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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testore 젠테스토어 Jul 28. 2023

당신의 옷장에 블랙 드레스가 있어야 하는 이유

Trend: Black Dress


Trend: Black Dress

당신의 옷장에 블랙 드레스가 있어야 하는 이유




하늘 아래 그 누구도 이 옷을 거부할 순 없을 것!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공적인 모임이나 사적인 만남에서도, 블랙 드레스 한 벌이면 거뜬히 프리패스다. 우리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이 믿음직한 아이템의 매력을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드레스의 이데아(Idea)


“블랙 미니 드레스는 언제까지고 단순한 우아함의 표징이자 일종의 드레스의 이데아다.” 오늘날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알랭 바디우(Alain Badiou)는 자신의 저서 <검은색(Le noir)>에서 블랙 드레스에 대해 이와 같은 찬사를 보낸다. 다시 말해 드레스계의 영원히 변치 않을, 완전한 형식이 바로 이 블랙 드레스라는 것.

실제로 그렇다. 이 독보적인 아이템은 무려 백 년에 가까운 역사 동안 모든 여성에게 반드시 필요한 옷으로 여겨져 왔으며, 대체불가한 존재감으로 취향의 경계를 쉬이 무너뜨렸다. 그리고 2023년인 지금. 다양한 스타일과 트렌드의 변화에도 무사히 살아남아 우리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중이다.



©vogue.co.uk

코코 샤넬과 1926년 VOGUE에 실린 블랙 드레스 삽화 



블랙 드레스의 기원은 빅토리아 시대부터지만, 여성 해방과 현대화라는 특수한 상징을 품게 된 건 1926년 CHANEL이 선보인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 이하 LBD) 덕분이었다. 주로 상복에만 사용되었던 블랙을 여성의 일상복에 적극 도입했다는 점이 혁명의 시초였던 것.

또한 코르셋처럼 꽉 조이는 불편함을 저격하는 심플한 실루엣과 장식 없는 수수함으로 계층 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였다는 것 역시 LBD만이 가진 강점이었다. 당시 CHANEL의 디자이너였던 코코 샤넬(Coco Chanel)은 이 드레스에 대해 “모든 취향의 여성들을 위한 유니폼이 될 것”이라 선언하였는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게 되었다.



©elle.com

30년대부터 60년대 초까지 블랙 드레스의 변천사



1930년부터 본격적으로 붐을 이룬 블랙 드레스는 크고 작은 변화를 거쳐 현재까지 도달했다. 30년대엔 보다 여성스러운 곡선을 강조한 모습으로, 40년대엔 투피스 느낌의 안정적인 스타일로, 50년대엔 모래시계 형상의 실루엣으로, 60년대 이후엔 다양한 기장과 소매의 변주와 함께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그중 최고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등장한 블랙 GIVENCHY 드레스 차림의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vogue.com.au





TPO를 고려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파도파도 끊임없이 나오는 셀럽들의 블랙 드레스 모먼트. 왜 유독 이런 사랑을 받느냐고? 바로 우리를 고민에 빠뜨리는 악랄한 TPO로부터 한없이 자유로운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케이트 모스(Kate Moss)


©vogue.co.uk

PRADA 1994 SS



90년대, 한창 전성기였던 케이트의 블랙 드레스 스타일링은 그저 빛.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건 물론, 과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심플한 스타일링이 도전하기 딱 좋을 정도로 세팅되어 있어서이다. 특히 힘을 쫙 뺀 발랄하고 내추럴한 분위기의 94년 PRADA SS의 LBD룩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뿐만 아니다. 그녀의 패션 역사에선 온갖 블랙 드레스가 총집합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채로운 착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레전더리 패셔니스타가 이토록 꾸준히 사랑해 온 아이템이니 의심할 여지가 없다.



©fashionista.com, wmagazine.com, intothegloss.com





미즈하라 키코(Mizuhara Kiko)


©gettyimages.co.jp



개성 있는 마스크와 시그니처 단발 커트로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미즈하라 키코. 키코의 블랙 드레스 룩은 그녀의 성격만큼이나 자유분방하다. 그중에서도 2012년 CHANEL SS 런웨이에 참석한 그녀의 LBD 패션은 당시 많은 주목을 받았었는데, 함께 착용한 블랙 카플린 모자가 드레스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굿 초이스였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그녀의 착장에선 유니크함과 편안함을 아우르는 궁극의 실용성이 엿보인다. 미디 길이의 원피스엔 로퍼로 마무리한 일상 룩부터 Dior 쇼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레더 드레스까지. 이쯤 되면 블랙 드레스의 마스터라 불려도 손색없을 듯.



