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점심식사를 하는데 왼쪽 귀 밑에 통증이 느껴졌다. 턱관절이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목의 귀 밑 부분이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했다. 9월이지만 너무 더워서 물회가 먹고 싶었다. 집에 마침 재료도 있길래 새콤달콤한 물회를 만들어 먹는 순간, 왼쪽 귀 밑에서 찌르르한 통증이 느껴졌고 거울을 보니 부어있었다. 부어 있는 얼굴을 보니 이건 턱관절이 아니라 이비인후과 계열 이하선염, 임파선염 등의 증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밥도 먹다 말고 바로 A 이비인후과로 달려갔다. 병원에 가니 의사 선생님께서 이하선염, 즉 귀 밑 침샘염이라고 하셨다. 우리 몸의 침샘 중 귀 밑 침샘이 가장 큰 데, 그곳에 염증이 생긴 것이었다. 5일 치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맛 좋던 물회를 먹는 게 두려웠지만 버릴 수 없어서 찌르르한 통증을 참고 그냥 먹었다. 맛은 있었다.
9월 10일
처방받은 약을 다 먹었는데도 찌르르한 통증은 여전해서 다시 A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진료를 보시더니 붓기가 열감이 사라졌으니 더 이상 약을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다만 1주일 정도만 더 식단에 신경 써서 밍밍하게 먹으라고 하셨다. 사실 침샘염을 진단받기 전에 나는 다래끼로 이미 항생제를 6일 동안 복용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 항생제를 먹고 싶지 않았는데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밍밍하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단을 좀 고민해 봐야겠다.
9월 16일
약을 복용하지 않은지 5일쯤 되자 통증이 더 심해지고 붓기와 열감이 올라와 다시 A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명절 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나 역시도 명절에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을 갈 수 없을 것 같아 부랴부랴 아침 일찍 찾았는데, 병원은 이미 환자들로 꽉 차 있었다. 항상 평일 오후에 가서 대기 없이 바로 진료를 봤고 그때마다 병원에 사람이 없어서 운영이 되나 생각했는데 기우였다. (나의 경우) 진료 볼 때마다 최소 3,000원 정도 나오고 길게 보면 더 나오는데 진료는 3~4분이니까 분급 1,000원이면 수입이 엄청나겠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내 차례가 되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보시더니 다시 재발한 것 같다며 원래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증이 잘 생기는 분들이 있다고 하셨다. 과거에 피곤하면 다래끼, 임파선염까지 부어 본 경험이 있어서 수긍이 되었다. 다시 5일 치 약을 처방받았다. 항생제를 먹는 건 싫었지만 그래도 먹고 빨리 낫는 게 나으니까 또 열심히 먹어 봐야겠다.
9월 20일
처방받은 약을 다 복용했더니 이전과 마찬가지로 열감과 붓기가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통증은 남아 있어서 추가로 약을 처방받고자 A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간호사 선생님들이 병원에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반가운 얼굴로 "여전히 같아요?" 하신다. 근래에 자주 갔더니 나를 알아보신다. 접수를 하고 조금 기다리니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의사 선생님께 통증이 아직 남아 있으니 약을 추가 처방 해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의사 선생님께서는 이미 다 나았다며 약은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고 재발한 경험 때문인지 나는 꼭 약을 추가로 처방받고 싶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 아직 통증이 남아 있고 지난번처럼 재발할까 걱정되니 약을 추가로 처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는 이미 다 나은 거라면서 재발할까 봐 미리 항생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그 말을 받아서 통증이 남아 있는데 다 나은 것이냐고 물으니 일주일 정도 밍밍하게 먹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셨다. 완전히 납득은 되지 않았지만 전문가의 말이 맞을 테니 알겠다고 하고 나왔다. 사실 나는 이왕 항생제를 복용한 김에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먹고 싶었다. 어설프게 먹다 말다 해서 내성이 생기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통증을 없애버리고 싶었다. 인터넷에 침샘염을 앓은 분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보통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고 나면 통증까지 사라지는데 1주일 정도면 되던데 왜 나는 통증이 사라질 기미가 안 보이는 건지 답답했다.
9월 21일
붓기와 열감은 없지만 통증은 여전해서 식사를 할 때마다 거슬렸다. 약이라도 먹으면 낫고 있다고 생각이 들 텐데 통증이 있는데 약도 먹지 못하니 답답했다. 보름 가까이 됐는데 왜 낫지 않는 건지 이해되질 않았다. 재발할까 봐 걱정됐다. 항생제를 계속 먹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먹는 김에 좀 더 먹어서 아예 완치하는 것이 며칠 후에 재발해서 약을 또 먹는 것보다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항생제를 처방받기 위해 B 이비인후과로 갔다. 이곳은 동네에서 오래된 이비인후과로 여러 명의 의사 선생님이 계셨는데, 나는 대기 환자가 적은 의사 선생님에게 접수하고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차례가 되었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께 증상과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은 내용 등을 설명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통증이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해 주시면서 2주 이상 지속되는 것은 침샘염이 아니라 혹이나 돌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5일 치 약을 처방해 줄 테니 다 먹고도 낫지 않으면 큰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보라고 하셨다. 돌이면 수술을 해야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암일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냥 침샘염이 떨어지지 않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큰 병일 수도 있다는 말에 조금 무서웠다.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는데 항생제를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약사님께 그간 다래끼부터 침샘염까지 앓으면서 항생제를 먹고 있는데 너무 오랫동안 먹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약사 선생님께서는 항생제 종류가 혹시 어떤 것인지 아냐고 물으시면서 같은 종류의 항생제를 한 달 이상 복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하셨다. 다행히 약봉지를 다 모아두고 있어서 다래끼 때 복용한 항생제와 A병원에서 처방한 항생제, 오늘 B병원에서 처방한 항생제 종류가 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약국을 나서면서 침샘염이 아니라 큰 병일까 봐 두려운 마음과 이왕 이렇게 된 거 CT를 찍어서 도대체 왜 안 낫는 건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