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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접지몽 Mar 30. 2023

동료를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한 오해


" 제이든, 주요 선물시세와 관련해서 아이템 별로 어떤 국가에서 만들고, 주요한 국가는 어디인지를 좀 조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 만드는데 필요해서요"

" 좋습니다. 언제까지 할까요?"

" 내일까지 될까요?"


내일까지라고? 이렇게 방대한 리서치를? 나는 조금 화가 났다. 하지만, 동료가 사업계획서를 연달아 작성하느라 많이 지쳐 있는 상태라는걸 알고 있어서, 내 일의 일정이 있었지만, 이 친구를 먼저 도와주는데 우선순위를 두기로 마음을 잡았다.


" 네 알겠습니다. 내일까지 해보겠습니다 "


그러고는 정말 다음날이 올때까지 열심히 자료를 만들었다. 분명 예전같아서는 며칠이 걸렸을 일이지만, 사업계획서는 제출일자가 촉박한 프로젝트니까, 가급적 완성된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검토할 시간을 최대한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를 밤까지 꼬박 투자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정을 완수했고, 이정도면 만족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동료에게 완성되었다는 슬랙 메세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사람의 다음 메세지가 나를 더 화나게 했다.


" 제이든, 근데 여기 포함되어 있는 표의 지역명을 영어로 다 바꿔 줄 수 있을까요?"


응? 이걸? 이 친구는 내가 이렇게 노력해서 만든거에 대한 고마움은 없고, 한번에 요청할 생각도 없고, 이게 바로바로 된다고 생각하나보네? 라고 생각하니 치밀어 오르는게 있었다. 내가 전에 있었던 회사였다면? 야 이런걸 오늘 요청하면서 내일 달라고 하는게 예의있는 행동이냐? 라고 따졌을 것이고, 기껏 해 놓으니 고맙다는 말은 없이 본인이 충분히 고쳐쓸 수 있는 내용을 나보고 고치라는거냐며 화를 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 일이 아니라 우리일이지 하고 마음을 다잡고는, 동료에게 이렇게 메세지를 보냈다.


" 제가 지금 다른일을 하고 있어서요. 이거 한번에 변환하는 방법을 한번 찾아보고 안되면 직접 수정해서 사용하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는 한번에 변환하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 도중이었다. 그런데 동료가 이렇게 메세지를 보낸다


" 아 제이든 제가 이거 한번에 변환하는 방법 찾았습니다. 작성하시는데 고생하셨습니다 "


생각해보니, 나는 동료에게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투입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작성해서 공유했는지를 일일이 설명한 적도 없으면서 알아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또다른 잡무가 연결되는 일이지만 상대방의 기술과 지식수준에서는 간단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결국, 상대방에게 나의 상태를 충분히 알리지 못하고, 상대방이 도와줄 수 있는지, 손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인지도 물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놓고 스스로 화부터 냈다니. 이래서 꼰대이고, 아직도 꼰대의 습관이 남아 있는것 같아 많이 부끄러웠다.


이렇게 하나씩 깨달아 가고 고쳐과는 과정을 겪으면 꼰대의 습관을 좀 벗을 수 있을까? 시간이 좀 지나면 동료들이 평가해 주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꼰대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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