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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Aug 30. 2024

손가락으로 음악과 영혼을 만져요

Interview: UNBORN SOUNDS


Interview: UNBORN SOUNDS
손가락으로 음악과 영혼을 만져요








클러빙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알 거예요. DJ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들끓는 에너지 속에서 흐트러짐 없이 음악에 몰두한 DJ는 터치 몇 번으로 관객들을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킵니다. 이들은 하나의 거대한 몸집이 되어 함께 움직이고 춤을 춥니다. 오로지 사운드만으로 관객에게 환희를 안겨주는 주술사, DJ. 오늘은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디제잉 팀 UNBORN SOUNDS를 만나 음악과 취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FAKEDEEPLEE




Q1.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필살기 옷이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아직도 디제잉 할 때 많이 긴장하고, 또 되게 설레요. 제 생각과 에너지를 완벽하게 디제잉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대체로 후드티를 입고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그 위에 헤드폰을 얹은 상태로 플레이합니다.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요.



Q2.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하면서 음악에 발을 들이게 되었어요. 2018년에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클럽에서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주제로 사진과 영상을 찍고 제 작업으로 전시회를 열었어요. 클럽에서 많은 아티스트를 만나게 됐고, 그들의 앨범 커버 사진과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죠.
그러다 코로나가 시작됐을 무렵부터 진지하게 디제잉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대학에서 캠퍼스 DJ로 활동하면서 대학 파티에서 디제잉을 했고요. 저는 항상 음악 분야에서 일하게 될 거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Q3. 수많은 나라 중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학부 때는 영화와 인류학을 전공했고 언더그라운드 유스 컬처와 한국 영화를 중점으로 공부했어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1년간 연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고 2018년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어요.
처음에는 영화가 저를 한국으로 이끌었지만, 이제는 음악이 제가 여기 머무는 이유가 되었어요.



Q4.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 표현은 무엇인가요?
‘빡세다.’ 단어 하나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너무 흥미로워요. 그리고 발음할 때 강하게 들리는 것도 좋고요. 저는 ‘빡센’ 게 좋아요.






Q5. 무더운 8월 양양 바닷가 앞에 새로 생긴 클럽에서 음악을 틀게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당신은 어떤 옷을 입을 건가요?
머리는 깔끔한 번 스타일. 상의는 검은색 크롭 후디를 선택할게요. 하의는 밑단을 두 번 접어 올린 하이웨이스트 그린 벌룬 팬츠. 마지막으로 회색 크루 삭스와 흰색 반스를 신어 아웃핏을 완성하겠습니다.



Q6. 옷을 잘 입는 아티스트는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그의 스타일은 세련되면서도 독특하고 깔끔해요. 동시에 다양한 스타일과 문화를 소화하는 능력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Q7.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내 최애 곡은?
Kanye West - ‘Can’t Tell Me Nothing’
Coldplay - ‘Clocks’
Chief Keef - ‘Citgo’






Q8. 컬렉션에 음악을 틀 수 있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건가요?
JIL SANDER. 제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이고, 추상적인 개념과 아이디어를 미니멀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좋아요. 재밌고 실험적이고 꽤 도전적인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Telfar를 위해서도 플레이하고 싶어요. 브랜드가 문화에 중요성을 두면서도 표현력 있고, 당당하고, 강렬하다는 점이 저와 이념적으로 잘 맞는다고 느껴요.



Q9. 나만의 음악 철학이 있나요?
디제잉 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은 많지만, 규칙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단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내가 지금 플레이하고 있는 음악을 좋아해야 한다는 거예요. 다만, 특정 스타일이나 장르로 공연을 요청 받으면 그 장르 안에서 저만의 개성과 색깔을 찾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Q10. 가장 최근에 검색한 것과 가장 최근에 산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구글에서 검색한 것은 ‘바나나 브레드 레시피’였고, 마지막으로 구매한 것은 검은색 로퍼와 빈티지 Puma 일본 축구 골키퍼 저지였어요.



Q11. 줄 이어폰 vs 블루투스 이어폰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요?
유선 헤드폰을 선호해요. 음악에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좋고, 블루투스로 인한 소리 압축 없이 음질이 훨씬 더 좋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AUS10




Q1.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필살기 옷이 있는지 궁금해요.
필살기 옷은 없지만 필살기 아이템은 있습니다. 오늘도 들고 나온 UNBORN SOCIETY의 트럭커 캡이요.



