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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Feb 14. 2024

요즘 20대는 무엇을 좋아할까?

고려대학교 패션 학회 <옷거리>를 통해 알아본 20대의 '진짜' 취향

Interview: 옷거리

요즘 20대의 취향



요즘 20대는 무엇을 좋아할까? 어떤 방식으로 취향을 굳혀나가고 있을까?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즐겨보는 SNS 채널, 그리고 나만의 패션 아이콘까지. 20대의 취향을 탐색하고자 8명을 붙잡고 물었다.





칸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instagram(@hystericglamour_tokyo)



제가 최근에 애정하고 있는 브랜드는 HYSTERIC GLAMOUR라는 일본 브랜드입니다. HYSTERIC GLAMOUR는 60~80년대 미국 팝, 락 문화를 기반으로 음악과 성적인 요소들을 결합해서 표현하는 독보적인 브랜드죠.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귀여우면서 타임리스.




나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 한 가지


퍼글러 키링, ⓒFuggler



저는 가방에 달린 큰 키링같은 사람입니다. 최근 디깅하던 도중 초록색 Fuggler 키링을 발견했어요. 왠지 저랑 닮은 것 같아 저장해놨어요. 제 취향에 딱 맞는 디자인이기도 하고요.




닮고싶은 아티스트, 나만의 패션 아이콘은?


한 사람을 꼽는다면, Hermès 버킨백의 주인공 제인 버킨(Jane Birkin)이요.
그녀가 버킨백을 거칠게 사용하거나, 무심하게 어깨에 걸쳐 맨 사진들을 본 적이 있는데, 버킨백이 가진 럭셔리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실용적이고 캐주얼한 면까지 보여준 것이 되게 인상 깊었어요.




닮고싶은 아티스트로 제인 버킨을 꼽았다. 경영학과 학생이 바라보는 버킨백 가격, 

이대로 괜찮은가?

요즘은 버킨백을 실제로 착용하기 위해 구매하기보다(물론 기꺼이 돈을 지불하겠다고 해도 손에 넣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거나 투자 명목으로 버킨백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실용적인 용도로 버킨백을 구매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칸툰님의 국적은 어떻게 되나?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20대 한국인의 패션은 어떤가?

저는 미얀마에서 온 경영학과 유학생입니다. 제가 한국에 온 지 벌써 4년이 지났어요. 돌아보면, 4년 전 한국의 패션은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취향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 같아요. 겁내지 않고. 그에 따라서 서브컬쳐로 불리던 스타일과 그런 옷들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주류화되고, 새로운 느낌의 브랜드들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박찬호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룩북ⓒEngineered Garments


매년 바뀌는 것 같지만 옷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끌리는 브랜드는 Engineered Garments입니다. 착용자를 고려한 섬세하고 실용적인 요소들이 있는 옷을 좋아하는데, 그런 제 취향과 가장 맞닿아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서 더욱 마음이 가네요.




자주 보는 SNS 계정 (인스타그램 or 유튜브)


ⓒInstagram(@edgyalbert)


패션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는 유튜브에서 코디나 세일 같은 주제를 다루는 정보 전달 영상들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요새는 인스타그램에서 패션 정보를 더 많이 얻는 거 같네요. 릴스는 재생시간이 짧다 보니, 크리에이터들이 취향을 더 도드라지게 보여주려고 한다는 점이 좋아요. 최근 자주 보는 계정은 @edgyalbert 라는 해외 크리에이터인데, 청바지나 셔츠 같은 단순한 아이템들을 제 취향으로 잘 코디해서 보면서 공부 많이 하는 피드에요.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시간이 지나도 안 질릴 것들을 찾아서”,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타임리스한 것들을 좋아해요.




취향이 잘 드러나는 아이템 한 가지?

말씀드렸듯 실용적인 디테일이 있는 아이템들을 좋아해서, 근 1년간 구입한 아이템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And Wander의 “Smart Briefcase”였어요. 디자인적으로는 조금 심심한 가방이긴 해요. 하지만, 빗속에 두어도 안에는 안 젖는 방수 기능에, 백팩, 서류 가방, 크로스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 덕분에 제일 마음에 드는 가방이 되었네요.


And Wander의 Smart BriefcaseⓒAnd Wander





닮고싶은 아티스트, 나만의 패션 아이콘은?

