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전에 다니던 회사의 회장님을 뵈러 갔었습니다. 퇴사할 때 여행을 가시는 바람에 얼굴을 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해서, 퇴사한지 3개월 만에 찾아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바쁘시지만 이미 회사 직원이 아닌 저에게 흔쾌히 시간을 내 주셨고,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 아이디어나 사업성을 칭찬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시 멍한 상태를 유지하던 중에, 문득 어제 회장님이 저에게 주신 질문과, 제가 대답했던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 그런데 전이사,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뭐야? 회사에 불만이 그렇게 많았어? (웃음)"
" 아닙니다 회장님. 그런 이유라면 이직을 하지 사업을 결심하지는 않지요. 제가 구매팀장으로, SCM 팀장까지 겸직하면서 지내다 보니, 늘 협력업체와 고자세로 임하고, 그들의 이익을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 해서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전 회사에서 구매팀에 있을때도 마찬가지구요. 말만 상생한다고 표현했지 실제 그분들과 그런 상생관계를 가져갔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많이 찔리더라구요.
그래서,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이라 망할 수 있다고 많이 말씀하시지만, 저는 망하더라도 저희 회사의 서비스가 중소 식품기업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것 같습니다. 평생을 식품회사에 근무해 오면서 이 업계가 저를 먹여주고 키워줬는데, 저도 어떤 기여를 해서 보답할 수 있으면 그걸로 도전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 그래 그런 마음이면, 망하지는 않을꺼야. 잘 해보고, 잘 되었으면 좋겠고, 우리 회사도 많이 도와줘"
" 아유.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합니다 회장님. 항상 많은 도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회장님 방을 나오면서, 내가 생각하는 진정성에 대해서 참 잘 정리해서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서비스에 수많은 B2B 업체가 들어오고,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되고, 그 수많은 연결속에서 셀수 없는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그래서 나와 우리 팀이 부자가 된다. 음. 다 좋은데 부자가 되는게 목적은 아니지요.그게 아니라, 그래서 식품업계에 있는 업체들 모두가 그 부가가치를 공유하고 이 산업의 파이가 성장한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나의 진정성이 진짜여야 하고, 선하고 따뜻한 마음과 가치관이 바로 서야 하지 않을까요.
회장님께서 만남의 자리가 끝날때, 이렇게 말씀하셔 기분이 좋았습니다
" 당신 얼굴이 그래서 환했구나.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그런가봐"
정말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