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인사를 시작한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셨지요?"
저사람은 작년 이맘때만 해도 의자를 바짝 당겨 앉으며,나에게 한마디를 더 정성스럽게 하려고 노력하던 영업사원이다. 1년만에 화상미팅으로 만난 그는,이제 의자 뒤에 멀찍히 기대서 눕듯이 앉아있고, 배는 손에 얹어있고, 말하는 중간에 코를 파고 핸드폰을 보며 딴짓을 하고있다.
시작부터 속에서 뜨거운것이 치밀어오른다. 야 그냥 관둬라 라는 말이 나올 것 같아서 쥐고있던 연필에 힘을 준다. 웃는 모습은 유지하고, 상대방이 필요한 것이나 최근에 어떤 면이 불편했는지 차근차근 이끌어내 본다.
처음에는 불편함 따위는 전혀 없다는 태도였던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려고 애쓸수록 하나둘 털어놓기 시작한다. 나도 알고 그도 아는 공감포인트도 많았다. 우리의 서비스가 상대방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효율을 높일수 있다는 설득을 하는건 그 뒤로 큰 어려움이 없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웃으며 인사했고, 사용에 대해서 결정할수 있는 내부 이해관계자하고 연결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처음의 저사람의 태도를 보고 박차고 나갔가면 어땠을까? 자존심은 찰나의 가치없는 감정일 뿐이라고, 깊은 숨을 쉬며 되뇌인다.
나는 이제 영업하는 사람이다. 구매팀에, 영업팀에, 연구소에, 출고팀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제공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가치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전파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떠한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