©polyvore.com, j-14.com






최소라(Sora Choi)


©nylon.com




블랙 패션의 달인인 모델 최소라.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로 똘똘 뭉친 그녀는 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결혼식 당시 ‘블랙 드레스’를 선택했던 일화를 고백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남들 다 하는 순백이 아닌 검정을 선택한 것도 의외였지만, 그 드레스가 정말 찰떡 같이 어울려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게다가 PRADA의 수장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가 손수 커스터마이징을 해 주었다니, 역시 특급 모델다운 특급 대우였다.



©vogue.co.th




톱모델답게 그녀의 스트릿 패션 역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평소 블랙을 사랑하는 사람답게 파파라치 샷에서도 다양한 블랙 드레스 스타일링이 등장한다. 펑크부터 미니멀, 때로는 아방가르드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센스만점 착장들이다.



©nylon.com, thefrontrowview.com






미니냐 맥시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대로 끝나면 섭하지! 이제부터 블랙 드레스 룩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릴 것이니. 클로에 세비니(Chloe Sevigny)와 인간 바비 마고 로비(Margot Robbie),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와 켄달 제너(Kendall Jenner) 그리고 블랙핑크(BLACKPINK)의 로제(ROSÉ)까지. 이들의 코디를 차근히 지켜보며 당신의 블랙 드레스 취향을 보다 섬세히 그려보자.



상큼한 매력의 미니가 최고

©wwd.com, thecut.com, elle.fr






우아함의 정석은 단연 맥시함

©listal.com, nylon.com, people.com






지금 여기, 블랙 드레스


그렇다면 2023년의 블랙 드레스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을까?

올해 VERSACE의 런웨이는 블랙 드레스의 풍년이다. 스타일별로 세분화된 수많은 아이템들은 고객의 선택폭을 확연히 넓혀주었고, 트렌드에 맞는 디테일들이 적재적소에 추가되어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SS 시즌엔 좀 과감한 컷아웃과 신선한 소재들로 무장한 롱 드레스들이 출현했다면, FW 시즌엔 LBD의 감성을 보여주는 룩들로 가득하다.



VERSACE 2023 SS

©vogue.com

VERSACE 2023 FW



화이트 스프레이 드레스라는 독특한 이벤트로 이슈가 되었던 SS 시즌의 coperni. 하지만 이와 함께 런웨이 올랐던 수려한 블랙 아이템들도 결코 놓쳐선 안된다. 미니와 맥시를 아우르는 드레스의 화려한 실루엣들이 예측불가한 맵시로 당신의 마음을 훔쳐버릴 준비가 되어 있으니. 그리고 그 에너지는 다가올 FW는 물론 내년까지 본격적으로 이어질 태세다. 궁금해할 시간조차 모자랄 만큼 말이다.



coperni 2023 SS

©vogue.com

coperni 2023 FW, coperni 2024 RESORT 



SAINT LAURENT의 올해 컬렉션은 블랙 드레스의 우아함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나 다름없다. 30년대부터 지금까지 착실히 진화를 겪어온 이 역사적 아이템의 클래식함을 한껏 느낄 수 있기 때문. 가장 간결한 색상인 블랙으로 이렇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게 경이롭다.



SAINT LAURENT 2023 SS

©vogue.com

SAINT LAURENT 2023 PRE-FALL



그 외에도 Dior, sacai, VALENTINO, GAUCHERE에서도 이 영원불변한 아이템에 대한 재해석을 용감히 시도했다. 어떤 착장 하나 거를 것이 없이 쏙쏙 맘에 꽂히는 건... 정말 블랙 드레스이기에 가능한 일.



VALENTINO 2023 RESORT, GAUCHERE 2023 FW

©vogue.com

sacai 2023 FW, Dior 2024 RESORT 



이토록 무궁무진한 블랙 드레스의 세계. 그대여, 이제 좀 마음이 굳어졌는가? 물론 후회는 가지 않은 길로부터 오는 것이라지만 암, 요번만은 철저히 예외다. 어떤 스타일을 선택하던 아름답게 소화해 낼 수 있을 테니까. 이런 당신의 용기와 믿음이 변치 않는 한, 블랙 드레스는 영원히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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