ⓒDior, ⓒGetty/Melodie Jeng


에이셉 라키(A$AP Rocky)요. 스타일을 닯고 싶다기보다는, 어떤 옷을 입어도 자기와 어울리게 만드는 태도랑 자신감이 늘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Dior 쇼의 레드 카펫에서 거리 위 파파라치 사진까지, 어느 상황에서나 “옷 잘 입는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센스가 닮고 싶네요.




고려대학교 패션 학회인 ‘옷거리’를 이끄는 학회장님이라고. 

본인이 학회원들 중 옷을 가장 잘 입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전혀요. 저보다 잘 입는 친구들이 훨씬 많아요. 오히려 후드티랑 스웻팬츠 같이 학회에 편하게 나온 적이 많아서, 옷 잘 입는 걸로 학회장을 뽑았다면 진작 탄핵되었을 것 같네요.









유진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넉넉하고 포근한 것들




나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 한 가지

Acne Studios의 머플러ⓒFeature



컨츄리한 느낌이 추가된 Acne Studios의 초록 체크 머플러. 흔하지 않은 디자인에, 흔하지 않은 제 최애 컬러인 초록색이여서 정말 좋아하는 아이템입니다.




유독 닮고싶은 나만의 패션 아이콘은?

프렌즈의 제니퍼 애니스톤, 프렌즈의 매튜 페리ⓒWarner Bros


레트로한 무드의 클래식 코디를 좋아해서 가장 좋아하는 미드 <프렌즈 (Friends)>에 등장하는 제니퍼 에니스톤(Jennifer Aniston)과 커트니 콕스(Courteney Cox)의 캐릭터가 저만의 패션 아이콘이에요.
전체적으로 미니멀하지만, 컨츄리적인 무드도 묻어나고 때로는 스포티한 느낌도 풍겨서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아웃핏은 언제든 참고할 수 있게 이미지로 저장하고요. 남성 배우들의 니트나 셔츠 혹은 코듀로이 바지 스타일링 같은 것도 많이 참고해요.
저는 넉넉하고 깔끔한 실루엣을 좋아하는데, 패션 취향과 삶의 취향이 좀 일치하는 것 같아요. 패션 외적으로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여유가 묻어나고, 편안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




프렌즈를 좋아한다고. 특히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는가?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챈들러가 모니카 몰래 프로포즈를 준비하는 에피소드였어요. 저도 함께 소리를 질렀죠. 프렌즈 내에서 가장 좋아한 커플이기도 했고, 늘 사랑을 두려워하던 챈들러가 그만큼 모니카에 대한 애정을 키웠다는 점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챈들러를 기다려준 모니카의 성숙함도 참 멋있었던 에피소드였죠.
나이가 들수록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시즌 1에서 로스의 아이가 분만실을 나와 프렌즈들을 처음으로 눈에 담은 순간입니다. 그 연출이 너무나 따뜻해서 볼 때마다 울컥하게 되는 것 같아요.


Friends 시즌 1 에피소드 23ⓒimdb.com



프렌즈의 레이첼이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내가 레이첼이라면 젠테스토어에서 어떤 아이템들을 구매할 것 같은가?


ⓒjentestore


레이첼의 세련된 취향으로, 과감한 파티룩을 준비한다면 이런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을까 상상해 봤습니다.









박상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좋아하는 스타일과 브랜드가 워낙 자주 바뀌는 편이라 하나를 콕 집어 말하긴 힘드네요. 한동안 Sasquatchfabrix라는 브랜드를 좋아해서 자주 찾아보고 구매하곤 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Camiel Fortgens라는 브랜드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절대로 적당히 해서는 안돼.”


커트 코베인, 차승ⓒBBC, ⓒVISLA




나만의 패션 아이콘은?

정말 좋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락스타가 딱 두 명 있어요. 첫 번째는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Kurt Cobain)입니다. 어릴 때부터 정-말 많이 좋아했어요. 너바나 음악도 엄청나게 많이 들었고, 공연 영상이나 관련 자료도 많이 찾아보면서 거의 공부를 했거든요. 외면으로나 내면으로나 가장 완벽한 락스타가 아닐까 싶어요.
다른 한 명은 노브레인의 기타리스트 차승우입니다. 너바나 음악을 처음 접하고 한참 나중에서야 노브레인의 초기 앨범을 접했는데, 충격적으로 좋았어요. 그 시절의 노브레인은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밴드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차승우 님은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음악적 휴지기를 갖고 계신데, 조만간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아티스트만 해도 둘 다 패션에도 엄청 신경 쓰신 분들인데, 옷 입는 걸 따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옷은 그냥 그때그때 입고 싶은 거 입어요.




