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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점록 Jul 07. 2024

여름 풍경  

여름 집으로 간다.

    여름 풍경

                             이 점 록


해 질 녘 노을이 처음같은 하루와 작별하고

멀리서 소 풍경 소리 나지막이 들리면  

아부지의 긴 여름낮도 끝이 난다.


홍두깨는 쓱쓱 싹싹 리듬감을 더하지만

재바른 엄마 손은 쉴 틈이 없네.  

온종일 머물던 여름 바람이 조촘조촘 물러나면

들마루에 꽃잎처럼 둘러앉아 뜨거운 여름을 먹는다.

 

모깃불 향 모락모락 마당 가득 채우면

끝없는 먼 밤하늘을 성큼성큼 건너 다녔네.

별들이 반짝이면 눈썹같은 초승달은 숨기 바빴다.

        

도란도란 냇물은 쉬었다 휘돌아 가고

나침반같은 북두칠성은 처음가는 길을 마다 않네. 

아! 눈으로 별을 담던 여름밤이 그립다.



작가 노트

한여름이다.

어릴 적 여름밤이 너무 그립다.

여름 바람이 조심스레 물러나면   

엄마가 손수 만드신 손국수를 한가득 먹는다.

집안 가득 모깃불 향 가득해지면 멍석을 둘러메고 냇가로 향한다.

별헤는 여름밤은 너무나 짧았다.   

그 시절 생각하면 초롱초롱한 별처럼 총기가 생겨난다.

나는 오늘도 여름 집으로 간다.


#공감시 #여름 풍경 #들마루 #홍두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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