Q2.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외삼촌이 샌프랜시스코(San Francisco)에서 활동하는 디제이셨어요. 그게 영향이 좀 컸던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도 삼촌 덕분에 20~30대에 음악 취향이 (취향은 객관적인 게 아니지만) 아주 좋아졌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 제가 어릴 때부터 거실에서 다양한 음악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었고요. 여러모로 가족한테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한국에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건 2017년부터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해외 디제이들을 보러 이태원 SOAP에 매주 놀러 가 서울 디제이들도 만나고, 저한테 디제잉을 가르쳐준 7ip7o3도 만났어요. 그곳에서 저한테 아무런 댓가 없이 기회를 준 고마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게 없었더라면 저는 지금도 여전히 집에서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만 듣고 있을 듯 하네요...



Q3. 수많은 나라 중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서울에서의 삶은 어떤가요?
여기 온 지 정말 오래돼서 이제 거의 전생 같지만, 대학교 때 국제경영을 전공했어요. 저희 학교 국제경영과는 졸업하려면 필수로 교환학생을 다녀와야 하는 조건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게임을 통해서 한국 문화를 접해서 미국 사람 입장에서 사람들이 주로 갔던 일본이나 익숙한 영어권 대신에 한국으로 가기로 결심했어요. 그게 벌써 2012년입니다.
10년 전에도 서울이 좋았지만, 지금은 서울에서의 삶이 더 편해진 것 같아요. 다른 도시엔 있는데 서울에 없는 게 있나요? 요즘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Q4.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 표현이나 단어는 무엇인가요?
‘가’가 참 좋은 것 같아요. 글자가 하나인데 단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아요. “가~” “가.” “가?” “가자.” “가자!!” “갔어” 지금 이걸 읽으시는 분들이 저와 똑같이 읽는 분들도 많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읽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사투리까지 들어가면 ‘가’의 다른 차원으로 가기도 하고요.







Q5. 무더운 8월 양양 바닷가 앞에 새로 생긴 클럽에서 음악을 틀게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당신은 어떤 옷을 입을 건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서울 디제이 사이에서 검은색 나시만 입는 게 유행입니다. 오늘도 저는 흰 티 안에 검은색 나시를 입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머리를 묶고 바다니까 나시 입고 갈 것 같아요. 수영 바지 입고요.



Q6. 옷을 잘 입는 아티스트는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일단 저는 아니에요. 옷을 이렇게 입으면서 다른 사람 패션을 판단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가 2001년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옷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브리트니라고 할게요.



ⓒPage Six




Q7. 음악과 관련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2023년에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내한했을 때 비공식 애프터 파티 공연에서 제가 우연히 백업 디제이를 맡게 됐었는데, 그때 그런 무대가 익숙하지 않아 좀 크게 실수했어요. 이제 브루노 마스의 노래 들을 때마다 고통을 느낍니다. 그래도 디제잉 할 때 가끔 틀어요. 영원히 고통 속에서 살지 않으려고…



Q8.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내 최애 곡은?
Michael Jackson- ‘Get on the Floor’ 아니면 Burial - ‘D2 Unite’.
어릴 때 제 첫 CD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었어요. CD 플레이어를 들고 하루종일 마이클 들었던 기억 납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전자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Tiesto 같은 테크노/트랜스 디제이를 주로 듣고 있었는데, 영국 프로듀서인 Burial는 친구 추천으로 처음 접했어요. 그 사람은 2000년대 초중반 그 시대 최악의 음악 작곡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대요. 꼭 나쁜 의미로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좀 음악에 반영되는 것 같아요. 심플하고 조금 러프해요. 그래서 그런지 그때의 시점에서 노래를 들어보면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신기했어요. 어쩌면 제가 비전통적인 음악 장르를 좋아하게 될 수 있었던 계기가 Burial이었던 것 같아요



Q9. 컬렉션에 음악을 틀 수 있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건가요?
이미 유명한 브랜드보다는 로컬 브랜드나 친구가 하는 브랜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게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10. 나만의 음악 철학이 있나요?
공연하는 환경에 따라 거의 100%로 달라지는 것 같아요. 힙합 같은 경우는 요즘 나오는 노래가 대부분 리듬이나 멜로디가 강하지 않아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은 노래라고 생각해도 클럽에 있는 사람들이 모르면 트는 게 소용없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그리고 요즘 우리 모두 다 집중력이 계속 짧아지고 있다 보니 믹싱을 빠르게 하는게 좋아요. 거기서 제 문제는 믹싱 같은 기술적인 건 제 장점이 아니라는 거예요. 매번 다들 아는 노래만 빠르게 틀 거면 그냥 더 실력이 좋은 DJ가 제 자리를 대신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억지로라도 제가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는 덜 알려진 트랙을 최대한 많이 틀려고 해요. 밸런스 게임 같은 거죠.





