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 The Ultimate Style Dilemma
돌려 입기 선택, 상의파 vs 하의파
패션러들은 크게 두 파로 나뉜다. 상의로 승부를 보는 상의파, 하의에 힘을 주는 하의파.
여기에 상하의를 세트로 굴리며 효율과 스타일을 동시에 챙기는 세트파까지.
문제는 우리 모두 매일 다른 옷을 살 수도 입을 수도 없다는 것. 결국 옷장은 한정돼 있고, 해답은 하나다. 같은 옷을 얼마나 새롭게 보이게 하느냐. 그래서 ‘돌려 입기’는 더 이상 절약의 미덕이 아니라, 스타일의 능력치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부터 젠테 콘텐츠 팀 에디터가 실전에서 써먹는 스타일링 팁을 공개한다. 당신은 어떤 ‘파(派)’인가?
얼마 전 발견한 이 밈. 공감이 되어 바로 저장하고 말았다
박시한 핏의 완벽한 블랙 팬츠를 영원히 찾아나서는 에디터 Y는 상의파다. 집에 옷장만 봐도 상의와 팬츠의 비율이 7:3 정도 된다. (애초에 스커트는 잘 입지 않는다.) 손이 자주 가는 애착 바지 하나를 돌려 입고 상의만으로 포인트를 주는 편.
역설적으로 상의파에게 잘 고른 하의 한벌은 중요한데… 매일 뭐 입을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범용성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어느 상의에도 잘 어울리는 하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하의가 준비됐다면 다양한 무드의 상의로 스타일링에 변주를 줄 수 있다.
패션은 데이터다. 지금껏 숱하게 실패한 아이템들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로 이끌어 주었기 때문. 시크한 블랙 무드와 키치한 스타일을 모두 좋아하는 ‘나’가 공존하는 에디터는 과거에 순간 혹한 마음으로 화려한 팬츠를 사기도 했었다. 돌이켜 보니 그런 아이들은 영원히 옷장에 잠들고 말았다는 슬픈 후문이다.
게다가 개성이 강한 스타일은 자주 입으면 ‘쟤 저 바지만 입네..’라고 오해를 살 수 있다. 그런 상황은 상상만 해도 눈을 질끈 감고 싶다. 나만의 스타일을 살려서 입고 싶은 날엔 손 자주 가는 블랙 팬츠에 상의에 힘을 줘서 입으면 데일리 룩을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다. 어디에나 찰떡같이 잘 어울리면서도 존재감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찰떡 블랙 팬츠를 아는 자여… 부디 젠테 인스타그램 디엠으로 정보를 알려준다면 감사하겠다.
브랜드 사이트에 접속하면 습관처럼 TOP 카테고리를 먼저 클릭하는 에디터 P. 자타공인 상의파다.
온라인 쇼핑이든 오프라인 쇼핑이든, 시선과 양손은 자연스럽게 상의를 따라간다. 본인 체형의 완벽한 이해도로 핏이 주는 영향을 쉽게 간과하지 못하기에 메모장에 적어놓은 치수의 실루엣이 완벽한 팬츠를 만나기 전까지는 섣불리 구매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옷장 속 팬츠는 단 세 벌, 나머지 공간은 모두 상의가 차지하고 있다. “나 오늘은 진짜 바지를 겟하고 만다.”라고 다짐하며 나선 쇼핑에서도 결국 손에 들린 쇼핑백 안에 있는 건 역시 상의였다. 아무래도 상의는 하의에 비해 비교적 선택안이 넓고 핏의 영향력을 덜 받기에 구매를 결정하는것에 있어 단순하기 때문.
“적당한 팬츠 하나 그냥 사면되는 거 아니야?”는 말을 종종 듣지만, 본인에게 그 ‘적당함’이란 생각보다 까다롭다. 캐주얼하며 키치한 무드를 추구하는 에디터 P는 추구미를 완성하기 위해 부츠컷부터 카프리팬츠까지 폭넓게 시도해 봤지만, 만족스러운 아웃핏으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쯤 되니 상의파와 하의파를 나누는 것보다, 무엇을 입어도 완벽한 핏을 보여주는 체형을 가진 이들이 괜히 부러워지는데.. 물론 스스로를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생길 수 밖에 없는 작고 귀여운 질투일 뿐이다!
