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Eyewear for Everyday
6 Eyewear for Everyday
에디터가 선택한 아이웨어 6종 리뷰
나는 안경을 싫어했다. 안경이 무척 안 어울리는 얼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우연히 안경 디자이너 친구 M의 회사 쇼룸을 방문하게 되어 여러 가지 제품을 착용할 기회가 생겼다. 그러다 내 얼굴의 모든 단점을 보완해 주는 기특한 안경을 발견했다. 그동안 내가 몹시 못생긴 안경만을 써와서 안경을 싫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 당신도 그러지 않았는가? '난 안경이 안 어울리는데…'하며 좌절하고 있었다면 그건 아직 당신에게 꼭 맞는 안경을 찾지 못해서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안경을 쓴 모습이 싫어 외출 시에는 렌즈만 고집했다면, 이젠 안경과 당당히 일상을 함께한다. 이만큼 난 안경을 좋아하게 되었다. 틈만 나면 안경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경이 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사심을 가득 담은 이 콘텐츠를 준비하면서 안경 디자이너 친구에게 집요하게 안경에 대해 물어봤다. 심지어 친구 휴무 날까지도 궁금한 점을 알려달라 괴롭히며 탄생한 이 콘텐츠. 그러니 이건 믿고 봐도 좋겠다. 에디터가 엄선한 여섯 가지 안경의 자세한 리뷰에 앞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안경의 구조를 먼저 짚고 넘어가자. (안경 박사 내 친구 M 고마워.)
안경의 템플을 열어 안쪽을 자세히 본 적이 있나? 섬세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본 적 있을 50□18 140 같은 숫자는 해독이 필요한 암호가 아니다. 안경의 사이즈를 알려주는 친절한 지표다.
50□18 140의 표기는 렌즈의 가로 길이 50mm, 렌즈 사이의 거리 18mm, 그리고 템플에서 팁까지의 거리가 140mm라는 뜻이다. 중간의 사각형 박스는 국제표준화 기구(ISO)의 규약으로 ‘박싱 시스템’을 따랐다는 뜻이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안경을 찾았다면 템플을 펼쳐 이 크기를 기준 삼아도 좋겠다. 자, 이제 안경의 기본 구조를 습득했으니, 본격적으로 아이웨어의 세계로 빠져보자.
타원형의 림 라인이 오직 눈을 강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MIU MIU의 리가드 로고 하바나 프레임 안경을 첫 번째 아이템으로 소개한다. MIU MIU 2023 FW 컬렉션에서부터 전 세계 멋쟁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경. 괴짜 같아 보이면서도 시크해 보이는 것이 긱시크를 널리 알리는 데 한몫한 것이 외관에서부터 느껴진다. MIU MIU의 시그니처 핑크 컬러의 벨벳 소재 안경집과 파우치까지 함께 증정하는데, 부속품까지 신경 쓴 사랑스러움에 반할 전 세계의 소녀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
기본 블랙도 있지만 에디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근본 레오파드 무늬. 공식적으로는 ‘Honey Tortoiseshell’이라 부르는 이 컬러의 안경을 쓴 본인을 상상해 보아라. 추워지는 계절, 질질 끌리기 직전의 긴 코트를 입고 가벼운 코튼 에코백에 좋아하는 책 하나 달랑 넣고 리가드로 마무리해 준다면, 당신의 엉뚱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을 것.
⦁ 사이즈: 50□18 140mm
⦁ 정면 너비: 134mm
⦁ 림: 타원형 쉐입으로 아세테이트 소재의 뿔테
⦁ 렌즈: 블루라이트 차단, 100% UV 흡수
⦁ 로고: 힌지에 로고 금속 장식, 왼쪽 안경 렌즈 상단 곡을 따라 로고
⦁ 생산지: 이탈리아
에디터 한 줄 평
에디터 J: 복잡한 것을 심플하게 풀어낸 안경. 머릿속이 복잡할 때 이 안경을 써보자.
에디터 Y: 왜 유행했는지 단번에 이해가 된 아이템. 지금 사도 절대 늦은 게 아닌 것 같다.
에디터 S: 레오파드 아이웨어 하나만으로 시크함 탑재.
에디터 H: 이 녀석 생각보다 나한테 잘 어울리잖아?
독일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브랜드, MYKITA의 ARLO 더블 브릿지 안경을 소개한다. 마치 공군 조종사 선글라스와 닮아있는 안경. 처음 이 안경을 들었을 때, 깃털 같은 가벼움에 놀랐다. 두 번째로 신선했던 부분은 MYKITA 안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힌지와 노즈 암 부분이다. 수작업 흔적이 느껴지는 나선형 힌지와 나사 없이 완성된 S자 모양 노즈 암. 덜어낼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제거해 극도의 가벼움을 완성한 게 아닐까.
