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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May 30. 2023

한눈팔기는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2편

Culture: Fashion Brand Made Culture

Culture: Fashion Brand Made Culture

한눈팔기는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패션은 예술, 예술은 문화


패션업계는 다양한 문화 양식 중에서도 특히 예술 장르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애초에 패션이 예술에 기반을 두고 있기도 할뿐더러 패션이라는 매개체가 다양한 예술 장르와 협업하기 좋은 성질을 갖고 있다. 시각적이고, 철학적이고, 삶과 밀접하며, 동시대성을 가지기 때문에.

ⓒBOTTER




SAINT LAURENT은 SAINT LAURENT SELF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인 전시 캠페인을 진행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는 SELF의 7번째 프로젝트로 7명의 포토그래퍼와 7개의 도시를 직접 큐레이팅 해 선보였다. SAINT LAURENT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아티스트들의 복합적인 눈을 통해 자기표현의 자유를 나타냈으며 아트와 패션을 넘나들며 정해진 틀을 벗어나 다양성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ALEX WEBB, NEWYORK, ⓒHARRY GRUYAERT, PARIS



서울 역시 7개의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이대성 작가가 작품을 선보였다. 이대성 작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SAINT LAURENT이 아무런 제약 없이 그저 하고 싶은 작업을 하도록 요청했다며 프랑스에서 팬데믹 기간에 거주하면서 느낀 초현실적인 자연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DAESUNG LEE, SEOUL



패션 브랜드의 사진 전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패셔너블한 사진을 기대했다면 아마 기대와는 다를 것. 이대성 작가가 밝혔듯이 SAINT LAURENT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는 것보다는 예술 작품에 자율성을 부여해 그 자체로 가치 있도록 초점을 맞춘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들이 패션과 완전히 무관한 것도 아니다. 이 프로젝트가 모두 SAINT LAURENT라는 이름으로 묶이니, 이 모든 작품이 패션이 제공하는 문화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TAKASHI HOMMA, TOKYO



LOUIS VUITTON은 2022년에 창립자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아이템인 트렁크로 전시를 진행했다. 각기 다른 200개의 트렁크가 총출동했으며, 브랜드 앰배서더 200인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리메이크한 작품을 선보였다. 해당 전시는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작품화해서 진행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브랜드 제품의 전시가 아니라 브랜드의 역사를 전시한 셈이니까.



최근 발표한 LOUIS VUITTON의 캠페인 이미지 ⓒLOUIS VUITTON


1900년대 초반 사용됐던 LOUIS VUITTON 트렁크 ⓒLOUIS VUITTON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 전시 전경 ⓒLOUIS VUITTON


한국에서는 BTS가 앰버서더로 선정돼 트렁크를 장식했다. 각 멤버들이 한 면씩 맡아 그림을 그려 넣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앞의 정사각형 면은 정국의 작품이다. 정국은 실제로 미술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LOUIS VUITTON


BAPE의 창립자 NIGO의 작품. ⓒLOUIS VUITTON


설치 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oniel)의 작품


A-COLD-WALL의 창립자 사무엘 로스(Samuel Ross)의 작품. ⓒLOUIS VUITTON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속했던 디자인 스튜디오 alaska---alaska의 작품. 과거의 유산을 동시대의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했다. ⓒLOUIS VUITTON



전시뿐만이 아니다. 서브 컬처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드러내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Raf Simons)는 2017년 Calvin Klei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하던 시절 영국의 밴드 The xx의 곡 ‘I DARE YOU’ 뮤직비디오를 디렉팅했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로 유명한 밀리 바비 브라운(Millie Bobby Brown)도 등장한다.



ⓒThe xx



소품과 영상미,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패션에서 라프 시몬스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하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라프 시몬스는 2019년 본인의 레이블 Raf Simons를 통해 영국 밴드 The xx의 데뷔 앨범 “XX”의 발매 10주년을 맞아 협업을 공개했다. 라프 시몬스는 The xx의 앨범 중 “XX”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The xx


The xx 데뷔 앨범 “XX”의 앨범 커버. 발매된 아이템 곳곳에서 같은 마크를 찾아볼 수 있다. ⓒThe xx



이렇듯 패션 브랜드들은 다른 분야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이뤄낸다. 이런 낯선 만남은 때때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러시아의 문학가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iktor Shklovsky)는 문학성은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과 관련된다고 생각했고, 이때 ‘낯설게 하기’의 방식으로 문학적 특성이 드러난다고 했다. 비일상적인 비유, 리듬, 결합 등의 규칙을 사용하여 ‘낯설게 하며’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패션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옷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만들고, 영상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며 우리 곁에서 일상을 ‘낯설게 하는’ 문화적 움직임으로 주의를 환기시킨다. 패션 브랜드의 가치는 옷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전개하는 모든 움직임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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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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