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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Jul 26. 2023

모두의 블루마블

Brand LAB: BLUEMARBLE


Brand LAB: BLUEMARBLE

모두의 블루마블 




BLUEMARBLE. 이건 게임이 아니다. 게임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매혹적이며, 더욱 중독적인 어느 한 패션 브랜드의 이야기다. 



우린 모두 푸른 점 속의 일부일 뿐


파리를 기반으로 한 패션 브랜드 BLUEMARBLE. 그곳의 수장인 안소니 알바레즈(Anthony Alvarez)의 탁월한 감각은 패션계에선 이미 정평이 나있다. 2019년 정식 론칭한 신생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의 주목을 독차지 하고 있기 때문.

BLUEMARBLE이 무사히 성공 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남다른 실행력과 변화무쌍한 브랜드의 컨셉력 덕분이다. 그리고 그 비결은 안소니의 특별한 성장 배경에 있다.



BLUEMARBLE의 디렉터 안소니 알바레즈 ©vogue.ph


필리핀인 아버지와 프랑스인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난 이 뉴요커는 태생부터 다양한 문화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그에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유대감은 매우 중요했다. 전통과 관습, 문화를 뛰어넘어 서로 자유롭게 교류하며 저마다의 가치를 나누기 위해선 무엇보다 ‘단단한 관계’가 최우선이 되어야 했으니까.


다양한 문화의 이미지로 가득한 안소니의 아틀리에 ©vogue.ph


뜬금없게도 그의 전공은 패션이 아니다. 미국 코넬(Cornell) 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뒤 한때 금융 분야에 몸담았을 정도로 정반대의 길을 걸었던 의외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일에 대한 만족감은 미미했고 성공적인 성과도 딱히 없었기에, 결국 그는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훌쩍 떠나버린다. (대단하다!) 어엿한 일자리도 포기하고, 집도 전부 처분하고 말이다.


그런 그가 목적지로 필리핀을 선택했던 건 단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의 고향이자, 자신의 핏줄 속에 흐르는 친숙한 분위기가 안소니의 마음을 이끈 것일 터.


그렇게 도착한 여행지에서 그는 우연히 패션 분야에 관심 있는 무리들을 만나게 되고 본격적으로 패션 산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BLUEMARBLE의 시작은 바로 그때부터나 다름없다. 그에게 목표가 생겼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겼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생겼던 찬란한 순간이었으니.


역사상 가장 유명한 지구 사진인 블루마블(Blue Marble) ©en.wikipedia.org


여행을 마친 안소니는 아폴로 17호의 비행사들이 찍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지구 사진인 ‘블루마블(Blue Marble)’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 이름을 명명한다. 지구의 색상과 모양이 푸른 유리구슬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브랜드 BLUEMARBLE 역시 다문화적인 색채를 지향하는 ‘범지구적’ 의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이후 그는 2022년 LVMH에서 준결승, ANDAM에서 Pierre Bergé Prize를 수상하며 비장한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의 뛰어난 재능을 패션계도 기꺼이 인정한 것이다.


©vogue.com



답이 없기에 흥미로운 모험


“내가 입고 싶은 옷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안소니는 컬렉션의 대부분을 자신이 ‘직접’ 입고 싶은 옷을 염두하여 제작한다. 그에게 옷의 의미는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 세상이라는 답 없는 모험에서 자신을 든든히 보호해 줄 일종의 방어구, 어느 날 어느 곳 어느 때 어느 상황에서든지 나와 함께 해 줄 단 하나뿐인 존재다.


그럼 지금부터 BLUEMARBLE에 필살기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그들의 짧은 역사에 농축된 엄청난 가능성을 함께 예측해 보자.






컬러


BLUEMARBLE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색감이다. 키 컬러 위주로 진행되는 안정감 있는 런웨이 대신,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컬러 팔레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고유한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것이 브랜드가 지닌 마력의 원천.



2024 SS ©vogue.com


덕분에 활기차면서도 고상하며, 신비로우면서도 발랄하게 느껴지는 입체적인 분위기의 룩을 연출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이 브랜드를 선택한다면, 아마 태어나서 한 번도 입어 보지 못했던 컬러를 착용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만큼 대담하게 꾸며진 의상이지만, 그렇다고 맥락 없이 튀거나 감당 못할 만큼 화려하진 않다. 오히려 당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익한 아이템이 되어줄 것.



