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 Inside the Music of Runway
Stories: Inside the Music of Runway
디자이너의 비전을 듣다, 패션쇼 음악
누구나 유튜브, 인스타를 통해 쉽게
런웨이를 볼 수 있는 시대.
그렇기에 옷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디렉터의 비전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쇼 공간, 모델 그리고 그들이 입은 옷을 하나로 아우르는 런웨이 음악의 매력을 알아보자.
여기 패션쇼 음악의 권위자가 있다. 당신이 패션 러버라면 매 시즌 좋아하는 브랜드의 쇼를 분명 챙겨 볼 터. 그 어떤 브랜드든 아무 음악도 없이 진행되는 경우를 보기는 힘들다. 쇼가 열리는 장소, 컬렉션 주제, 모델이 입은 옷 그 모든 것이 쇼에 쓰이는 음악과 맞닿아 있으니까.
당신이 기억하는 그 많은 쇼 영상 속 음악들 가운데, 미셸 고베르(Michel Gaubert)가 작업한 트랙이 하나쯤은 분명히 섞여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CHANEL, BALENCIAGA, Dior, LOEWE, Fendi, LOUIS VUITTON, JUNYA WATANABE, sacai, BALMAIN, Moschino, VALENTINO, ACNE STUDIOS 등 거의 모든 하우스 쇼 사운드트랙을 작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션계가 그에게 음악을 믿고 맡겨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즐겨들은 미셸 고베르는 레코드를 사기 위해 다양한 나라를 여행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자연스럽게 그를 디제잉의 세계로 데려다주었고, 90년대 칼 라거펠드(Karl Lagerfeld)의 눈에 들게 되어 함께 패션쇼 음악 작업에 입문하게 되었던 것.
매 패션 위크가 되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그의 열일 모먼트.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의 음악을 유심히 듣다 보면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이 얼마나 한 믹스 셋에서 유려하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패션은 시대의 반영이다. 쇼를 보며 시대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을 고르는 것이 나의 임무다.” 라는 그의 말에서 전해지는 사명감처럼 부지런히 소처럼 일하는 그의 작업물이 올라오는 계정을 공유한다. 업데이트 주기도 잦은 편이니 들어가서 들어보는 것을 추천!
그럼 지금부터는 에디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악의 취향 저격 패션쇼 음악 TOP 5를 꼽아서 소개해 보려 한다. 그저 런웨이를 채우는 배경음이 아닌, 컬렉션의 서사를 완성하고 브랜드의 감각을 각인시킨 사운드들이다.
언젠가 이 영상을 보고선 온몸에 있는 세포가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 모델들의 워킹과 둥둥 심장을 두드리는 미니멀 테크노의 비트가 절묘하게 다가왔다. 이 음악을 작업한 건 ‘플라스틱 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일렉트로닉 뮤직 프로듀서 리치 호틴(Richie Hawtin).
라프 시몬스(Raf Simons)와 20년 전 벨기에의 한 클럽에서 만나 친분이 있는 둘의 인연은 벨기에의 ‘10 Days Off’ 테크노 행사에서 만나 동이 틀 때까지 이야기한 것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라프 시몬스는 90년대 후반 테크노 신의 영향을 받아 산업적 소재, 인조 섬유, 기능복 디자인을 하이 패션에 들여온 만큼, 테크노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디자이너다. 실제로 그의 쇼에는 레이브를 즐기는 비모델들이 존재했고, 개버(Gabber),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같은 딥한 전자 음악 장르를 자신의 컬렉션에 적극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
미우치아(Miuccia Prada)와의 첫 협업 PRADA 쇼부터 그는 몇 차례의 PRADA 쇼를 위한 음악 작업을 했고, 뮤직&아트 퍼포먼스 이벤트 Prada Extends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인재를 찾기도 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리치 호틴이 작업한 PRADA FW21 음악은 괜히 자신감이 필요한 날 찾게 되는 곡이다. 영상 속 프라다 쇼 모델들처럼 걷고 싶어지는 날에 이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 확실히 기분이 나아질 수도. 적어도 에디터에겐 유효한 방법이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리치 호틴이 작업한 PRADA FW21 음악은 괜히 자신감이 필요한 날 찾게 되는 곡이다. 영상 속 프라다 쇼 모델들처럼 걷고 싶어지는 날에 이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 확실히 기분이 나아질 수도. 적어도 에디터에겐 유효한 방법이었다.