상의파로서의 고민거리는, 늘 같은 팬츠를 돌려 입다 보니 다양한 스타일을 도전해보고 싶은 본인이지만 점점 스타일의 스펙트럼이 좁아지고 있진 않은가에 대한 걱정이다. 분명 확고한 추구미를 가지지만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짜여있는 데이트 코스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추구미가 달라지는 만큼 다양한 스타일을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정한 2026년의 목표. 자타공인 상의파로서 지금처럼 꾸준히 예쁜 탑을 모으되, 팬츠에 대해서도 조금 더 과감해지기. 익숙함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실루엣을 기꺼이 시도해 보는 것!
에디터 H는 취향이 꽤 확고한 편이다.
익숙한 것이 좋다. 한번 정한 건 잘 바꾸지 않는 내가 하의파인 이유는 좋아하는 하의의 핏이 이미 정해져 버린 탓이다. 추구미가 확실한 무채색 인간 H는 상의파 에디터의 ‘추구미가 마음속에서 휙휙 바뀐다는 말’에 공감하지 못한다. 상의파 에디터가 개성을 잘 보여주기 위해 하의를 정해놓고 마음에 드는 상의를 고른다면, 하의파인 나는 하의의 ‘다양성’ 때문이 아닌, 그저 좋아하는 핏의 하의를 입고 싶어서 하의파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다른 셈이다.
스스로가 개척해 내는 세계가 열리는 스물, 대한민국에는 와이드 팬츠 열풍이 강타했다. 지금이야 하의에 숨통을 틔워준 세상이지만, 유년 시절 유행하던 스키니진과 남학생들은 피가 통하지 않을 것처럼 바지통을 줄여대던 시대를 살아온 90년대생에게 와이드 팬츠는 꽤 충격적인 등장이었다.
처음 와이드 팬츠를 입은 날을 기억한다. 2015년, 세상에서 처음 입어보는 통바지에 어찌 이런 옷을 입고 다닐 수 있을까 싶었다. 피팅 룸 밖을 나오는 순간부터 어색하게 느껴지는 핏에, 이게 맞나 싶었지만, 그때부터 옷장의 하의는 죄다 통 넓은 바지가 차지했다. 데님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브랜드에서 일할 때도 그랬다. 다양한 핏의 데님을 입어봤지만 결국 돌고 돌아 선택하는 핏은 정해져 있었다. 같은 핏 다른 컬러의 팬츠를 깔별로 쟁이는 일은 일상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미 알아버린, 내게 잘 어울리는 하의 스타일 한 놈만 팬다.
돌연변이의 등장, 나는 ‘세트파’다.
잘 맞춰진 상의 하의를 세트로 묶어 일정 주기로 돌려 입는 편. 너무 티나지 않게 적당한 간격을 두고 돌려 입는 것이 관건이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지면 그때 다시 입는 식.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이 무엇을 입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하의파에 가까운데, 그 이유를 옷장을 들여다 보며 깨달았다. 대부분의 상의가 무채색에 단조로운 쪽이라면 하의는 이미 밑단이 너덜너덜 찢어진 배기진이라던가, 패치가 덕지덕지 붙은 스웻팬츠 혹은 엄청나게 짧은 숏 팬츠 등 비교적 존재감이 확실한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실제로 이런 느낌의 팬츠다. 하의에 이만큼 힘을 줬는데 상의까지 준다면 골치 아파 질지도 모른다. 여름에도 H&M의 나시 탑을 깔별로 구비해 돌아가며 입는다. 최근 위시 상의 아이템은 에스파의 닝닝이 착용한 SKIMS의 롱 슬리브. 개성이 강한 나의 팬츠 군단을 받쳐주기에 아주 제격이다.
극단적인 예시로 미국 배우 채닝 테이텀(Channing Tatum)이 있다. 빨래하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값싼 화이트 티셔츠 여러 장 사두고 화이트 티셔츠만 입고 다녔다는 그. (다행히 하의는 날마다 다르다.)
생각해 보면 나 또한 하의에 힘을 주는 쪽이 스타일링하기 쉽고 편해서 자연스레 하의파가 된 셈이다. 2026년에는 조금 더 부지런해져서, 상하의 모두 밸런스를 잡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라본다.
상의파든 하의파든 세트파든, 돌려 입기 좋은 아이템은 결국 오래 살아남는다. 지금 젠테 스토어에서, 당신이 두고두고 입을 아이템을 골라보시라.
Editor: 김나영 & jentestore
Published by jente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