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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May 26. 2023

패션이 가구를 만났을 때 1편

Culture: Fashion Designer Furniture


Stories: Fashion Designer Furniture

패션이 가구를 만났을 때





패션계의 대부들이 선택한 새로운 개척지, 이번엔 가구다!




덕질은 가구에서 끝난다



패션계의 한 획을 그은 전설의 디자이너들. 신기하게도 그들의 관심사는 하나의 분야에서 만난다. 그 이름 바로 가구. 패션, 테크, 음향으로 이어지는 덕질의 세계가 결국 가구에서 끝난다는 속설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듯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멋진 것들은 누릴 만큼 누렸으니, 이젠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 투자하는 데 남은 에너지를 쏟겠다는 것.


Dior과 SAINT LAURENT, CELINE의 디렉터를 거치며 인생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은 앙드레 소르네(Andre Sornay), 쥘 르루(Jules Leleu), 자크 아드네(Jacques Adnet) 등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들의 가구들을 선호한다. 모두 20세기 중반 급부상한 미드 센추리 모던(Mid-Century Modern) 스타일의 흐름을 탄 이들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실용성을 잃지 않는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에디는 자신의 보금자리는 물론 뉴욕과 프랑스에 위치한 SAINT LAURENT의 플래그쉽 스토어에도 이들의 작품을 직접 컨택해 들여놓았을 정도로 애정이 가득하다.


©galeriemarcelpoil.com

앙드레 소르네 

©artsy.net

쥘 르루

©sothebys.com

자크 아드네


SAINT LAURENT과 Ermenegildo Zegna의 디렉터로 활동하며 세상에서 제일 옷 잘 입는 남자로 불리던 스테파노 필라티(Stefano Pilati)는 지오 폰티(Gio Ponti)와 마일로 바우만(Milo Baughman)의 모더니스트 가구들을 수집한다. 두 디자이너 다 모던 디자인의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특히 지오 폰티는 전 세계에 100개 이상의 건물을 지은 건축가이기도 하다.



©artspace.com

지오 폰티

©newel.com

마일로 바우만



매 시즌 진취적인 연출로 세계를 사로잡는 PRADA의 라프 시몬스(Raf Simons)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가구 덕후다.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고, 한때 가구 디자이너로도 활동했었던 경력도 있어서 인지 이쪽엔 남다른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그가 유독 애정을 보이는 건 바로 피에르 잔느레(Pierre Jeanneret)의 작품. 2021년을 마지막으로 BERLUTI와의 작별을 고한 크리스 반 아쉐(Kris Van Assche)도 2019년 재직 당시 피에르의 옛 작품을 복원하여 따로 컬렉션을 선보였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가구계의 영웅.


©robbreport.com

피에르 잔느레

©hero-magazine.com

피에르의 옛 작품을 복원한 BERLUTI의 컬렉션 




가끔은 일탈이 필요해


가구에 대한 사랑을 넘어서, 직접 만들기로 작정한 패션계의 거장들.

독창적인 감각으로 승부수를 띄운 그들의 작품을 살펴보자.




라프 시몬스(Raf Simons)의 CORPO 프로젝트


라프의 이력은 앞서 말했듯 가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벨기에의 예술 학교 LUCA에서의 졸업 프로젝트로 CORPO라는 이름의 컬렉션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2021년, 프로젝트 속 오브제의 정체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오브제를 소유하고 있던 건 다름 아닌 LUCA 시절 라프의 절친. 프로젝트가 끝난 후, 라프는 자신의 작품들을 프로젝트를 함께 한 친구에게 주었고 먼 훗날 친구의 아들이 가구 밑에 부착된 라프의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이다.

©nssmag.com


인간의 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7개의 오브제. 가구라는 호칭이 모자라게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 오늘날 라프의 감각이 물씬 느껴진다.


©nssmag.com
©vogue.com

Raf Simons 2023 SS, Raf Simons 2021 FW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x 세루티 발레리(Cerruti Baleri)


유서 깊은 가구 회사와 천재 디자이너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마르지엘라와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Cerruti Baleri의 협업에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


화이트를 사랑하는 마르지엘라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은 물론, 과장된 등받이의 전위적인 디자인이 더해져 세계에 하나뿐인 유일무이한 의자가 탄생했다. 기능성을 무시하기로 소문난 마르지엘라가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할 일.


©dazeddigital.com
©mens-folio.com

마틴 마르지엘라의 사진 작품



스테파노 필라티(Stefano Pilati)의 황금빛 소파


Ermenegildo Zegna의 커리어와 더불어 최근엔 랜덤 아이덴티티(Random Identities)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스테파노 필라티. 그도 가구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프랑스의 유명 디자인 회사 핀토(Pinto Paris)와 콜라보한 암체어, 소파가 그 주인공. 등나무를 엮어 만든 패브릭에 드라마틱한 주름을 넣어 극적이면서도 화려한 연출을 시도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wwd.com
©gq.com

Random Identities 2023 SS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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