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기다리는 사랑의 꽃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영광의 시인 정형택 시인의 시를 올려봅니다.
상사화
정형택
꽃이 되고 싶다
꼭 한가지 꽃이 되고 싶다
천년을 딱 한사람만 기다리는
그런 사랑의 꽃이 되고 싶다
천년을 기다리는 사랑이 있다면
만나지 않아도 된다
오지 않아도 된다
천년, 그 자리에서 한 사람만을 기다리는 사랑
사랑은 딱히 한사람만을 그리며 사는게 아닐까
나 여기 서 있듯
그 사랑 거기 서 있으면 되는 것
사랑, 길이 있어 가는 거 아니지만
마음 있으면 길 생기는거 아닌가
나 여기 서 있듯
그사랑 거기 서 있어도
마음길 달리며 달리며
달려가다 멈춰서면 상사화로 피는 걸까
p.s. 전남 영광에는 9월 중순이면 상사화가 븕게 물든 불갑사를 볼수 있습니다.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의 설화를 담고 피는 상사화를 보고 싶거든
가을이 시작되는 날,
전남 영광 불갑사에 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