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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접지몽 Feb 16. 2023

유명해지고 싶었나 봅니다.

최근 사로잡힌 욕망입니다. 나의 글을 보는 사람이 엄청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끊었던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다시 열어서 내가 쓴 글을 열심히 홍보합니다.

유튜브를 찾아서 어떻게 하면 브런치 글의 조회수나 구독자가 늘어나는지도 찾아봤습니다.

브런치 작가 되었다고 아내랑 펄쩍펄쩍 뛴지가 한달도 안되었는데, 저는 스무개가 조금 넘는 글을 써 놓고는 저명한 작가의 흉내를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흥분한 마음으로 어제 저녁을 꼴딱 샜습니다. 벌개진 눈으로 이리저리 빠른길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서 거실 창으로 햇살이 들어올때 쯤, 정신이 들었습니다. 

유명해 지면 부자가 된답디다. 글만 써 놓으면 돈이 저절로 들어온답디다. 그래서 그랬습니다. 하지만, 


나는 유명해 지기 위해서도,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쓰는게 좋았고, 쓰는게 나를 구해주었습니다. 창피할 정도의 습작을 멍하니 써내려가다 보면, 가슴속에 있는 무거운 것들이 하나둘씩 바람에 쓸리듯 사라져 버리는게 좋았습니다. 그래서 쓰는 거였습니다.


밤새 사로잡힌 욕망이 창피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여전히 유명해 지고 싶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글로써 그렇게 되고 싶지 않습니다.

아주 미미한 노력으로, 큰 결과를 바라는 도둑놈 심보는 이제 고쳐야 합니다.


욕심을 버리고 다시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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