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을 찾는 과정

2022년 7월 31일

by 적바림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그것이 나의 운명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거구나! 이게 나의 최종 정착지구나! 이것을 하게 되려고 그랬구나!'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는 그 어떤 직이나 업에도 정착하지 않았으며 계속해서 정착지를 찾고 있었다.


요새 들어 '정착'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사전적인 의미는 잠시 미뤄두고 나에게 있어 정착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정착이란 새로움의 추구에서 벗어나 도전을 멈춘 상태를 의미하며, 그것은 내가 추구하는 바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나의 지난날들을 돌아보면서였다. 그동안 정착지를 찾는다는 목적 하에 나는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리고 그 자체를 즐겁게 여겼다.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좋았다. 예상대로 즐겁기도, 예상과 다르게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경험을 할 수 있음이 좋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어쩌면 정착이란 것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살아가는 동안 크고 작은 도전을 계속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아는데 30년이 걸렸다.


그동안은 사회가 정해 놓은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학 입학이 늦었던 나는 다시 발을 맞추기 위해 취업 생각뿐이었다. 빨리 정착하고 싶었고 한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천성은 결국 20대 후반에 드러났고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앞서 말한 대로 여러 경험을 하며 이제는 내 삶에 들이고 싶은 것, 추구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때로는 그것들이 남들이 보기에 엉뚱하게 보이고 사회적 통념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이 나이대의 사람들이 가진 안정적인 직장, 가정, 임신과 출산, 어느 것 하나도 나는 가진 것이 없다. 그러나 그 사실이 나를 좌절스럽게 만들진 않는다. 왜냐하면 인생은 각자 다른 코스를 달리는 마라톤과 같은 것임을, 나의 인생을 나 이외의 그 누구에게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음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이제부터의 나의 여정은 정착지를 찾는 것도 성공을 위한 것도 아닌 삶을 창조해 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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