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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적절 Mar 21. 2017

아서 위즐리와 소방관

직업의 전문성은 의뢰인/고객의 지위로 정해진다  

론의 아버지 아서위즐리는 마법부의 머글(비-마법사)문화유물 오용 관리과에서 일한다. 그 부서는 머글이 마법사의 물건을 얻게 됐을 때 일어나는 혼란을 해결하는 곳이다. 이 부서는 직원이 아주 적고 다른 마법사들로부터 굉장히 무시당하는 부서다. 론의 가족들이 돈 문제로 자주 고민하는 것으로 보아 월급도 박봉인 것 같다. 

심지어 애들도 짱 많이 낳음...마법부가 육아수당 같은 걸 제공하나?

 사실 이 부서가 하는 일은 몹시 중요하다. 마법사들에게는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마법도 머글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는 저주에 걸린 목걸이를 머글이 얻어 사망한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사건에 연루된 머글의 기억을 지우고 현장을 수습하는 것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아주 힘든 일이다. 


 그런데 왜 머글문화유물 오용 관리과는 이렇게 박봉이고 소외 당하고 있을까. 사회적으로 직업의 전문성professional을 고려할 때엔 여러 가지 요인이 고려된다. 그 중 하나가 의뢰인/고객의 사회적 지위다. 증권 중개인이 보험 중개인보다 사회적으로 더 높은 지위를 갖는 것처럼 말이다. 마법사 세계 내에는 머글을 무시하는 정서가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머글을 대하는 머글문화유물 오용 관리과도 대접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지적해온 마법사들이 없었을까? 문제는 마법세계 핵심 권력자들이 주로 마법세계 내에서만 일하고 생활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머글들과 지리적, 정서적으로 떨어져 있다. 머글의 어려움에 주목할 가치를 못 느낀다. 

한국 소방관의 열악한 상황/jtbc

 한국 소방관은 방화복과 안전장갑이 부족해 사비로 이를 충당한다(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부족비율 소방장갑 43.5%, 방화복은 26.4%). 이런 소방관을 돕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이 열렸고, 표창원 의원도 이 크라우드펀딩을 홍보하며 관련 법안 제출을 약속하기도 했다. 국민 안전을 담당하는 소방관이 왜 국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안전장치를 충당해야 하나. 정부에게 국민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게 되는 지점이다.  


정부와 국민의 거리는, 마법사와 머글 사이의 거리 수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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