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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접지몽 Feb 17. 2023

Someday we all be free

진정한 자유를 위해 한걸음

아내가 직장을 그만둘 무렵, 카카오톡 배경에 이 노래의 아이콘이 우연히 등록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즐겨 듣던 노래인데, 제목은 "Someday We all be Free", Donny Hathaway의 오래된 노래이지요.

https://youtu.be/QIKJS9QxbO8 


요새 제얼굴을 보면 사람들이 얼굴 참 좋아졌다고 많이 말씀해 주십니다. 살을 18kg 나 빼서 살쪘다는 의미는 분명 아닐 겁니다. 이제 근무일이 며칠 안 남은 회사의 동료들도, 표정이 너무 밝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시네요. 마음의 상태가 얼굴에 제일 잘 드러난다 걸 크게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그동안 그럼 내 얼굴은 어땠을까? 분명 흙빛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얼굴을 매일 봐야 하는 동료와 가족의 마음은 어땠을까? 안쓰러웠을 수도 있고, 불편했을 수도 있고, 같이 마음이 어두워졌을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이 드니까 미안해집니다. 다들 매일같이 어둡고 화가 나있는 제 얼굴을 보시느라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 저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음도 편안하고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이미 마음먹었던 시점에 미리 겪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습니다. 두려움은 사라지고 설렘만 있네요. 무언가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감정은 오랜만이라, 이마저 낯설지만, 기분이 좋습니다.


마무리도 잘 되고 있습니다. 제가 하던 일을 오랜 시간을 공들여 연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것 같네요. 제 일을 받아서 이어가는 든든한 후배들도 있습니다. 불편한 관계들은 여전히 보기 싫고 꼬인 마음이지만, 시간을 쪼개서라도 그만두기 전에 꼭 밥을 먹자고 자리에 와서 말해주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함께 한 자리에서 안 그만두면 안 되냐고 귀엽게 목소리를 높이는 후배들도 있고요. 항상 잘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면 제가 보낸 시간에 대한 값어치가 있구나 하고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정리되고, 새로운 것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유롭습니다. 자유라는 게 이런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성공여부를 떠나서 자유를 스스로 느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런 감정을 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부부가 즐겨 듣는 노래처럼,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자유로워 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런 자유를 얻는데 일조하는 것을 앞으로의 제 글쓰기에 목표로 삼고자 합니다. 


햇볕이 따사로운 오후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유명해지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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