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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Jan 30. 2024

스타일리스트가 바꾼 스타의 비포 에프터 변천사

Stories: A STAR IS BORN


Stories: A STAR IS BORN
스타일리스트가 바꾼 스타의 비포 에프터 변천사




우리의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TV, 잡지, 브랜드 광고 속 패션 이미지들, 그 대부분은 패션 스타일리스트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사실.





우리 스타가 180도 달라졌어요


셀럽 중에 스타일을 변신과 함께 확 뜬 이들이 있다. 그중 단언 샘 스미스(Sam Smith)는 빼놓을 수 없는 이름. 정규 4집 앨범 에서 전과는 180도 다른 색깔의 음악뿐만 아니라 스타일로 등장하며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그. 이제 파격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는 샘 스미스라는 아티스트의 정체성 그 자체가 되었으니. 아래의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을 보라.



ⓒwwd.com, ⓒteenvogue.com

훈남미(!)가 있는 2014년의 샘 스미스, 풍선처럼 부푼 듯한 블랙 라텍스 수트를 입고 제43회 브릿 어워즈에 등장한 샘 스미스.



약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칸예 웨스트(Kanye West)를 만난 후, 스타일이 확 바뀐 줄리아 폭스(Julia Fox). 콘돔을 옷으로 쓴다든지..하는 대담한 패션으로 확실한 패션 아이콘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누군가는 그녀의 과감한 패션을 두고 관심받으려고 애쓴다고 표현하지만 뭐 어떠한가. 우리는 다들 정도만 다를 뿐 타인의 관심을 갈구하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결별 후 미디어의 관심을 제대로 활용한 그녀는 각종 패션 브랜드의 모델로 캠페인 사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스타일리스트 브리아나 안달로르(Briana Andalore)가 있었다.



ⓒgraziamagazine.com, ⓒnuevoculture.com

2021년의 줄리아 폭스, 대담한 패션의 대명사가 된 줄리아 폭스(Julia Fox).



‘헤일리 볼드윈’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했던 그때 그 시절의 헤일리 비버(Hailey Bieber). 쨍한 유채색 옷을 즐겨 입던 그녀는 남편 저스틴 비버와 결혼 후 자신에게 착붙인 스타일을 찾은 모습. 평소 편안함이 위주인 스포티 캐주얼 룩을 즐겨 입는 그녀는 스트리트 브랜드 아이템과 럭셔리 브랜드의 아이템을 적절히 섞어 근사한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아이템 하나하나 어디서 샀는지 궁금증을 불러오는 패션 아이콘으로 거듭난 셈.



ⓒgraziamagazine.com



귀여움이 매력의 8할이었던 가수 트로이 시반(Troye Sivan). 어느 시점부터 고수하는 금발과 함께 좀 더 자유롭고 중성적이여진 옷차림은 아티스트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을 스타일로 드러낸다. 과거 알록달록한 후드티 입던 장난꾸러기 소년에서 Ferragamo의 은빛 오프숄더 가운을 입은 어른으로 거듭난 트로이 시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에로스 신이 현실에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한다.



ⓒgq-magazine.co.uk, ⓒwmagazine.com





스타일리스트 잘 만나서 행복해요


가수 아델(Adele)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제이미 미즈라히(Jamie Mizrahi)와 만남 후 새로운 스타일 변신에 성공한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최근 포착된 그녀의 세련되고 모던한 스타일링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미니멀 룩을 중심으로 The Row를 즐겨 입는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있자면 패션계에서 핫했던 트렌드인 ‘올드머니’ 룩 스타일이 떠오른다.


ⓒvogue.com



이쯤 되면 독자들은 궁금증이 생길 법하다. 전의 제니퍼 로렌스 스타일은 어땠길래? 보기만 해도 우아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배우이지만 그녀의 사복 패션은 다소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곤 했다. 아이템 하나하나가 따로 논다던가,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컬러를 매치한다던가. 아래의 사진만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의 그녀는 어엿한 스타일 아이콘이다.



ⓒelle.com, ⓒharpersbazaar.com






스타일링은 어디에나 있다


우리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인 스타일링. 스타일링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매일 아침 입을 옷을 고르는 이라면 누구나 스타일링을 하고 있는 셈. 다른 한편으로 브랜드와 셀럽들을 위한 패션 이미지를 만드는 전문 스타일리스트도 분명 존재한다. 이번 콘텐츠가 다루고자 하는 건 후자, 즉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세계이다.



ⓒelle.com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은 언제 탄생했을까?


기존에 있는 의류와 액서사리를 섞어 ‘스타일’이라는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 내는 스타일리스트. 패션쇼에 등장할 의상을 짜고, 셀러브리티의 의상을 결정하고, 광고 사진과 화보로 탄생할 이미지를 제작한다. 수많은 의상 중 어떤 의상이 사진과 영상을 통해 대중들의 뇌리를 사로잡을지를 결정하는 이 직업, 언제 탄생한 걸까?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의 역사는 198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패션 잡지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역할이 발전하면서부터다.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역할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잡지 제작 시장의 변화와 스타일링이라는 업무가 중요해지면서 스타일리스트도 직업으로 인정되는 과정을 거친 것. 당시 ‘스타일’이라는 단어가 표방하는 건 곧 자유와 개성이었다.



ⓒbeatchapter.com, ⓒi-d.co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커버 스타로 등장한 1980년 <THE FACE> 매거진 11월호, 1984년도에 발간된 영국의 i-D 매거진 커버.



패션은 결국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반영할 수 밖에 없듯, 1980년대 당시 영국은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전 총리의 집권 하에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었다. 그 반작용이었을까. 위계와 권위 중심의 의류 생산 시스템에 저항하는 길거리와 런던 클럽 신의 자유분방함은 더욱 번성하였으니. (한편, 당시 주류 패션 잡지들은 현실과는 괴리된 부르주아적인 경향이 강했는데.. 탑 모델들이 해외 휴양지로 떠나는 화보를 찍는다던지.. 그런 식이었다.)



