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일 Jun 18. 2021

음주 교실

어떤 이름엔 물기가 있어

음주 교실  / 해일(필명)


안의 신경은 이미 죽어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아픈 거죠

말을 삼켰다


어떻게 살아있는 거죠? 이렇게까지 아픈데

내 이름으로 살아 볼래요?


어떤 이름엔 물기가 있어

그래서 미끄러지기 쉬웠나 봐


이러다 살겠어요, 라는 말 뒤로

세계를 모조리 지운다


어떤 미래는 한 번 겪어도 족하다

미움은 마음보다 좁고요

기억은 기약보다 간단하네요


글쎄 조금 이상한 말이지만

각자 어젠다를 품고 왔겠죠


오늘, 여기 

잘 찾아 보세요

틀림없이 있을 텐데요 두고 온 것

우리는 잊기로 계획한 것만 잃으면 됩니다



한 잔 할까요



-해일, <음주 교실>,
주머니시 [이러다 살겠어요] 중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초록에 반응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