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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최양 Mar 22. 2023

기생충(2019)

해석하지 말고, 감상.하라.

벌써 2년 전이 된, 2년 전의 오늘. 기생충 3차 관람을 했다.


첫 관람 후 남긴 생각은 뭐였더라 찾아보니, 힘을 내어 해석하지 않아도 좋은 영화여서인지 크게 적어놓은 흔적은 없었다. 3차 관람 후에는 뭔가 많이 끄적댔기에 당시에 남겼던 글을 브런치에도 담아본다.




관계의 멸망은 존경을 잃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박사장 가족과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며 그들의 위에서 놀 듯 짜놓은 판이 계획적으로 돌아가는 형국에 기택가족은 만족한다. 그래서일까 공감의 악수를 청했지만 그들에게는 애초부터 멸망될 "관계"따위는 없었다.

몰라 가끔 지하철 타다보면 나는 냄새 있어.(동익)

반지하 냄새야. 이사가야 없어져.(기정)




수석. 계획. 대조


대사를 다시 들여다보니 더욱 아찔하다.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당신 계획도 없지? (기택)


너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 줄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플랜.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되거든 인생이. 여기도 봐봐. 이 많은 사람들이 오늘 떼거지로 체육관에서 잡시다, 계획을 했었겠냐? 그런데 지금 봐, 다같이 마룻바닥에서 쳐 자고 있잖아, 우리도 그렇고. 그러니까 계획이 없어야 돼 사람은.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잘못될 일도 없고, 또 애초부터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다 상관 없는거야. 사람을 죽이건, 나라를 팔아먹건 다 상관 없다 이 말이지. 알겠어? (기택)




보여주지 않는, 들려주지 않는, 행하여 주지 않는.


1) 보여주지 않는.

다혜야.. 어.. 제시카 쌤을 굳이 장미꽃에 비유를 하자면 다혜 너는 (끄적끄적) (기우)


2) 들려주지 않는.

따라서 나는 그 여자의 상태가 매우 의심스럽다 이건데.. 이해가 돼?(귓속말) (박동익)


3) 행하여 주지 않는.

그러지.. 감사인사를 아예 단어 째 올려 보낼 때도 있고.. 아저씨 나이면 알잖아. 모르스 부호. 다송이는 이런거 알텐데. 스카우트니까. (근세)



존경을 잃다,라는 말도 과분한 관계. 시선.


하지만 이후 그들은 그들 상상 속의 그를 흉내내며 즐긴다.



유아용 미제텐트보다 약한 집에 살던, 이제는 더 잃을 것도 없어져버린 기우가 여전히 계획에 몰두해 있는 모습에 시작과 끝이 전혀 다를 바 없는 성장 없는 인물로만 그를 바라보았는데 같이 본 친구는 수석을 물에 놓아 주는 모습에서 갈망의 대상을 단순 모방하려는 태도에서는 벗어난 것 아닐까 이야기하더라. 그렇지, 사람이 훅 바뀌는 것만 성장이라고 칭할 수는 없으니까.

역시 무비토크는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그리고 봉감독님은 너무 너무 귀엽다 증말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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