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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설 Oct 01. 2020

IV. 회복탄력성 기르기

자신의 삶에서 즐거움을 찾자

동기 중에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미선이라는 친구가 있다. 사회안전망이 열악한 우리나라에서 이혼한 여성이 홀로 아이들을 부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말 말 그대로 아등바등하며 살아야 한다. 미선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안부가 궁금해 가끔 전화를 걸어 어떻게 사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요즘 사는 게 어떤지 물어보게 된다. ‘힘들지?’라고 물어보는 것은 너무 뻔한 질문이어서 에둘러서 물어보게 된다. 아마 미선이는 그런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을 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선이와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미선이가 자신만의 삶의 즐거움을 찾았고 그게 미선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워 주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부모들에게 삶의 즐거움, 기쁨을 물으면 열 명 중에 여덟아홉은 자식이라고 답할 것이다. 자식이 내 삶의 이유, 존재의 이유라고 말이다. 하지만 “자식도 품 안에 들 때 내 자식”이라는 속담처럼 자식이 어렸을 때는 부모의 뜻을 따르지만 자라서는 제 뜻대로 행동한다. 자식이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자식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경험을 여러 차례 하게 되면 기대만큼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삶의 즐거움을 특정 한 사람에게서 찾는 것은 실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그 사람이 내가 아니지 않는가. 나에게서, 내 삶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맛보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소소한 자기만의 즐거움으로 회복탄력성을 키우고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선이는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며 마시는 맥주 몇 잔과 평소 즐겨 하는 에어로빅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했다. 

“고작 수다, 맥주, 에어로빅, 이게 삶의 즐거움이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삶의 즐거움에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있겠나 싶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 삶에 잔잔한 즐거움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만수르에 버금가는 호사스러운 삶도 자신이 그 삶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의미 없다. 돈이 많으니 그깟 즐거움쯤은 없어도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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