너바나와 노브레인 최애곡은 무엇인가?

너바나는 ‘Sliver’라는 노래와 ‘All Apologies(MTV Unplugged)’라는 노래를 좋아하고, 노브레인은 ‘청춘 98’, ‘십대 정치’ 등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All Apologies’를 제외하면 다 좀 시끄럽고 빡센 노래들이지만, 제 취향이 좀 그렇습니다. 당연히 유명한 ‘Smells Like Teen Spirit’이나 ‘청년폭도맹진가’도 많이 듣습니다.




너바나와 노브레인을 아직까지 접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가장 먼저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는가?

잘 알려진 것들을 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이나 ‘Lithium’, 노브레인의 ‘청년폭도맹진가’나 ‘청춘 98’을 추천합니다. 또한, 라이브 영상을 보기를 원한다면, 너바나의 파라마운트 공연이나 MTV 언플러그드 공연, 그리고 노브레인의 2001년 쌈싸페를 추천합니다. 특히 2001년 쌈싸페에서의 차승우는 정말 멋져요.




나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 한 가지

퍼블릭비컨의 AIR.3 C3, ⓒ퍼블릭비컨

이런 걸 정말 못 고르는데, 가장 자주 착용하고 다니는 안경을 선택하겠습니다. 안경이 한 세 개 정도 있는데 가장 많이 착용하는 것은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퍼블릭비컨의 제품이에요. 좀 특이하면서도 의외로 범용성이 좋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자 제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현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NEEDLES. 아메카지, 시티보이 느낌의 코디를 매우 좋아하는데 해당 코디에 잘 맞는 핏이 나오는 브랜드라고 생각해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NEEDLES를 활용한 코디들을 찾아보면서 ‘저 사람들처럼 입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자주 보는 SNS 계정 (인스타그램 or 유튜브)

ⓒartart.today


인스타그램의 ‘아트아트’(@artart.today) 계정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재밌는 예술작품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업로드하는 계정인데 포스팅 양이 많아서 인스타그램에 들어갈 때마다 항상 피드를 도배하는 계정입니다. 굉장히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을 많이 소개해 줘서 ‘어떻게 이걸 보고 이런 생각을 할까?’라는 감탄을 매번 하면서 포스팅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크리에이티브한 편은 아니라서 창의력이 필요할 때마다 들리곤 합니다.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어딘가 재밌는 구석이 하나씩 있는 코디를 좋아합니다. 그 날 입은 착장에서 사소한 포인트가 하나라도 있거나 독특한 실루엣을 가진 아이템을 활용하는 것처럼 전체 코디 중 시선이 꽂히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나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 한 가지


리복X니들스 비트닉 목, ⓒStockX


Reebok X NEEDLES 비트닉 목은 너무 과하지 않은 포인트가 적절히 들어간 아이템이라고 생각해요. 이 제품은 평소에도 매우 즐겨 신는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차분한 블랙에 퍼플 컬러의 나비 자수들이 여럿 들어가 있어, 눈에 쉽게 띄진 않지만 자세히 보았을 때 이목을 끄는 효과가 있어요.




예술을 사랑하는 시티보이. 김현빈의 인터뷰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해보았다. 

제일 좋아하는 예술가 한 명을 알려달라.


ⓒInstagram(@gudim_public)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빠진 작가가 한 명이 있습니다. Anton Gudim(@gudim_public). 인스타그램에는 'yes, but' 시리즈를 업로드하고 있어요. 현실에서 마주하는 불편한 상황들을 위트 있게 포착해, 사람들의 행동에서 나오는 모순을 잘 표현하는 작품들입니다.









최진이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편안하고 깔끔하게. 자연스러운 무드를 좋아합니다. 평소에는 일상생활을 하거나 활동을 할 때는 착용감에 있어서 거슬리는 부분이 없는 룩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는 옷의 장식이나 주얼리보다는 컬러나 패턴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드레스업 할 때는 정말 드물지만, 그런 날과 아닌 날을 꼭 구분해서 입는 것 같습니다.




