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문턱

by 이점록

봄의 문턱

이 점 록


봄을 간절히 부르건만

겨울은 차마 발을 떼지 못하고

창가에 걸터앉은 바람만이

마지막 찬 숨을 몰아쉰다

반쯤 열어젖힌 문틈 사이로

멀리서 오는 봄소리에 귀 기울이면

꽁꽁 언 아래로

뒤척이는 소리가 분주하다


햇살은 수줍게 낯선 온

조금씩 꺼내어 보지만

뿌리 깊이 머문 저물녘 계절은

여태 떠날 기색이 없다


아쉬운 마음이 닿은 탓일까

기다리는 봄은 오늘도

차마 들지 못한 채 문턱에서만 서성인다



작가 메모

꽃샘추위입니다. 계절의 경계는 늘 이토록 더디고도 선명합니다.

물러나지 않는 겨울의 찬 숨결 속에서도 땅 밑 풀잎들의 분주한 기척을 믿으며 다시 문을 열어둡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결국 당도할 그 봄이, 지금 당신의 문턱 어디쯤에서 서성이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사실 인생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것을 간절히 기다리면서도,

정작 지나온 시간을 선뜻 보내주지 못하는 우리네 마음처럼 말입니다.


#공감시 #봄의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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