ⓒbbc.com, ⓒbrandnewretro.ie



전설적인 스타일리스트의 탄생


스타일링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스타일리스트는 아니듯, 단순 스타일링이 아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남다름으로 패션계에 선구적인 족적을 남긴 이들이 존재했으니.



레이 페트리(Ray Petri)


최초의 스타일리스트라고 불리는 레이 페트리(Ray Petri). 그는 사진작가, 음악가, 모델, 예술가로 구성된 같은 생각을 가진 다문화 영국 집단 버팔로 컬렉티브(Buffalo Collective)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펑크 문화와 자신의 독특한 취향들로부터 서브컬처를 아우르며 ‘현대적 남성’을 창조했던 그가 남성 패션과 ‘정체성’에 끼친 영향은 상당하다.

특히 매거진의 커버를 장식한 그의 스타일링은 여전히 아이코닉한 작업으로 남아있는데, 이 잡지를 읽고 자란 디자이너 킴 존스(Kim Jones)는 Dior의 2024 Resort 컬렉션을 통해 레이 페트리에 대한 경외를 표했다.





새로운 남성성을 스타일링으로 제시하며 ‘게이는 여성적’이라는 스테레오 타입에 대항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 그 덕분에 버팔로 컬렉티브의 사진 작업은 80년대 게이 및 이성애자 남성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아래 매거진 커버 속 스커트를 입은 남성 옆으로 오렌지색 대문자 ‘BOLD’와 ‘NEW’라는 글자는 그 자체로 당시 레이 페트리의 존재감을 말해주는 듯하다.


ⓒyahoo.com


ⓒthemenissue.com ⓒyahoo.com




캐롤라인 베이커(Caroline Baker)


지금의 스트리트 패션을 만든 스타일리스트도 있다. 60년대의 잡지 <NOVA>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캐롤라인 베이커(Caroline Baker)다. 런웨이가 지배하는 트렌드가 아닌 개인의 스타일에 집중하며, 패션에서 규칙은 깨지라고 있는 것임을 몸소 보여줬으니. 전통적으로 남성복이었던 군복, 중고 의류를 커스텀 하여 여성에게 입히거나, 화려한 모피 코트를 부랑자 역할의 모델에게 입히는 등 반항적이고 도전적인 여성성을 새로이 제시했다.





처음 스포츠 웨어를 하이패션의 맥락에 가져온 것도 그녀다. 스타일리스트가 패션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전부터 디자이너들과 직접 협력해오며 작업에서 모델이 아닌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다양한 얼굴들을 쇼에서 만날 수 있게 했으니 말이다. 지금의 우리에겐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일이지만, 당시에는 분명 새로운 일이었다.



ⓒindependent.co.uk


ⓒindependent.co.uk



로타 볼코바(Lotta Volkova)


이 시대 쿨함의 기준이 된 스타일리스트가 있다. 바로 러시아 출신의 로타 볼코바(Lotta Volkova).


로타 볼코바(Lotta Volkova) ⓒinterviewmagazine.com



뎀나 바질리아의 VETEMENTS부터 BALENCIAGA 컬렉션의 핵심 멤버 그리고 고국인 러시아의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와 함께 작업했던 그녀의 남다름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러시아와 서양 문화 그리고 전 세계의 문화적 레퍼런스를 끌어오는데서 온다.



ⓒinterviewmagazine.com

로타 볼코바가 스타일링한 BALENCIAGA 2017 Spring Ad Campaign. 

ⓒfashionela.net

BALENCIAGA 2018 Campaign. 



인간의 어두운 면과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관심이 많아 늘 표면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탐구해 왔다고 밝힌 로타 볼코바. 어떤 것을 좋고, 나쁨으로 구분하는 특권적인 태도가 아닌,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흔히 좋은 취향이라고 말해지는 것이 정말 좋은 취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유럽 중심적인 취향을 타파하는 로타의 작업은 그런 것들에 질문을 던진다.



ⓒashlingmassoumi.com




나체의 사람들과 옷을 입은 모델들이 둘러앉아 촬영한 PRADA 2019 SS Special Campaign. 로타 볼코바는 이 캠페인 촬영을 위해 실제로 영국의 나체주의 공동체 사람들을 섭외했다고. 촬영 분위기는 굉장히 유쾌했다고. PRADA 캠페인 촬영에 나체주의 사람들과의 촬영이라니, 보통이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작업을 하는 로타. 과연 이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답다.



ⓒvk.com

PRADA Campaign 

ⓒdazeddigital.com

Jean Paul Gaultier 



모두가 다 하는 이야기를 해서는 승산이 없다. 자주 하는 생각이다. 인터뷰를 좀체 하지 않는 COMME des GARCONS의 레이 가와쿠보(Rei Kawakubo)도 2019 SS 쇼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이란 존재하지 않으니 개인적인 것을 해야 한다고. 탁월한 스타일리스트들은 자신만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비전과 의지를 가지고 등장해 우리가 옷을 입는 방식을 바꾸도록 영감을 준다.

A STAR IS BORN, 스타의 탄생. 그 뒤에는 스타일리스트의 탁월한 ‘스타일링’이 분명 한몫한다는 걸 지금까지 읽은 독자라면 알게 되었을 터. 이미지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라지만, 무심코 지나쳤다 다시 보게 만드는 강렬한 잔상의 이미지는 분명 있다. 그걸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자신만의 고유한 미감으로 옷을 재조합하는 스타일리스트의 감각이 당신에게 ‘제대로’ 도달했다는 증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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