안경이 부드럽게 여닫히지는 않으나 절대 쉽게 부러질 것 같지 않은 용수철 같은 탄성을 지니고 있다. 재활용 페트로 만들어진 빅 사이즈 안경닦이가 함께 내장되어 있는데 가로가 무려 28.3cm. A4용지 세로 길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 안경닦이의 사이즈감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이즈: 51□19 145mm
⦁ 정면 너비: : 135 mm
⦁ 림: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육각형 쉐입의 메탈테
⦁ 브릿지: 에비에이터 안경 같은 투 브릿지 형태
⦁ 노즈 패드: 반투명 실리콘 패드
⦁ 노즈 암: S자 모양의 노즈 암이 노즈 패드를 감싸고 있음
⦁ 템플 & 팁: 스테인리스 소재의 템플을 아세테이트가 감싸고 있는 형식
⦁ 생산지: 베를린(Hand Crafted)
에디터 한 줄 평
에디터 J: 지적인 분위기 연출에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다줄 안경.
에디터 Y: 처음에는 장난감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착용해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에디터 S: 차갑고 얇은 실버테, 사진상으로도 느껴지는 가벼움과 시원함.
에디터 H: 혁신과 정교함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힌지를 꼭 관찰하시길.
CHANEL CH3420 로고 템플 스퀘어 안경
옆집 사는 초등학생이 올해 LVMH 프라이즈 수상자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CHANEL 정도는 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CHANEL은 CHANEL이라는 브랜드명으로 통한다. ‘오, 저거 CHANEL이구나’. 아이코닉한 심볼이 템플 시작점에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로 붙어있다. 더군다나 블랙 컬러의 캣츠아이 뿔테 안경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이 안경을 실제로 받아봤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포인트 중 하나는 고퀄리티 안경집이었다. 맨질맨질 광택감이 느껴지는 가죽 소재에 CHANEL의 상징적인 퀼팅 소재가 만나니 미니 백 부럽지 않더라.
⦁ 사이즈: 52□16 140mm
⦁ 정면 너비: 134mm
⦁ 림: 캣츠아이 형태의 엎어진 사다리꼴 쉐입의 블랙 뿔테
⦁ 렌즈: 데모 렌즈로 실제 착용 시 교환 필요
⦁ 로고: 템플 시작점에 디테일한 금속 로고 장식, 왼쪽 렌즈 하단 블랙 로고 프린팅
⦁ 생산지: 이탈리아
에디터 한 줄 평
에디터 J: 누군가와 줄곧 눈 맞추고 싶어지는 안경.
에디터 Y: 이걸 쓰는 순간 코코 샤넬(Coco Chanel)의 지성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에디터 S: 너랑 옆으로만 대화할래. 반짝이는 CHANEL 참으로 모두의 시선을 강탈해 보자.
에디터 H: 영원한 강아지상에서 탈피하고 싶다면 도도한 캣츠아이 안경을 장착하라!
JACQUEMUS는 가방도 잘하고 마케팅도 잘하지만, 요즘엔 아이웨어에도 진심인 모양새다. JACQUEMUS에서 지금(2024년 8월 기준) 23가지 종류의 선글라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그중에서 미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아이템을 데려왔다.
파워에이드를 꽝꽝 얼리면 이런 색깔일까, 선글라스의 청량한 색감이 시선을 먼저 사로잡는다. JACQUEMUS가 요즘 주력으로 밀고 있는 맑은 블루 컬러다. 그런데 진짜 포인트는 바로 금색 팁에 있다. 블루랑 골드라니. 일단 색 조합이 100점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니 팁에 구멍이 뚫려있었다. 신선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양쪽 구멍 모양이 다르다는 거다. 오른쪽은 원, 왼쪽은 사각형. 멀리서 보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디테일까지 챙긴 안경이다. 패션은 결국 자기만족이라고 하지 않던가. 안경과 나, 둘만이 아는 비밀을 간직한 상황 자체만으로 쓸 때마다 히죽히죽 웃음이 날 것이다.
⦁ 사이즈: 55□17 135mm
⦁ 정면 너비: 140 mm
⦁ 림: 각이 살짝 들어간 타원형 쉐입의 뿔테
⦁ 브릿지: 브릿지가 좁고 두꺼우며 입체감이 느껴지는 구조
⦁ 팁: 좌우 비대칭을 띄고 있는 팁 끝부분의 왼쪽에는 사각형, 오른쪽은 원형으로 되어있음
⦁ 로고: 템플 시작점에 금속 로고, 팁 끝 음각 로고
⦁ 생산지: 일본
에디터 한 줄 평
에디터 J: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눈으로 흠뻑 머금기.
에디터 Y: 버터 옐로우 컬러 안경닦이를 보고 나서 나는 JACQUEMUS 아이웨어에 홀딱 넘어갔다.
에디터 S: 프랑스 남부의 향이 가득 담긴 선글라스.