2023 FW, 2023 SS ©vogue.com




그래픽


그래픽적 요소를 적극 수용해 힙한 느낌을 가미하는 것 역시 BLUEMARBLE의 특기다. 가장 최근 쇼인 2024년 SS엔 천체 이미지를 모티브로 한 재킷에 실크 테일러링 팬츠를 매칭하였고, 애시드한 그래픽 위에 히비스커스 프린트를 접목시켜 관객에게 더욱 화려하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2024 SS, 2023 FW, 2022 FW, 2021 FW ©vogue.com, ©designscene.net


2021년, Summer Psyche라는 제목의 SS 캠페인에선 유명 아티스트 Marie Victoire de Bascher와의 협업으로 좀 더 다채로운 그래픽적 요소를 담아냈다. ‘여름의 영혼’이라는 제목과 걸맞게, 태양과 눈의 이미지들을 적절히 배치해 추상적 패턴으로 표현한 게 인상적.


2021 SS ©designscene.net



디테일


트렌디한 실루엣으로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자수와 스톤과 같은 섬세한 디테일을 더해 장인 정신을 살려내는 것 역시 BLUEMARBLE만의 스타일이다. 루즈한 핏의 데님 팬츠와 카고 팬츠엔 라인 스톤과 모조 다이아, 크리스탈을 사용해 은은한 멋을 더했으며, 스테디셀러인 오버사이즈 후디와 스웻셔츠엔 해바라기와 불꽃의 자수를 가미해 디테일한 매력을 배가시켰다. 2022 FW 시즌에서 목격된 청록빛 카디건은 그중에서도 베스트!


2024 SS, 2023 SS, 2022 FW ©vogue.com



독특한 소재들의 믹스 매치


파격적인 컬러 팔레트만큼이나 소재 선택도 예사롭지 않은 BLUEMARBLE. 주로 실크와 니트, 페이크 퍼 등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무드에 알찬 변주를 준다. 과감한 컬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이러한 소재의 다양성이 뒷받침 되어주었기 때문.



2024 SS, 2023 FW, 2022 FW ©vogue.com



다양한 문화로부터


앞서 언급했듯 다양한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BLUEMARBLE의 컬렉션은 ‘범지구적’인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껏 드러낸다. 2023년 SS에선 60년대의 히피, 2020년 초기 컬렉션에선 펑크와 카우보이, 나아가 컬렉션 곳곳에서 90년대 스케이트 보드, 서핑 등 자유와 젊음 속에서 피어난 여러 문화적 토양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곧 BLUEMARBLE만의 매력으로 각인됨과 동시에 브랜드의 수요층을 넓히는 데에도 일조하며, 이로써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2023 SS, 2022 FW, 2020 FW ©fuckingyoung.es, ©vogue.com


특히 서핑 컬처의 영향을 많이 받은 2022 SS 컬렉션엔 비치웨어를 활용한 의상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격식 있는 트라우저와 서핑 팬츠를 결합하거나, 하와이안 무드를 느낄 수 있는 프린트 셔츠들을 이너로 매칭한 신선한 착장을 선보였다.


2022 SS ©fashionmagazine24.com




나만의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


안소니는 VOGUE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뮤즈로 농구스타인 데니스 로드맨(Dennis Rodman), 프로듀서이자 패션 디렉터인 퍼렐(Pharrell Williams), 그리고 뮤지션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를 꼽는다. 세 인물 모두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나아가 BLUEMARBLE이 추구하는 개성과 에너지, 그리고 창의성의 상징이라 여길만한 전설적 인물들이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데니스 로드맨, 레니 크라비츠, 퍼렐 ©rollingstone.com, ©gq.com


하지만 이런 중요한 가치들의 중심엔 결국 ‘다문화성’이 있음을, 안소니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다른 나라, 다른 종교,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서로의 삶과 가치를 존중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개성과 에너지, 창의력이 발생하는 것. 이 유의미한 공존이 곧 푸른 지구 속의 삶 그 자체라 여기는 것이다.

삶을 영위하는 수많은 방법들 속에서 그는 패션을 선택했다. 이제 그는 ‘패션’으로 자신만의 철학과 삶, 신념을 왜곡 없이 전달하려 하며, 전달해야만 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BLUEMARBLE이 지속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bluemarbleparis.com


하지만 우리가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BLUEMARBLE의 미래는 이미 화창한 것 같다. 슈퍼스타인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티모시 살라메(Timothée Chalamet)가 브랜드의 찐팬임을 진작에 인정했으니 말이다. 저스틴은 라인 스톤으로 장식된 데님을, 티모시는 푸른빛의 후디를 착용하여 팬들을 비롯한 패션 피플들의 관심을 받았다.


©gq.com.au, 2022 FW ©vogue.com


트위터 @readytimmywear, 2021 FW ©designscene.net


때로는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해변으로, 때로는 타오르는 붉은 사막 속 오아시스로, 때로는 사이키델릭한 광기의 파티 속으로 모두를 초대하는 BLUEMARBLE. 우리들은 이미 그들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할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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