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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방울방울 2편 (미샤 버튼, 데본 아오키)

Trends: Nostalgia

Trend: Nostalgia

추억은 방울방울




누구나 잊지 못할 기억 하나쯤은 있는 법. 향수, 즉 '과거에 대한 동경'을 뜻하는 노스탤지어(Nostalgia)가 2023년 패션 트렌드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럭셔리 빈티지의 제왕


2023년의 인간 샤넬이 제니라면, 20년 전엔 미샤 바튼(Mischa Barton)이 있었다. 영국 출신이지만,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하이틴 드라마 The O.C.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스타덤에 오른 미샤. 그녀의 알아주는 CHANEL 사랑은 파파라치를 통해 익히 증명되었다. 당신이 만약 CHANEL 백의 역사를 탐구하고 싶다면, 그녀의 일상 패션 검색은 필수 코스. 어느 룩에나 CHANEL 백이 함께 있을 테니 말이다.


미드 THE O.C.에서 주연을 맡은 미샤 버튼


©weheartit.com



청춘스타답게 발랄한 느낌이 가득한 그녀의 착장은 Y2K 트렌드의 영향 덕분인지, 지금 봐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세련되고 러블리하다. 샤넬 트위드에 로우 라이즈 데님을 입은 모습이나, 미니 드레스에 플랫슈즈를 매칭한 룩은 그중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 봄날의 데이트 룩이나 피크닉 룩에 대한 영감이 간절하다면, 이런 미샤 버튼의 스타일을 참고해 보는 건 어떨까?



©nylon.com, ©vogue.co.uk






나쁜 여자들의 룩, 인디 슬리즈


Y2K의 다음 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인디 슬리즈(Indie Sleaze). 이는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 이어진 트렌드로 80년대의 맥시멀리즘과 그런지 스타일이 뒤섞인, 다소 혼란스러운 느낌의 룩이다. 록 음악과 파티 문화, 쾌락주의 등과 뗄 수 없는 관계의 인디 슬리즈 스타일은 루즈한 핏의 티셔츠와 레더 재킷, 부츠 등으로 퇴폐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 매력. 말 그대로 '나쁜 여자'들의 패션이다.



©wmagazine.com



2023년의 CELINE는 이러한 인디 슬리즈의 특징을 재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장에서 흘러나오는 록스타들의 목소리에 맞춰 리드미컬한 위킹을 선보이는 모델들의 모습은 장대한 록 페스티벌 현장을 떠올리게 할 정도.



©heimpression.com



착실한 예습을 위해 우리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그 시절 인디 슬리즈의 정수를 보여주었던 배우 테일러 맘슨(Taylor Momsen)과 린지 로한(Lindsay Lohan), 시에나 밀러(Sienna Miller)의 룩으로 말이다.


스모키 아이를 가미한 퇴폐의 미학은 그 시절 청춘들의 흥미로운 일탈을 상상하게 만든다. 오직 패션 만으로 이처럼 자유롭고 쿨한 느낌의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다니!



©i-d.vice.com, ©vogu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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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에 귀여움 한 스푼


문화에서도, 패션에서도. 우리 주변엔 항상 펑크(Punk)가 있었다. 트위기(Twiggy) 이후로 가장 핫한 숏컷 모델인 아기네스 딘(Agyness Deyn)은 2000년대 런웨이와 캠페인에 자주 등장했던 탑 모델. 또한 무엇보다 더 대중의 큰 반응을 이끌어냈던 건, 걸리쉬한 펑크스타일의 그녀의 일상 패션이다. 어딘지 모르게 과격해 보이고, 위험해 보이던 느낌의 펑크 룩에 자신만의 느낌으로 변주를 준 것이 착장의 포인트.


©vogue.co.uk



아기네스의 착장은 레더 팬츠와 체크 프린트, 프린트 티셔츠와 같이 기본적인 펑크 룩에 충실하면서도 강렬한 컬러와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어 본연의 개성을 유지했다. 약간의 아이템을 첨가하는 것만으로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게 매우 인상적.



©elle.com.au, ©i-d.vice.com




마침내, 레전드의 귀환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레전드들의 귀환은 올해 패션계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 중 하나였다. BOTTEGA VENETA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를 풍미한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Kate Moss)를 런웨이에 세웠으며, 캠페인의 주인공으로까지 선택했다. BOTTEGA VENETA의 새로운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는 VOGUE와의 인터뷰에서 케이트에 대한 충실한 동경을 고백했으며, 그녀의 90년대 스트릿 패션에서 컬렉션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graziamagazine.com



"케이트 모스가 입으면 그 어떤 옷이라도 세련되고 멋지게 바뀝니다."

마티유는 확신의 찬 한 문장으로 전설적인 케이트의 존재감을 설명한다. 깡마르고 퇴폐적인 이미지를 내세운 헤로인 시크(Heroin Chic)의 선두주자로서, 패션계의 수많은 명장면을 남긴 그녀의 영향력이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grazia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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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적할 또 다른 레전드는 바로 CHANEL의 최연소 뮤즈였던 데본 아오키(Devon Aoki). 165센티미터라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의 분위기가 조화롭게 묻어나는 마스크와 뛰어난 신체 비율로 90년대 후반부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모델 일을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여러 브랜드의 얼굴이 되었고, 2000년대에 들어선 영화계까지 진출했을 정도.



©vogue.com, ©fashiongonerogue.com



그리고 2023년. 이젠 네 아이의 엄마가 된 데본은 Acne Studios와 함께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마치 시간이 멈춰있던 듯 여전히 독보적인 아우라를 자랑하며 말이다. 핑크빛의 새틴 드레스, 레드 깅엄 패턴의 재킷과 하늘색 리본 드레스까지 천차만별의 옷들을 가뿐히 소화해 내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역시 레전드는 레전드.



©crash.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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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끝이 아니다. 이번엔 사람이 아닌 '잇 백'의 귀환이다. 2000년대 셀럽의 무한한 사랑을 받았던 Marc Jacobs의 스탐백이 올해 재출시된다는 소식!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제시카 스탐(Jessica Stam)의 이름을 딴 백이니만큼 캠페인에서도 돌아온 그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노스탤지어의 힘.



©vogue.co.uk

2006년의 제시카 스탐, 2023년의 제시카 스탐



노스탤지어는 인간을 비로소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감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한 사람의 마음속에 기록된 삶의 증거이자 나아가 모든 예술 안에서 영감의 근원이 된다. 심지어 시간은 환상일 뿐이라며 엄밀한 입장을 고수하는 과학에서도 인간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선 추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이니. 그렇다면 패션은 어떠한가?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자, 이제 긴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보물 같은 기억들을 깨울 차례.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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