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세모] 2022년 04월호
전 일단 그 전날에 다음 날 할 일들을 옮겨놓고 자요. 몇 시라고 정확히 표시하진 않지만, 오전, 오후, 저녁 이렇게 나눠서 정해놓는데 그 덕분에 일어난 직후나 할 일 하나를 끝낸 뒤에 ‘이다음에 뭐 해야지?’라고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그냥 일정에 맞춰서 에너지를 쓸 때만 쓰고 만약 시간이 남으면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죠. 결국 전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에 에너지를 안 쓰고 남는 시간을 조금 더 자유롭게 보내는 거예요.
아침 루틴이나 잠이 드는 루틴도 마찬가지 같아요. 전 저한테 맞게 루틴을 짜기 때문에 잠을 못 자서 괴로워하거나 잠이 안 깨서 괴로웠던 적이 많지 않거든요.
잠을 잘 깨는 루틴은 뭔가요?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편이라 무척 궁금하네요.
이건 사실 제 아침 루틴인데 평일에 저는 8시 전엔 일어났다는 걸 유캔두로 인증을 해요. 이 인증 앱도 유캔두가 아닌 다른 앱이 있는데 저는 돈을 거는 것보단 한 만큼 보상이 있는 게 덜 부담스러워서 유캔두를 사용 중이에요. 아무튼 그래서 8시 전에 일어나는 알람을 맞춰놓으면 몇 시에 자야 하는지 계산을 할 수가 있어요. 제가 학생 신분을 유예하는 동안 저는 7시간 반을 자야 피곤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웬만하면 그 시간을 지켜서 자려고 합니다. 그렇게 8시 전에 일어나면 간단한 계산 문제를 풀어서 알람을 꺼요. 이건 너무 익숙해져서 문제를 풀어도 잠이 잘 안 깨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후에 누워서 앱으로 언어 공부를 해요. 언어 공부를 하는 도중에 잠이 덜 깨서 틀리면 하트가 줄어들고 그러면 더 많은 단계를 풀어야 하니까 잠이 깨더라고요. 그 후엔 몸을 비틀고 기지개 켜는 등 간단한 스트레칭하면서 앉고요. 앉은 후엔 이불을 개요. 이불을 개고 그 위에서 명상합니다. 저는 침대가 창문을 마주 보고 있어서 눈을 뜨면 하늘을 볼 수 있어요. 그렇게 날씨 확인을 하고. 사실 나가진 않는데 ‘오늘 날씨는 이렇구나.’ 그냥 아는 거예요. 날씨가 좋으면 기분이 좋으니까요.(웃음) 그리고 일어나서 기분이 어떤지 체크해요. 기분이 안 좋으면 오늘 하루 스스로 잘 대해주는 거죠. 그리고 이걸 투두메이트에 기록하거든요. 그렇게 하나씩 채워요. 더 할까요..?(웃음)
더 있나요?
네, 더 있어요. 저는 진짜 세세하게 적어놨거든요. 이것도 사실 6~8개월 정도 차차 늘린 거예요.
세세하게 짜 놓지 않으면 안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다니는 동선대로 짜놓으니까 편했어요.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거든요. 근데 이건 제 맞춤 루틴이에요. 저는 앱으로 공부하면 진짜 잠이 잘 깨더라고요. 이건 관찰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가 일어나서 가장 먼저 뭘 하는지, 뭘 제일 안 하는지 관찰하는 거죠. 전 그래서 하기 싫은 걸 아침에 배치하는 편이에요.
무척 신기하네요. 저는 하기 싫은 게 아침에 배치되어 있으면 일어나기 싫어서 더 자던데 그러시진 않나요?
사실 지금은 습관이 돼서 아침에 해치워버리는 게 익숙해졌어요. 그리고 그걸 하루 끝까지 끌고 가는 게 더 괴롭더라고요. 오래 괴로워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일찍 해치워요. 해낸다는 마음보다 해치운다는 마음으로, ’그래, 나 오늘 이거 빨리 끝내고 그냥 마음 편해지겠다‘는 마음으로요. 사실 제가 해치운다는 것들도 어쨌든 하고 싶어서 제가 제 의지로 하는 거니까요. 그럼 해야죠. 하고 싶다는 거였으니까 해야죠. 하고 싶은 걸 하기 싫을 때가 와도 빠르게 끝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주로 오래 끌고 가도 끝내지 않는 것들을 오전에 배치하는 게 저한테 가장 잘 맞는 방법 같아요.
관찰이요. 진짜 관찰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저는 우울할 때도 우울할 때 제가 뭘 하는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꼭꼭 보거든요. 그리고 제 하루들을 관찰해요. 어떻게 하는 게 나한테 더 편할지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고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은 경우에는 제가 도피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어떤 걸 하는지 보는 것도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저를 잘 안다고 완벽하게 말할 순 없지만 이제 대충은 저건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이라는 감은 온단 말이죠? 그게 저는 시간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1년 동안 좋아하는 걸 해보자, 좋아하는 걸 찾아보자.’라는 목적이 있어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네, 관찰 덕에 많이 알게 됐어요.
그럼 관찰을 하기 위해 ’나 관찰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시나요?