닮고싶은 아티스트, 나만의 패션 아이콘은?

마린 백트ⓒGetty Images


배우 마린 백트(Marine Vacth)의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몸을 타고 흐르는듯한 소재의 옷을 가장 잘 소화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편안한 무드의 일상복과 대조되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자켓류를 활용하여 드레스업하는 스타일링, 언제나 화장기 없는 얼굴과 오묘한 마스크, 부스스한 머리스타일 모두 아이코닉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녀가 착용하는 구두와 부츠는 언제나 클래식한 무드의 것들이라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자주 보는 SNS 계정 (인스타그램 or 유튜브)


ⓒInstagram(@laikacinema)


라이카시네마 계정(@laikacinema)을 가장 많이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영화 보는 것을 꽤 좋아해서 매주 업데이트되는 상영 시간표를 체크하고 있어요. 특히 특별 상영 작품들 소개를 눈여겨보는 편입니다. 일반 영화관에서 잘 상영하지 않는 예술 영화나 고전 영화들, 리마스터링 작품들은 대개 특별 상영으로 올라오고, 상영 기간이 짧기 때문에 업데이트 되는 게시물들을 늘 주시하고 있습니다.




영화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인생 영화 Top 3와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인생 영화가 너무 많아서 세 개만 정해서 이야기를 하자니 어려운 것 같아 비교적 최근에 다시 본 영화를 기준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에릭 로메르(Éric Rohmer)의 사계절 시리즈입니다(봄,여름,가을,겨울 이야기).


A Tale of Springtime(1990)ⓒIMDb

감독의 스타일을 중심으로 작품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라 에릭 로메르의 감독의 영화만 8편 이상 본 것 같습니다. 에릭 로메르 감독이 각본도 맡아 해서 그런지 봤던 모든 영화에서 받았던 한 가지 일관된 느낌은, 우리 삶이 흘러가는 방식과 같이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허구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사이처럼 풀어내는 독특한 방식이 신선하고, 일상적인 내용을 주제로 하면서도 대사에는 철학에 관한 사색이 잘 담겨있는 편이라 지나치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균형’의 매력이 있는 작품들입니다.

두 번째는 가장 최근에 빠진 감독의 작품인데요, 하마구치 류스케(Ryûsuke Hamaguchi) 감독의 <아사코(Asako)>입니다.


ⓒlanuitartificielle

<아사코(Asako)>를 처음 보고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스포가 될까 봐 모티프에 관한 이야기는 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구조가 플라톤적 사고방식으로부터 탈피하는 과정의 인간을 그리고 있어, 앞으로 나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 것인가 관해 영화를 보고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지막은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오펜하이머(Oppenheimer)>입니다.


ⓒIMDb


우리는 기술이라는 양날의 검을 어떻게 경각심을 갖고 볼 것인가와 더불어 이 시대의 과학자의 윤리 문제에 관한 한시적 답변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등 다양한 시사점을 참 우아하게 풀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시대에 울려야 하는 경종을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누구에게나 가까운 격언을 매개로 전달했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를 보면서, 보고 나오면서 연신 감탄만 했던 것 같습니다.








정재원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편하고 군더더기 없는 코디에 제 취향 한 스푼 얹는 것을 선호합니다. 오늘 입은 옷에 확신이 조금이라도 안 서면 하루 종일 불편한 기분이 들어서 옷을 고를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닮고싶은 아티스트, 나만의 패션 아이콘은?

ⓒPinterest


맥 밀러(Mac Miller)와 같은 편안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들을 지금도 좋아합니다.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잘 표현할 줄 아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서요.




특별히 좋아하는 맥 밀러의 노래는 무엇인가요?

저는 맥 밀러의 <Nikes On My Feet> 노래를 제일 많이 들은 거 같습니다.


해당 노래가 수록되어 있는 앨범 커버, 2010년 발매ⓒgenius.com


한창 맥 밀러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시기에 만든 노래들도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를 줬지만, 진짜 행복하게 음악을 만들었던 커리어 초창기의 앨범을 조금 더 선호해요. 당시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맥 밀러의 어리고 때 묻지 않은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영원히 청춘일 것 같고 행복할 것 같은 모습들이 뮤비에도 노래에도 느껴져서 더 찾는 것 같습니다.




