서 짜증날 때도 있지만 항상 '예의'를 갖추도록 해야겠다.

물론 여행 중이 아닐때도 좋은 사람이 되도록 되새겨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여행 중에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 만큼 한국인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것은 물론 자긍심을 갖고, 기회가 된다면 우리 좋은 문화도 알려야 겠다고 다시 한번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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