Q11. 가장 최근에 검색한 것과 가장 최근에 산 것은 무엇인가요?
마지막으로 구글링한 거는 영어 문법이네요…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10년이나 생활하다 보니 요즘 완벽한 0개 국어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거든요. 먹는 것과 교통비 외에 마지막으로 산 건 클럽 링(Ring) 입장료 낸 거네요.



Q12. 줄 이어폰 vs 블루투스 이어폰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요?
에어팟 이름을 제 전화번호 그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이나 도난을 당했습니다. 불가피하게 지금까지도 GS25 편의점에서 산 유선 이어폰을 쓰고 있습니다.




ARNOLD





Q1. 공연하기 전에 꼭 하는 행동이 있나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 먼저 분위기를 파악하려고 해요. 그런 다음 그 분위기에 맞는 몇 곡을 머릿속으로 빠르게 정리하고, 그 뒤는 즉흥적으로 제 감에 믿고 맡겨요.



Q2.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찾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내가 저 사람보단 잘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재능이 있는 걸 수도 있다고요. 친구들이랑 클럽이나 파티에 갈 때마다 DJ들이 똑같은 플레이리스트를 틀고있어서 늘 불만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직접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라디오 힙합, EDM, 또는 테크노만 들을 수 있었어요. 저는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여기서 들은 자란 사운드를 한국의 음악 씬에 소개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죠.



Q3. 수많은 나라 중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2018년에 애틀랜타에서 교환학생으로 서울에 처음 왔고, 1년 동안 고려대학교에서 공부했어요. 그 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고려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서울로 다시 이사 왔습니다.



Q4. 가장 좋아하는 한글 단어는 무엇인가요?
‘알았어.’ 제가 아마 처음으로 배운 단어 중 하나일 것입니다.






Q5. 무더운 8월 양양 바닷가 앞에 새로 생긴 클럽에서 음악을 틀게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당신은 어떤 옷을 입을 건가요?
UNBORN SOCIETY 흰색 로고 티셔츠, 트러커 캡, 메신저 백, 메쉬 쇼츠, 선글라스, Yeezy 슬라이드.



Q6. 앞서 오스틴도 UNBORN SOCIETY 캡을 꼭 쓴다고 했는데, UNBORN SOUNDS에서 운영하는 브랜드인가요?
UNBORN SOCIETY는 제가 지금 디렉팅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의류 디자인부터 캠페인 촬영 전반의 것을 담당하고 있어요. UNBORN SOUNDS와 뿌리는 같이 하지만, 사실상 거의 독립해서 운영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현재는 국내 편집샵 몇 곳에 입점해 있고 조만간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UNBORN SOCIETY 캠페인 컷 ⓒUNBORNSOCIETY 인스타그램



Q7. 옷을 잘 입는 아티스트는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무조건 Andre 3000. 한국에서는 CAMO. 왜냐면 제가 주로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Andre 3000 ⓒvogue




Q8.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내 최애 곡은 무엇인가요?
어릴 때 듣던 노래가 정말 많지만,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Famous Dex라서 Famous Dex - ‘Glock’을 꼽을게요. 이 곡을 틀기만 해도 고등학교 때 좋았던 추억이 막 떠올라요.



Q9. 컬렉션에 음악을 틀 수 있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건가요?
Telfar 아니면 UNDERCOVER.



Q10. 아놀드만의 음악 철학이 있는지 궁금해요.

디제잉은 발견의 여정이에요. DJ로서 어느 정도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곡으로 관객을 만족시켜야 하지만, 제1 원칙은 관객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의 안내자가 되는 거예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듣지 못할 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아웃핏 포인트가 주얼리라며 반지를 자랑하고 있는 아놀드.




Q11. 가장 최근에 검색한 것과 가장 최근에 산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제 휴대폰에서 구글로 검색한 건 서울에서 제 고향 아비장(Abidjan)까지의 항공편이었어요. 1월에 가족 모임을 계획하고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구매한 것은 쿠팡에서 아스파라거스와 스테이크였어요.



Q12. 줄 이어폰 vs 블루투스 이어폰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요?
고민할 여지도 없이 줄 이어폰.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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