나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 한 가지


Yeezy 500 슈퍼문, ⓒStockX


Yeezy 500 슈퍼문입니다. 제가 처음 구매했던 한정판 신발이여서 그런지 샀었던 신발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이제는 유행이 지났지만 지금도 꾸준히 신고 있는 신발 중 하나입니다. 신발 안에 다양한 소재가 있음에도 너무 튀지 않는 것이 특징이고 특히 스웨이드 소재가 신으면 때가 예쁘게 타서 부담 없이 신는 신발입니다.




요즘 관심가는 브랜드도 하나 꼽아주세요.

Rick Owens. 가죽 소재와 무채색을 잘 이용하는 브랜드로, Rick Owens 특유의 남성성을 따라 할 수 있는 브랜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입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도 소화하기는 조금 어렵다는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더 관심이 가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Rick Owens 2024 FWⓒhypebeast







신민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WACKO MARIA를 좋아합니다. 브랜드의 확실한 색과 마초적인 매력이 멋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나의 취향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과하진 않지만 평범하지 않은 것. 제가 생각하는 ‘과한’ 스타일은 누군가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입은 듯한 스타일이고, 그런 스타일은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평범하게 입기는 싫어서 유행과 너무 가까운 건 피하고 뚜렷한 색이 있는 브랜드들을 찾아보면서 제 나름의 특별함을 추구합니다.




나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 한 가지


WACKO MARIA의 오픈카라 셔츠ⓒWACKO MARIA



WACKO MARIA의 오픈카라 셔츠입니다. 앞면에 세로로 들어간 퍼플 배색이 귀여운 것 같아요. 색감 때문에 조금 튀어서 자주는 안 입지만 원단도 굉장히 부드럽고 WACKO MARIA 옷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나는 아이템이라 입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WACKO MARIA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시즌은 언제

사실 WACKO MARIA가 시즌마다 출시하는 아이템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한 시즌을 고르긴 힘들지만, 가장 최근 시즌인 23 fw가 멋있었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이나 건물 옥상 등의 배경이 룩북에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 그 외에 제품이나 스타일링, 출연하는 모델 등은 항상 비슷해서 특별하다고 할만한 부분은 없지만요.

이런 일관된 색을 보여준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WACKO MARIA의 멋있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해요. 다른 이야기긴 한데 한 가지 첨언한다면 WACKO MARIA가 마초적인 브랜드라는 것과 상반되게 여성 모델이 입었을 때도 멋있는 브랜드인 것 같아요.


WACKO MARIA 2023 FWⓒFullress




일어일문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라고. 그럼 일본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된 게 먼저인가, 일본어에 관심을 갖게된 게 먼저인가?

일본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크게 오래되지 않아서 일본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게 먼저입니다. 사실 원래는 제가 일어일문 전공인 것과 일본 브랜드들을 좋아하는 게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 전공이 일어일문이라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익숙해지고,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일본의 패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WACKO MARIA 창립자 모리 아츠히코를 만난다면 일본어로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말은? 인사 제외

韓国にワコマリアの店舗を構えてください。”한국에 WACKO MARIA 매장을 내주세요”라는 뜻입니다. 한국에는 WACKO MARIA 공식 매장도 없고, 제품을 취급하는 편집샵도 적은 게 항상 아쉬웠어서 공식 매장이 생겨서 한국에서 더 다양한 WACKO MARIA 옷들을 실제로 보고 싶은 제 욕심이 담긴 말을 건네고 싶네요. 물론 한국에서 약간은 마이너한 브랜드라 근시일내 실현될 가능성은 적을 것 같지만요.


WACKO MARIA 창립자 모리 아츠히코 ⓒHypebeast






오늘은 저마다의 세계에서 각자의 고유한 취향을 쌓아나가는 고려대학교 옷거리 학회원이자 청춘의 한 중간에 서있는 여덟 명을 만나보았습니다. 이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 결국 취향에는 좋고 나쁨의 척도 따위는 무의미하다는 것, 오직 다름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었는데요. 젠테스토어는 당신의 모든 취향을 지지합니다.



Published by jente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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