아뇨, 전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하진 않고 문득 관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만 해요. 갑자기 뭘 하다가 ‘내가 뭐 했지? 뭘 하고 있지?’ 의식하는 거죠. ‘나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 나 이런 음식 맛있어!’ 이렇게 의식하면 보이는 것들이 있잖아요.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아니면 일기 쓰면서 돌아보는 것도 좋아요. 오늘 이런 거 했는데 ‘나 이런 거 할 때 좋더라.’ 이렇게요. 저는 한 달 간격으로 일기를 다시 읽어봐요. 그럼 그달에 내가 뭘 했고 뭘 하고 싶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을 느낀 일은 뭔지 다 보인단 말이죠? 되게 재밌어요. 이미 겪은 일인데도 재밌단 말이죠. 그리고 이건 최근에 생긴 버릇인데 한 달 일기를 읽어보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놨어요. ‘이랬으면 좋겠다. 이런 거 하면 좋겠다.’ 적어놓거나 일기 읽고 드는 생각들 있잖아요? ‘나 이런 거 좋아한다. 이런 곳들을 좋아한다.’ 이런 생각들이요. 하루하루에 잠깐씩 들어있어서 그 메모를 다시 보지 않는 이상 안 보이는 저의 모습들을 하나의 메모에 모아두는 거죠. 전 요즘 메모장에 일기를 쓰기 때문에 정리한 하나의 메모를 바로 볼 수 있게 고정해놨어요. 이렇게 하는 것도 관찰하기에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군요. 저도 한 번 관찰해볼게요.
네. 근데 꼭 ‘관찰해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본격적으로 하기보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가 문득 의식하셨으면 좋겠어요. ‘뭘하고 있지?’ 이렇게 의식하면 보이는 게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글에서는 자리를 만들어간다고 표현했잖아요. 그 의미가 좀 웃기지만 지금 제가 하는 것들의 호칭을 붙이면 라디오 대본 쓰는 작가, 라디오 DJ도 하고 있고 여기서는 글 쓰는 에디터도 되고 홍보 얘기하는 마케팅팀도 됐다가 블로그에 프로젝트를 하면 프로젝트팀도 되어보는 등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동화 쓰면서 동화 작가도 하고 있고. 독서 모임도 하고 있고.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제 자리인 것 같아요.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넓혀가고 해내는 게 제 자리 같아요.
2월달 일기를 읽어보니까 블로그에 적고 싶은 것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블로그에 이런 거 저런 거 적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이걸 점차 풀어놓고 싶어요.
프로젝트같이 한 주제에 대해 써보거나 더 많은 글을 쓰고 싶네요.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지금 하는 것들도 꾸준히 잘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 다 이룰 수 있길 바랄게요.
음..캠퍼스 사진들 좀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호에서 벚꽃 얘길 하니까 벚꽃 사진만 찾았는데 보다 보니까 우리 학교가 계절을 잘 담아내는 학교라는 게 느껴졌고, 사진도 예쁘게 찍혔으니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바빠서 꽃놀이 못 가시는 분들도 분명 많잖아요? 대리 만족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른 글들은 가볍게 휙휙 읽어주셨으면 해요. 너무 진지하거나 무거운 이야기를 했나 걱정이 돼서 가볍게 휙휙 읽으셨으면 좋겠고 많은 얘기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시험 기간에 관해 얘기를 하고 있고 다들 시험 기간에 대한 추억이나 기억들이 있을 테니까 나름대로 공감 하셨다면 표현을 해 주셔도 좋고 각자의 봄, 4월을 돌아보셨으면 해요. 다들 어떤 기억들이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글이 조금 무거워졌을까 봐 걱정이네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무겁다고 전혀 느끼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리고 중점적으로 보라는 것보다 이걸 보고 많이들 얘기해주셨으면 해요. 직접 저한테 얘기해도 좋지만, 얘깃거리로 사용해주셨으면 해요. 꼭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이런 주제에 대해 얘기해보면 좋잖아요? 저한테 공감이나 댓글이나 카톡으로 표현해 주시면 부끄러워도 감사하게 받을게요. (웃음) 얘깃거리로 많이 쓰시고 표현도 해주세요.
제 라디오는 쪽팔리기 때문에 반응해주지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고요. 다른 글이나 그림 같은 건 반응해주세요. 자기 맘에 들었던, 공감 갔던, 따뜻했던 그런 것들 있잖아요. 그런 걸 마구마구 얘기해주셨으면 합니다. 꼭 저희 앞에서 그러지 않으셔도 되니까 보시는 분들끼리라도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보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그냥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뭔가 편견이나 그런 걸 갖지 마시고 보고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고 말을 해 주시고, 표현을 해 주시면 너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계속 말하지만, 많이 얘기해주시고 남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이 들어 있나 엿보듯이 가볍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얘기해줬으면 하는 주제가 있으면 그것도 말해주시고요.
그리고 저모님에게는 이런 걸 시작할 수 있게 해줘서 늘 감사하고 이건 정말 큰 행운 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이런 사람을 가까이서 찾기가 쉽지 않잖아요. 함께할 수 있어서 늘 재밌어요. 전 학교에서도 협업이 어려웠는데 덕분에 ‘협업해도 이런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든 것 같고 다방면으로 감사해요. 앞으로도 좀 자만하지 않고 우리 관계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항상 이모님께 감사한 마음이에요. 앞으로도 함께 많은 것들을 해나가 봐요! 오늘 인터뷰도 감사했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2022년에 쓰인 글로,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게시글을 브런치에 재업로드 한 것입니다.
2023년은 홀수 해를 맞이해 홀수달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