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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May 30. 2023

한눈팔기는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1편

Culture: Fashion Brand Made Culture

Culture: Fashion Brand Made Culture

한눈팔기는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브랜드들은 왜 자꾸 한눈팔까?


“Gate Flowers”라는 한국 헤비메탈 밴드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말 그대로 문을 뜻하는 Gate와 꽃을 뜻하는 Flowers를 합친 ‘문화(門花)’라는 뜻이다. 실제 우리가 ‘문화(文化)’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와는 한자 뜻이 다르지만, 어쩐지 ‘문화(門花)’가 더 ‘문화(文化)’ 같다. 짧은 순간, 아름답게 피어올랐다가, 감각만 남긴 채 사라진다는 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많은 브랜드들은 ‘꽃 피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브랜드들은 어떤 문화를 피워냈을까?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HEINZ(하인즈 토마토케첩)는 얼마 전 Electric Ink라는 잉크 회사와 손을 잡고 인체에 무해한 빨간색 타투 잉크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보통 타투에서 쓰이는 빨간색 잉크는 유해한 물질로 만들어져 건강에 해롭다. 그런 빨간색 잉크를 케첩 브랜드가 만들었다니. 빨간색 잉크와 케첩 브랜드. 그 둘의 만남은 알 듯 모를 듯 오묘하다.




HEINZ는 왜 타투용 빨간색 잉크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HEINZ는 안전하고 질 좋은 케첩을 만든다. 그런 케첩의 색은 레드. 타투 잉크를 통해 케첩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환기할 수 있다.

또한 HEINZ가 인체에 무해한 타투용 빨간색 잉크를 개발하면서 사람들은 더욱 건강하고 무해하게 타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우리 주변의 타투 문화, 그리고 믿고 먹을 수 있다는 HEINZ의 브랜드 이미지. 두 가지       호ㅛ를 모두 강화시키는 방법이 됐다. 잉크를 개발하면서 동시에 브라질의 타투 아티스트 다섯 명과 협업해 내놓은 타투 도안이 그 증거다. HEINZ는 케첩과 타투의 만남으로 타투 문화를 더 안전하고 개방적으로 바꿨다.



2022년, 미국 프로 골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슈퍼스타 타이거 우즈(Tiger Woods)가 등장했을 때 모든 관중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그의 샷을 영상 또는 사진으로 기록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GETTYIMAGES




마크 라데틱(Mark Radetic)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Michelob Ultra (미켈롭 울트라) 맥주 한 캔을 쥐고 타이거 우즈의 샷을 감상했다. 그 모습은 GETTY IMAGES에 소개돼 화제가 된 이후 그는 ‘Michelob Ultra Guy’라는 별명을 얻으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게 된다.



Michelob Ultra 역시 Michelob Ultra Guy를 놓치지 않았다. “IT’S ONLY WORTH IT. IF YOU ENJOY IT”(그것은 즐길 때만 가치가 있다)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마크 라데틱의 모습을 티셔츠에 프린팅 해 티셔츠와 모자로 출시했다. 또, 공식 SNS 계정에 그의 모습을 담은 맥주 디자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Michelob Ultra와 Michelob Ultra Guy는 간단한 슬로건과 굿즈로 스포츠 경기 관람 문화를 바꿨다.

ⓒMichelob Ultra




우리 삶을 바꾸는 브랜드들


패션 브랜드들 역시 다르지 않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로 유명한 NIKE의 캠페인 광고다. 보통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 형식은 ‘우리 제품이 당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열광하는 내용을 담는다. 그러나 NIKE는 다르다. NIKE는 이 광고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통해 경쟁보단 즐기는 태도를 우선으로 가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왜 그랬을까?



ⓒNIKE




당연하게도 가장 큰 이유는 마케팅이다. 남다른 광고로 이목을 끌어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런데 단순히 마케팅으로만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문화에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는 시대를 반영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 특히 스포츠 장르를 다루는 NIKE는 라이프 스타일에 스포츠 정신이 깃들기를 원한다. 자신들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를 원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라이프 스타일에 건강한 스포츠 정신이 깃드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NIKE




VALENTINO는 4월에 성수에 VALENTINO VINTAGE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는 전 세계 7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팝업스토어는 기존 VALENTINO 제품을 접수해 새로운 VALENTINO 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기존 메종의 럭셔리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탈리아 시골집처럼 자연적이고 아기자기한 실내 디자인이 돋보였다. 환경을 위한 빈티지 캠페인이 잘 반영된 셈이다. 다만 전깃줄이 널려있는 한국 골목과 상당한 이질감이 드는데… 이것 또한 의도한 것일까?

ⓒVALENTINO




브랜드들의 세계적인 움직임에 비하면 VALENTINO의 활동은 빙산의 일각이다. 패션 브랜드들은 최근 몇 년 사이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패스트패션을 경계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환경 문제는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의 과제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중 일부는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제 브랜드들의 문화적 사회 참여는 필수가 되었다.

사회 참여하면 빠질 수 없는 브랜드 patagonia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으로 우리 삶을 명확하게 바꿔나가는 것에 중점을 둔다. patagonia는 환경 문제가 대두되기 한참 전부터 환경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가져왔다.

인스타그램 피드만 보면 패션 브랜드인지 환경 다큐멘터리 채널인지 헷갈릴 정도다. ⓒpatagonia INSTAGRAM




patagonia는 환경단체 지원, 동식물 보호를 위한 봉사, 환경 부지를 국가에 기부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환경오염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지원한 것이다. 그것도 3편씩이나.

ⓒpatagonia




위 영상은 Damnation, Blue Hearts과 더불어 patagonia의 다큐멘터리 3부작을 이루는 Artifishal의 원본 영상이다. 제목의 ‘Artifishal’은 인공적이라는 뜻의 ‘Artificial’에 물고기를 뜻하는 ‘Fish’를 혼합해 ‘인공 생선’이라는 뜻을 가졌다. 지구의 수많은 어류 양식장이 환경을 파괴하고 엄청난 양의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을 파헤친다.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 것. patagonia의 패셔너블한 감도가 곁들여진 탓인지 이국적인 영상미와 무심결에도 빠져드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patagonia


2편에서 계속




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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