에디터 H: 캔버스 천 소재의 복조리 형식 안경집 내부가 침대처럼 아늑하고 폭신하다. 선글라스가 다칠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구조적이고 묵직한 첫인상을 가진 CELINE의 선글라스를 소개한다. 세상에 많고 많은 브랜드의 안경이 있지만 이번 콘텐츠를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뜯어본 결과, CELINE 아이웨어가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일찍이 알아본 팀원 한 명이 최근 CELINE 아이웨어를 새로 구매했다. 이 사실만으로도 CELINE이 아이웨어 맛집인 것은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은 필요 없다고 본다.
육각형의 렌즈가 부담스러운 인상을 주지는 않을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적당한 림의 두께가 렌즈와의 비율이 좋으며, 살짝 두꺼운 엔드 피스와 브릿지는 이 선글라스에 무게감을 부여한다. 묵직한 첫인상이 어디서 오나 했더니 좌우 균형을 잘 잡아주는 엔드 피스에 있었다. 평소 몇 가지 소지품을 넣고 매고 다녀도 손색없을 브라운 컬러에 화이트 스티치가 만나 세련된 미니 안경 가방을 함께 증정한다.
⦁ 사이즈: 54□16 135mm
⦁ 정면 너비: 142 mm
⦁ 림: 타원형에 가까운 육각형 쉐입의 메탈테
⦁ 노즈 패드: CELINE 음각 각인이 되어 있는 메탈 소재 패드 위에 실리콘 패드가 덧대어진 형식
⦁ 엔드 피스: 두께감이 느껴질 정도로 볼드하며 구조적인 디자인
⦁ 템플 & 팁: 메탈 소재의 템플과 검정 아세테이트 소재의 팁
⦁ 로고: 템플 시작점에 메탈릭 양각 로고
⦁ 생산지: 이탈리아
에디터 한 줄 평
에디터 J: 내리쬐는 햇볕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에디터 Y: 1972년 개봉작 <대부> 주인공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가 떠올랐다.
에디터 S: 젠지(Gen Z)라면 포기할 수 없는 레트로 프레임.
에디터 H: 시크함을 더해주는 견고한 실버 템플이 가장 마음에 든다.
주인공은 늘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Chrome Hearts 제품마다 어느 정도 편차가 존재하겠지만, 일단 디테일에 진심이라는 건 모든 제품의 공통점일 것이다. 주얼리를 통해서도 한 차례 느낀 바가 있었지만, 안경은 그것보다 더 한 느낌이었다. 한 마디로 Chrome Hearts는 안경 변태다.
렌즈랑 코 받침을 육각형 볼트로 연결했는데, 그 작디작은 볼트에도 미세하게 크롬하츠 로고 문양이 새겨져 있다. 렌즈의 사이즈를 알 수 있는 데모 렌즈 하나와 안경 제작할 때 쓰인 볼트와 너트를 추가로 넣어주었다. 지극 정성이다. 그렇다고 보이는 것만 중요시했을까? 그건 절대 아니다. 아이웨어로서 제 기능까지 갖췄으니까. 앞서 소개한 MYKITA 안경만큼이나 힌지가 굉장히 유연해서 템플이 상당히 와이드하게 벌어진다. 그러니 착용자 얼굴 폭에 안경을 맞출 수 있다는 것. 얼굴이 커서 온라인 안경 쇼핑을 즐기지 못했던 모든 이들에게 Chrome Hearts 제품을 진지하게 추천한다. 물론 얼굴이 작아도 문제없다.
⦁ 사이즈: 54□21 146mm
⦁ 정면 너비: 144mm
⦁ 림: 옆으로 길쭉한 형태의 무테
⦁ 렌즈: 블랙 렌즈로 윗부분이 어둡고 아래로 갈수록 점차 밝아지는 그라데이션 렌즈, ZEISS 렌즈 사용
⦁ 브릿지: 렌즈와 노즈 패드를 육각형 볼트로 연결된 독특한 구조
⦁ 엔드 피스: 브릿지와 이어지는 디자인
⦁ 노즈 패드: 심볼 문양과 영문 로고가 인쇄로 새겨져 있는 메탈릭한 노즈 패드
⦁ 템플 & 팁: 템플 시작점에 시그니처 장식이 있으며 팁 안쪽에 미끄럼방지 부착
⦁ 로고: 오른쪽 렌즈 상단에 영문 로고가 작게 프린팅, 곳곳에 크롬하츠 심볼이 새겨져 있음
⦁ 생산지: 일본
에디터 한 줄 평
에디터 J: 섬세한 은세공이 주는 희열을 맛보고 싶다면.
에디터 Y: 안경, 안경집, 안경닦이에서 흘러넘치는 Chrome Hearts의 영역 표시.
에디터 S: 정교한 앤드 피스와 브릿지에서 단번에 느껴지는 고급스러움.
에디터 H: 숨바꼭질의 술래가 되어 여기저기 숨어있는 Chrome Hearts의 심볼을 하나하나 찾아보시길.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