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웠다. 매년 여름이면 '올해 여름은 100년 만의 더위입니다.' 따위의 내용의 뉴스가 보도되곤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정말로 더웠다. 해 질 녘 즈음이면 살만하다고 느꼈던 처서매직은 올해는 없었다. 산책 중에 앞서 가시던 아주머니 두 분도 올해는 정말 더웠다며 내년이 걱정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오래 사신 분들도 그렇게 느끼는 것을 보니 올해가 어쩌면 정말로 100년 만의 더위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생활 방식의 변화가 있었다. 벌써 몇 해 전부터 설거지용 비누, 샴푸용 비누, 식물 수세미 등을 사용해 왔는데, 올해는 제로웨이스트에 더해 단순한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곱씹어 보았다. 용도에 따라 세세하게 분류되어 생산된 물건들은 생활에 분명 편리하다. 하지만 그 물건들을 관리하는 수고와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때 처분까지도 구매를 할 때 고려한다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의 삶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기후 재앙이 오고 있다는 말이 실감 나는 여름이었다. 벌써 10년도 전에 '무한도전'이라는 예능에서는 '나비효과'편에서 기후 재앙을 다루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룰 정도라면 그 당시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약 10년이 흐른 지금 비슷한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북극의 빙하는 녹고 있고, 2022년에는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이 잠긴 사건도 있었으며 올해는 중국, 케냐 등에서 대홍수가 났다. 그 10년의 시간 동안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는지 혹은 없었는지, 앞으로 인류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제로웨이스트나 단순한 생활이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에 위안받는 것뿐이라고 해도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지속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