사실 그전까지는 BALMAIN에 딱히 관심이 없던 에디터.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가다 우연히 보게 된 쇼 영상이다. 7분부터 나오는 아티스트 Alewya 음악과 BALMAIN의 옷이 주는 섹시한 무드가 너무나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서 영상을 한참 무한 반복했던 기억이 있다.
음악이 잘 어울리니 옷이 더 섹시해 보였다. 스스로 음악을 디자인의 가장 큰 영감의 원천으로 꼽은 그는 최초의 흑인 프랑스 디자이너인 만큼, 흑인 아티스트들의 곡을 적극적으로 쇼에서 샤라웃했다. 음악의 힘은 이렇게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강렬한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불과 25살에 BALMAIN을 이끌기 시작해 얼마 전 마침표를 찍은 올리비에 루스테잉(Olivier Rousteing). 14년간 브랜드를 이끌어 온 그는 BALMAIN 뮤직 페스티벌을 기획할 정도로 음악에 진심이었다.
이 영상의 플레이 버튼은 에디터의 눈물 ‘버튼’이다. 좋아하는 디자이너도 많고, 좋아한 디자이너도 많지만, 진정으로 사랑한 디자이너는 리 알렉산더 맥퀸(Lee Alexander McQueen) 한 명이었으니까.
션 맥기르(Seán McGirr)는 Alexander McQueen FW24 데뷔쇼 오프닝 곡으로 에냐(Enya)의 곡으로 선택했다. 사실 옷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쇼가 시작되고 어둠 속에서 모델이 걸어 나오는데 압도되고 말았다. 그런 게 뭔들 상관인가 싶어서.
이 쇼가 주는 감동은 맥기르가 자신이 새로 브랜드를 맡았지만 맥퀸의 정신을 잊지 않았다는 걸 선곡으로 보여주었던 데서 왔다. 맥퀸 특유의 어둡고 성스러운, 죽음과 경건한 테마에 에냐의 음악이 완벽하게 맞물렸었고, 에냐 음악이 가진 몽환적인 무드는 맥퀸의 세계관과 잘 어울렸으니 말이다.
지금의 ANN DEMEULMEESTER를 이끌고 있는 스테파노 갈리치(Stefano Gallici). 그가 그려내는 ANN DEMEULMEESTER의 세계에는 서정적인 음악적 세계관이 돋보인다. 처음 예술에 빠진 것도 음악을 통해서였다고 밝힌 그는 사운드뿐만이 아니라 가사에도 귀 기울인다. 상상 속 풍경, 추상적인 분위기, 그리고 온전한 내면 세계.
Aimee L. Nash와 Daughter Minotau의 라이브 공연과 함께 진행된 ANN DEMEULMEESTER SS26 쇼. 음악 자체 연주보다 음악을 둘러싼, 제시하는 미적 세계에 더 관심이 있었던 자신의 방식대로 ANN DEMEULMEESTER의 세계관을 넓혀가는 중이다.
스테파노 갈리치는 쇼 트랙을 바이닐로 내놓을 만큼 음악에 진심이다. 매번 금방 매진되니 빠르게 겟할 것.
글렌 마틴스(Glenn Martens)의 첫 Maison Margiela 쇼에는 61명의 어린이 오케스트라와 함께였다. 몸에 다소 커 보이는 턱시도를 입고 등장해 모차르트, 프로코피예프, 베토벤 등의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어설픈 게 용인되는 시절은 별로 없다. 오히려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시절은. 그래서일까. 더욱 이 연극적 연출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글렌 마틴스가 우리 앞에 펼쳐 놓은 동심이 담긴 오케스트라의 광경과 입에 마르지엘라 스티치 모양의 개구기를 착용하고선 억지스러운 웃음으로 워킹하는 모델들이 공존하는 장면은 다분히 ‘마르지엘라’스러웠다.
이는 과거 아이들이 쇼 무대를 자유로이 들어온 SS90 쇼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아마 글렌은 자신의 첫 Margiela 쇼를 준비하면서 아카이브를 참고했으리라 추측해 본다.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라는 이름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패션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디제잉은 나의 유일한 나의 안식처”라고 말할 만큼 음악에 진심이었던 그.
디제이로서의 행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에디터가 실제로 좋아하는 버질의 곡을 소개하며 끝마치겠다.
Editor: 김나영
Published by jente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